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 발전 비중 늘었지만 주요 5개 기업 전력 사용량도 못 미쳐

REC가격상승·친원전 기조 등 삼전, 롯데케미칼 RE100 추진 고민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소폭 증가했으나 국내 기업들이 RE100 가입을 고려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부족한 신재생에너지와 최근 정부의 친원전 정책 등에 따라 삼성전자, 카카오 등 주요기업이 RE100 가입을 망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SG업계 한 관계자는 “매년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고 있으나 RE100 달성을 위한 총량이 부족하다”며 “이에 따른 REC 가격상승은 재무 성과에도 영향을 미치기에 쉽게 RE100 가입을 선언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RE100은 기업이 필요한 전력을 2050년까지 전량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구매 또는 자가생산으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으로,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100%의 약어다.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TWh로 전체의 7.5%를 차지했다. 이는 작년대비 0.9%가 증가한 수치로 10년전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었다.

2011년~2021년 연도별 에너지별 발전량 추이 자료. 한국전력공사

또한 전력생산 설비의 최대생산가능용량을 나타내는 '발전설비용량'은 지난해 처음 재생에너지가 원자력을 역전하기도 했다. 지난해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용량은 2만4855메가와트(MW)로, 원자력 2만3250MW을 6.9% 상회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었음에도 RE100을 추진하고 있거나 가입을 하려는 기업 수요 수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전력 다소비 기업 상위 30개사 판매 실적'에 따르면 이들 기업은 산업용 전력 102.9TWh를 사용했다. 이 중 전력 소비 상위 5개 기업(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제철,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은 지난해 47.6TWh의 산업용 전력을 사용했다.   

반면 지난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43TWh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재생에너지량이 크게 늘었음에도 여전히 5대 기업 산업용 전력에도 미치지 못했다. 

재생에너지가 충분치 않지만, RE100 가입기업 확대와 관련 수요가 늘면서 REC(재생에너지 인증 공급서)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REC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를 공급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인증서다.

REC 월평균 가격은 지난해 7~8월 3만원 이하까지 내려왔다가 하반기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올해 2월 5만원대를 다시 회복했다. 전력거래소 재생 원스톱 사업정보 통합포털에 따르면 가장 최근인 지난 26일 기준 가격은 5만 4300원으로 나타났다. 1년전인 3만1100~3만2300원대와 비교했을 때보다 60%가량 늘었다.  

SK이노베이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국내에서는 지형적 한계로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현실적으로 RE100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REC를 사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현 정부의 친원전 기조도 기업 RE100 추진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충에 걸림돌이 될수 있는 부분 중 하나다. 인수위는 지난 3일 공개한 110대 국정과제를 통해 신한울 3, 4호기 건설을 재개하고 안전성을 이유로 운영허가를 만료한 원전을 계속 운전해 2030년 원전 비중을 상향하겠다고도 말했다.

삼성전자·롯데케미칼 RE100 가입 시점 늦춰지나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과 정부의 친원전 기조에 따라 RE100 가입을 고려중인 기업들의 고민도 커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인수위에 RE100 가입 의사를 전했지만, 공식적으로 가입 선언을 밝히진 않았다. 네덜란드연기금 APG 등 글로벌 투자자와 고객사인 애플과 구글 등에 의해 RE100가입 요구를 받고 있음에도 현재 가입시점은 밝히지 않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RE100 가입을 밝히는 시점이 예상보다 더 늦춰질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2023년까지 RE100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특히 유럽의 경우 내년 도입 예정인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에 따라 고객사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제품 생산 요구가 늘어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국내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이 RE100 가입 추진에 있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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