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수익성 부진 부동산…PF 재무부담 가중
SK증권 "STO 중심 신사업으로 수익개선"

SK증권 사옥/사진=SK증권 제공
SK증권 사옥/사진=SK증권 제공

[데일리임팩트 최지호 기자]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가 SK증권에 대해 수익성 부진 및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관련 재무 건전성 부담을 이유로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SK증권은 신사업을 통한 수익성 확대로 신용등급 개선을 노린다는 입장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기평은 전일 SK증권의 기업신용등급·파생결합사채·후순위사채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이는 현재 평가결과가 나온 증권사 중 유일하게 변경된 것이다.

부정적 등급 전망은 당장 신용 등급을 강등하지는 않으나 1~2년 간 재무 상태를 관찰해 하향 조정을 검토하겠다는 뜻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신용등급이 낮을 시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해 회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 어려움이 깊어진다”며 “이에 따라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악순환의 고리가 심화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등급전망 변경은 △수익성 부진 지속 △저하된 시장지위 지속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관련 재무건전성 관리 부담 상존 등에 따른 것이다.

SK증권의 최근 3개년 평균 판관비·영업순수익 비율 및 총자산수익률(ROA)은 각각 91.0%, 0.3%로 이전보다 악화된 것은 물론 동종업계 평균 대비로도 부진한 수준이다. 이는 영업점 기반의위탁매매 중심 수지구조상 고정비 비중이 높고 소송충당금 적립 및 금융상품 평가손실 등 비경상 비용 부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2022 회계연도 들어 위탁매매 및 상품운용수지 저하, 대손충당금 적립 증가와 탄소배출권 평가손실 등 일회성 비용으로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231억원 감소한 44억원에 그쳤다. 4분기 인식한 판교 오피스빌딩 관련 투자수익(670억원)에도 불구하고 이자비용 및 대손비용이 증가하면서 실적 부진이 지속됐다. 회계연도 2022년 기준 판관비·영업순수익 비율 및 ROA는 각각 92.8%, 0.1%로 수익성이 저조하다는 분석이다.

정효섭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데일리임팩트에 “대형사나 중대형사에 비해 리테일 경쟁력이 떨어지고 위탁매매 부문 실적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PF 시장도 위축되며 기업금융(IB) 실적 저하도 예상돼 실적 부담이 계속될 것”이라며 “금융시장 위축 및 PF 리스크 확대로 투자자산 및 PF 익스포저 관련 손실 부담이 상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2020년 이후 시장지위가 저하된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이다. 최근 3개년 평균 영업순수익 점유율은 1.3%로 2017년~2019년(1.9%) 대비 낮은 수치다.

정 연구원은 “자기자본에 기반한 위험인수 여력 및 사업기회 확대가 제한된 가운데 위탁매매부문에서 대형증권사 점유율 확대 영향으로 영업 전반의 시장지위가 저하됐다”면서 “2022년 영업순수익 점유율은 1.4%로 판교 오피스빌딩 투자수익에 힘입어 전년(1.2%) 대비 개선됐지만 위탁매매 및 상품운용 부진으로 경상적인 이익창출력 저하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자산운용사 지분취득·캐피탈 콜(Capital Call)을 통한 사모펀드(PEF) 출자·MS 저축은행 인수·자기주식 취득이 자본 완충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2021년 이후 수정 순자본비율(NCR)은 250% 미만으로 하락했다.

작년 말 PF 익스포저(우발채무+대출채권)는 3050억원(자기자본 대비 50.2%)로 양적부담은 크지 않지만 PF 익스포저 중브릿지론 비중은 34%, 변제순위상중·후순위 비중이 77%로 질적위험이 높은 점도 부담요인이다.

이와 관련 SK증권은 우선 토큰증권(STO, Security Token Offering)이라는 신사업을 통해 수익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우선 목표다.

지난달 SK증권은 한국해양자산거래(KMAX)·유진투자증권과 함께 해양자산 관련 STO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했다. 이는 해운선사가 친환경 선박을 확보할 때 국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조달하는 선박금융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스마트컨테이너 및 항만 운영권 등 다양한 해양자산에 대한 STO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다.

앞서 지난 2월에도 유진투자증권과 함께 블록체인 기업 바른손랩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바른손랩스는 영화 기생충 제작사인 바른손의 블록체인 부문 자회사다. 이들은 영화나 드라마, 웹툰 등 콘텐츠 수익권에 대한 STO 거래소 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도 SK증권은 미술품 공동구매 플랫폼 아트앤가이드 및 가상자산 지갑 업체 해치랩스 등과도 협약을 맺고 STO 사업을 협의 중이다.

STO는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의 지분을 작게 나눈 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토큰(특정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가상자산) 형태로 발행한 증권이다. 주식·채권·부동산 등의 자산에 대한 가치를 디지털 토큰과 연계한 가상자산으로, 이자·배당 등 미래 수익 및 실물 자산 등에 대한 지분 권리가 인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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