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틱톡 미국 내 사용 금지 법안 초당적 발의
바이든 정부도 법안 환영...틱톡 퇴출 시간문제 될 듯
틱톡, 美서 큰 인기...성인 사용 시간 유튜브 초월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미국 상원에서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소유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의 미국 내 사용을 금지할 수 있게 하는 법안이 초당적으로 발의됐다. 지난주 하원에서 틱톡 금지법안이 발의된 이후 상원까지 동조하고 나선 것이다.

로이터와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민주당 출신 마크 워너(Mark Warner) 상원 정보위원회장과 상원 상무·과학·교통위원회 존 슌(John Thune) 공화당 소속 의원은 7일(현지시간) '정보·통신 기술에 위험이 되는 안보 위협의 등장을 제한하는 법안(RESTRICT Act)‘을 다른 상원 의원 10명과 함께 발의했다.

발의된 법안은 중국의 정보 수집에 이용될 수 있다는 의심을 받아온 틱톡처럼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외국 정보기술(IT) 제품의 미국 내 사업을 제한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지난 1일 미 하원 외교위원회서도 미국 사용자 데이터에 잠재적 위험이 발견될 경우 전국적으로 틱톡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권한을 미국 정부에 부여하는 법안이 통과돼 현재 상원에서 심사가 진행 중이다.

바이든 행정부도 법안을 환영하며 신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있어 미국에서 틱톡 퇴출은 이제 시간 문제로 보인다. 법안이 발효되면 틱톡은 즉시 사용이 금지된다.

틱톡 측은 곧장 성명을 내고 “미국의 틱톡 금지는 전 세계적으로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미국의 문화와 가치를 수출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내서 넷플릭스 다음으로 인기 높아

틱톡은 2016년 9월 출시된 이후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올해 1월 현재 154개 국가에서 월 10억 명의의 활성 사용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18세 이상 미국 성인 중에도 무려 1억1,300만 명이 틱톡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일(현지시간) 배런스가 인용해 보도한 인사이더 인텔리전스(Insider Intelligenc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성인들의 틱톡 사용 시간은 이미 2년 전에 유튜브를 넘어섰고, 이제는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중이다.

인사이더 인텔리전스는 올해 기준 미국 성인이 하루 중 틱톡에 머무는 시간은 평균 거의 56분 정도로 넷플릭스에 비해서 불과 6분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단, 이는 틱톡이 퇴출되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한 예측이다.

작년 조사회사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13세부터 17세 사이의 미국 10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67%가 틱톡을 사용 중이라고 답했다.

미성년자들에게 선정적 콘텐츠 보여주는 틱톡

틱톡은 현재 미국 연방정부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기기에서는 사용이 금지되고 있다. 또 미국 내에서도 이미 20개 주가 정부 소유 기기에서 틱톡 사용을 금지했는데, 대부분 공화당이 장악한 주들이다.

틱톡은 국가 안보 위협을 둘러싼 논란 외에도 사용자의 관심을 최대한 오랫동안 끌기 위해 알고리즘이 일부러 음란 콘텐츠를 보여준다는 의심도 강하게 받아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년 전에 자사 기자가 미성년자 계정으로 틱톡에 접속했더니 포르노 같은 음란물이나 마약 관련 콘텐츠 노출이 늘어났다는 폭로성 기사를 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틱톡의 알고리즘이 더 문제가 됐던 건 중국판 틱톡은 미성년자들에게 이런 유해한 콘텐츠가 아니라 교육적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판 틱톡에서는 미성년자들에게 섹스와 마약에 대한 콘텐츠를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틱톡이 다른 나라 10대들의 정신세계를 오염시키려고 의도적으로 이렇게 알고리즘을 짠 게 아니냐는 의심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틱톡은 미국뿐 아니라 다른 여러 국가에서도 논란이 되면서 다른 국가에서도 틱톡을 차단하거나 일시적인 제한을 두는 조치를 도입해왔다.

인도의 틱톡 퇴출이 모범 사례될 수도 

가장 대표적인 국가가 인도다. 인도는 2020년에 프라이버시와 국가 안보를 둘러싼 우려를 이유로 200개가 넘는 중국 앱 사용을 금지하면서 틱톡 사용도 전면 금지했다. 이러한 결정은 인도군과 중국군이 인도 북부 접경지역에서 충돌해 최소 20명이 넘는 인도 군인이 숨지는 사고가 난 후 2주 만에 취해진 조처였다.

당시 인도의 틱톡 사용자 수는 무려 2억 명이 넘었었다. 바이트댄스 입장에서는 중국 외 시장 중 가장 큰 시장이 인도였다.

전문가들은 틱톡 퇴출로 인해 받게 될 경제적·정치적 후폭풍에 대해서 걱정하는 미국 정치인들에게 인도의 사례가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인도에서도 이런 우려가 제기됐지만, 인도 정부는 예정대로 틱톡 퇴출을 밀어붙였다. 그러자 일부 인플루언서들이 이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투자자와 소비자들은 틱톡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앱들로 옮겨 적응했다.

이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본 게 틱톡과 마찬가지로 짧은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였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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