이자 이익은 증가했지만…상반기 실적 하락한 하나금융

선 리스크 관리 집중 영향, 금융권 “하반기 반전 가능성 충분”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사진. 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명동 사옥. 사진. 하나금융그룹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하나금융그룹의 상반기 실적기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가운데, 하반기 반등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최근 상반기 및 2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다만, 함영주 회장이 상반기 내 불확실한 금융환경 속에서 리스크 관리에 우선 집중했다며, 하반기에는 본격 성장 드라이브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 상반기 및 2분기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하나금융그룹이 유일하게 실적 하락을 기록하면서 향후 돌파구 마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 수익 급증으로 대부분 금융지주가 역대급 반기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나금융은 오히려 감소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그룹 연결 당기순이익. 자료. 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 연결 당기순이익. 자료. 하나금융.

이자이익은 늘었는데...상반기 실적은 '하락'

실제로 하나금융의 지난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8억원(1.47%) 감소한 1조 7274억 원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했듯,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한 실적감소다.

물론 타사와 마찬가지로 이자 이익, 수수료 이익 등을 포함한 핵심이익은 기업대출 및 신용카드 수수료의 증가 영향으로 성장했다. 상반기 기준 하나금융의 핵심이익은 이자 이익(4조 1,906억원)과 수수료이익(9404억원)을 합한 5조 131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도 13.6%(6159억원) 증가한 수치다.

계열사별 실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우선 은행 계열사는 이자 이익 증가로 실적 개선에 성공하며 전년 동기 대비 9.6%(1206억원) 증가한 상반기 당기순이익 1조 373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카드‧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는 나란히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특히 증권 계열사(하나증권)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49.6% 감소한 1391억원의 당기순익에 머물렀다.

이처럼 4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실적 하락을 기록한 가운데 상반기 1조76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우리금융이 하나금융을 앞서게 됐다. 물론 실적 격차는 340억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한’ 실적 감소와 이에 따른 결과라는 점에서 결코 간과할 수는 없다는 게 업계 내부의 평가다.

특히 이번 상반기 실적 발표 이후, 일부 증권사들은 하나금융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하는 등의 부정적 전망을 하기도 했다.

키움증권은 하반기 대손비용 증가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손실 확대 가능성이 높다며 하나금융의 목표가를 기존 6만8000원에서 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밖에 IBK투자증권(6만6000원→6만원), 하이투자증권(6만1000원→5만4000원), 한화투자증권(6만5500원→5만3000원) 등 일부 증권사들 역시 하나금융 목표가를 낮췄다.

물론, 대다수 증권사는 하반기 불확실성을 이유로 실적 개선에 성공한 다른 금융지주사의 목표가 또한 하향조정했다.

비전 선포식 행사에 발표자로 나선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새로운 비전과 그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그룹 임직원들과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사진. 하나금융그룹.
비전 선포식 행사에 발표자로 나선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사진. 하나금융그룹.

산적한 난제, 시급한 해결책

문제는 하반기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그리 긍정적이지는 못하다는 점이다.

물론,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자 이익의 증가세는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리스크 대비를 위한 충당금 추가 적립, 예대금리차 공시, 금융취약계층 지원 등 실적 방어, 나아가 실적 제고에 우려를 자아낼 수 있는 이슈도 예정돼있다.

실제 하나금융의 상황도 그리 녹록지 않다. 우선 하반기, 타사 대비 더 많은 충당금 적립이 요구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로 지난 2분기 기준 하나금융이 적립한 추가 충당금 규모는 1243억원이다. 이는 전분기 적립액(603억원)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커진 수치다.

하지만 이를 4대 금융지주 전체와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하나금융의 2분기 추가 적립규모는 KB금융(1210억원)보다는 소폭 크지만 신한금융(2245억원) 보다는 1000억 원 가량 적다.

특히 우리금융이 하나금융보다 70여억원 더 많이 충당금을 추가 적립(1310억원)했음에도 전체 실적에서 앞섰다는 점은 눈여겨볼 부분이다.

지주 전체 실적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그동안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한 당면 과제 중 하나로 ‘비(非)이자 수익 제고’와 더불어 ‘비(非)은행 경쟁력 강화’를 강조해왔다. 은행 이자 이익에 치우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이유에서였다.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몇 년 새 보험, 카드, 증권 등 비은행 계열 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섰던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 상반기 기준, 하나금융지주 내 은행 실적 비중은 80%에 육박(79.5%) 수준이다. 이는 전년 동기(71.4%) 대비 8%p 이상 증가한 수치다. 평균 60%대 후반을 기록한 KB금융(62.6%), 신한금융(61.9%)과 비교하면 적잖은 차이가 난다. 증가폭도 5%p 수준인 KB‧신한보다도 크다.

은행의 비중이 가장 큰 지주사는 약 88% 수준을 보인 우리금융이다. 다만, 우리금융 내 은행 비중은 타 지주사와 달리 전년 동기(90.1%) 대비 소폭 감소했다. 또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가 없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은행의 실적 비중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적 차이도 존재한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오른쪽)이 협약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하나금융.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오른쪽)이 협약식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하나금융.

하반기 반등? 평가는 ‘긍정적’

반면, 일각에서는 함영주 체제의 하나금융이 하반기부터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7년여간 하나금융을 이끌어온 김정태 전 회장 체제를 마무리하고 함영주 체제가 새롭게 출범한 만큼, 상반기에는 당장 공격적 영업보다는 리스크 대응‧내부 조직 안정화 등에 초점을 맞췄다는 이유에서다.

그 와중에도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해 하나금융투자의 사명을 ‘하나증권’으로 바꾼 데 이어, 글로벌 금융사로의 도약이라는 취임 일성을 구체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베트남‧대만‧중국 등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현지 네트워크를 확대하기도 했다.

최근 하나금융은 SK텔레콤의 전략적 ‘지분교환’을 기반으로 시너지 협의체를 구성, 정보통신기술(ICT)과 금융 전반에 걸쳐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함영주 회장 역시 당시 SKT와의 협약식에서 “디지털 혁신, 금융과 ICT 융합을 통한 혁신 가치 추구, ESG 부문의 협력을 통한 사회적 가치 확산 등 협업의 범위를 넓혀나가겠다”며 기대감을 밝히기도 했다.

무엇보다 실적 하락과는 별개로 하반기 중 자사주소각, 분기 배당을 위한 정관 개정 등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힌 점 역시 눈길을 끈다. 비록 상반기 실적은 아쉬웠지만, 하반기 또는 이후 실적 제고에 대한 자신감을 이러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으로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 때문이다.

실제로 하나금융의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일부 증권업계에서도 하반기 실적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투자의견에 ‘매수’를 유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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