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국가별로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집중하는 동안 국제 사회가 달성해야 할 공동의 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이행은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코로나19 확산은 세계 빈곤을 심화시키고 가장 취약한 사람들, 특히 개발도상국이나 인도적 지원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더욱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의한 대규모 재난재해와 분쟁으로 인한 난민 증가 등은 보건, 의료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데일리임팩트는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빈곤지역에서 300만 명의 아동 및 지역주민과 함께 일하고 있는 글로벌 아동권리 전문 NGO 굿네이버스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해외 협력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살펴보고 현장 전문가들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편집자 주]

르완다 카모니주 기후변화대응 및 농산물 가치사슬개선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 사업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 제공 : 굿네이버스

[데일리임팩트 이승균, 박민석 기자] 굿네이버스는 빈곤과 기아 종식, 건강한 삶의 보장, 포용적이고 공평한 교육 기회 제공, 성평등 달성, 물과 위생의 접근성 개선 등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해 국제구호개발사업을 펼치고 있다.

여러 사업 중 2020년부터 잠비아 총궤 동부지역의 여학생들의 교육환경 개선을 통해 중등교육 접근성을 향상하는 지원사업은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굿네이버스는 우선 잠비아 총궤 동부지역 내 4개 초중학교 대상 후기 중등교육을 위한 교실과 필수 학습시설을 증축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건축 자재값이 상승해 증축이 쉽지 않았으나 추가 예산을 긴급 배정해 증축을 마무리 지었다. 이후 교보재 지원을 통해 후기 중등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등 교육 환경 전반을 개선에 나섰다.

안전한 학습 환경 조성을 위해서는 16개의 식수 및 위생시설도 병행해서 제공해야 했다. 특히 여학생들이 생리 기간에도 결석하지 않고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여학생 대상 위생시설을 마련했다.

조혼 및 임신 등의 외부요인에 취약한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4개 기숙사와 주방을 지원하여 집과 먼 거리에 사는 학생들의 부족한 학습시간을 확보하여 여학생들이 중간에 학업을 그만두는 비율을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여아 클럽을 기반으로 또래 교육을 통해 여아권리 및 성인지 교육도 병행했다. 4개 학교 8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아동권리 및 성인지 교육을 매학기 실시했다. 총궤 동부지역 학부모와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조혼방지 및 교육권 인식 개선사업에도 나섰다.

그러나 코로나19의 여파는 개발협력 현장에도 찾아왔다. 2020년부터 시작된 해당 사업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올해 3월 현장사무소를 개소해 직원을 파견했으나 전염병 여파로 주요 학교에 휴교령과 대면모임 금지령이 내려지고 캠페인이 취소되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기 시작했다.

이에 굿네이버스가 선택한 것은 ICT를 활용한 교육 지원사업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아들의 조혼 및 임신율 증가하면서 학생들의 중도 탈락률이 증가하자 조혼방지 및 여아권리 옹호 비대면 캠페인에 나섰다.

굿네이버스는 2개 영상을 만들었다. 제작된 영상은 총 두 개로 8월부터 잠비아 국영방송인 ZNBC 7시 저녁뉴스 광고시간에 송출되면서 조혼 방지와 여야 교육권을 옹호하는 메시지를 지역사회 전체에 전달할 수 있었다.

굿네이버스는 파라과이에서도 방송을 적극 활용했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해 2020년 말까지 휴교령이 내려지자 기존 공적개발원조(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 ODA) 사업의 일환으로 한국국제협력단(KOICA), 한국교육방송(EBS), 파라과이 교육과학부와 협력하여 ‘Good Kids’라는 교육방송 콘텐츠를 제작했다.

Good Kids는 초등학생 대상 스페인어, 과라니어 교육과 아동권리 교육을 포함한 총 103편의 교육방송이다. 지난 5월부터 방영되어 많은 아이들이 집에서 매일 TV를 보며 학습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굿네이버스는 방송 이후에도 파라과이 현지 프로덕션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양질의 교육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ICT를 활용한 교육지원사업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갑작스럽게 교육 단절의 상황에 처한 많은 아동들의 교육권을 지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케냐·르완다 농가 소득 증대, 사회적 경제가 ‘키포인트’

굿네이버스는 국제개발협력 사업에서 사회적 경제 조직을 농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한 핵심 파트너로 삼고 있다.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해 상표 등록부터 시제품 생산, 마케팅까지 지역 주민들이 모두 동참할 수 있도록 사업을 운영했다.

대표적인 사업 지역은 케냐다. 2018년 1월부터 기후 변화와 불리한 유가공산업 구조로 인해 높은 빈곤율을 가진 케냐 카지아도 주 낙농민들을 찾아간 굿네이버스는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낙농 비즈니스 구조를 구축하는 사업에 몰두했다.

안정적이고 저렴한 사료와 물의 확보, 적절한 가축 질병의 예방 및 치료, 주민 역량강화를 통한 지원체계 마련 지역조직 기반 비즈니스 운영, 유제품 부가가치 증대를 통한 시장 경쟁력 강화 등의 활동을 추진했다.

굿네이버스는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향후 출구전략을 고려해 조합의 참여가 법적으로 가능하고 용이한 법인 형태로 2019년 6월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올해 하반기 사회적기업을 중심으로 낙농 생산성 향상을 위한 활동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사회적기업 법인만 설립한 것은 아니다. 활동을 위한 낙농센터를 건립했다. 낙농센터는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우유를 저온 살균하고 포장해 멸균 우유를 생산하는 기능을 하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원 조달 지연 이슈 등이 발생해 건축 일정 자체도 계획보다 다소 지연되었으나 현재 건축을 완료하고 설비 설치를 진행 중이다.

케냐 낙농 가치사슬 개발 사업에 참여한 지역 주민들이 생산된 우유 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제공 : 굿네이버스

또, 굿네이버스는 사회적 기업 브랜드를 개발해 관계부처를 통해 등록했다. 기업 브랜드 외에도 지역 및 제품 브랜드를 별도로 등록해 운영하는 계획을 세우는 등 본격적인 제품 출시 이전에 마케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굿네이버스는 사회적 기업 운영에 필요한 회계 및 정산 시스템을 마련 등 모든 과정을 지역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단순 판매에서 그치지 않고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셈이다.

굿네이버스는 사회적 기업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사업 초기 판로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카지아도 및 나이로비 시장에 우유를 공급망을 개척하고 있으며 굿네이버스 케냐 지부와 협의를 통해 스쿨 밀크 프로그램(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지역 학교에 우유를 저렴하게 공급)에도 공급하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위 사례와 마찬가지로 굿네이버스는 르완다에서도 협동조합을 통해 농산물 가치사슬개선을 통한 농가소득증대에 나서고 있다. 저습지의 개발을 통해 농업생산성을 개선하고 협동조합의 관리 인력을 채용해 일자리도 만들고 있다.

양질의 농산물 판매를 통한 협력기업의 경쟁력 증진하고 금융접근성 개선 및 마을개발기금조성을 통한 개인 및 지역사회의 자산 형성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지역의 인다트와 협동조합은 굿네이버스 르완다 지부로부터 대출을 받아 추가적으로 작물을 길렀다. 그 결과 인다트와 조합 농민들은 전년 대비 36% 증가한 콩과 옥수수를 생산할 수 있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역에 적합한 풀뿌리 사회적 경제 조직을 통해 농민들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소득 증대를 할 수 있었다”며 “결국 이들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수익을 증대시키는 결과로 연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탄자니아 코메섬 초등학생 건강 증진사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모습. 제공 : 굿네이버스

결국은 만나야 한다, 탄자니아 코메 섬 보건환경개선 사업

우간다, 탄자니아 케냐 3국이 국경을 맞대는 빅토리아 호수에는 코메 섬(Kome Island)이 있다. 코메 섬은 겉으로 보면 굉장히 아름다워 보이지만 지역 주민 5만명 중 40%가 기생충 질환에 감염되는 등 수인성 질병이 심각하게 퍼져있다.

굿네이버스는 2020년 3월부터 코메 섬의 보건 및 식수위생 환경개선을 통해 초등학생의 건강을 증진하기 위해 섬 내 12개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초등학생 급식실 건축, 기생충 감염예방을 위한 우물 건축, 지역사회 내 보건인식 행동개선의 활동을 추진해 왔다.

굿네이버스는 탄자니아 내 코로나19가 유행하자 3개월간 모든 학교가 휴교한 점을 고려하여, 지역주민 및 아동들의 생활 속 안전한 위생 및 식수공급을 위한 지역 내 정수시설을 구축했다.

휴교로 영양사업 불가에 대응해 아동들을 대상으로 긴급 식량키트 나눠주고 의료서비스 수요 증가로 인한 보건시설 이용이 어려워지자 구급함을 지원하고 위생 교육자료 제작 및 교육을 진행하는 등 현지상황과 부합하는 내용으로 사업을 전면 재조정했다.

코로나19의 확산은 사업 진행 자체를 어렵게 만들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코이카(한국국제협력단)의 권고에 따라 사업인력은 일시적으로 귀국시키고 6개월간 원격으로 사업을 수행해야 했다.

그러나 굿네이버스는 코로나19로 안전을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현지 담당자를 복귀시켰다. 덕분에 코로나 대응 예산을 신규 편성해 정수시설 구축하고 코로나19 대응 긴급 식량 배분 등 사업을 추진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현지 정부가 예산 부족으로 학교 대상 보건교육을 전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굿네이버스는 긴급 식량 배분만으로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판단해 개교 직후 현지사무소를 통해 12개교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아동 식습관 개선 및 코로나 대응 식수위생 교육을 진행했다.

위생 개선을 위해 나뭇가지 및 플라스틱 물통을 이용한 간이 세수대를 만들기 등을 교육 커리큘럼을 구성했다. 교육은 아동 및 관계자들의 코로나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야외에서 진행하였으며 배포자료를 바탕으로 각 주제별 1시간씩 발표 및 질의응답, 토론 및 실습의 방법으로 진행했다.

이와 함께 굿네이버스 자체 지역사업과 연계하여 KOICA 사업지 12개 학교에 코로나 대응 물품(추가 식량, 간이 세수 시설, 비누 및 위생장갑, 박테리아 제거용액) 보완 지원했다. 코로나 위기에도 현장에서 발로 뛴 덕분에 1만4900명이 넘는 아동들에게 위생적인 식수와 영향 균형 잡힌 식사를 제공받을 수 있었다.

[굿네이버스와 SDGs ①] ICT 기술에 사회적 경제까지 코로나 위기 극복은 계속된다
[굿네이버스와 SDGs ②] 국제개발협력 전문가 3인이 말하는 SD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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