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등 젊은 세대 사이에서 다시 인기
디지털카메라 검색과 동영상 공유 급증
전문가들 “과거 향수를 느끼려는 욕구 작용”
캐논과 소니 등 日 업체들이 디지털카메라 시장 석권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2000년대 초 인기를 누리다가 고성능 카메라를 장착한 아이폰이나 갤럭시 같은 휴대폰의 등장으로 사양길을 걷던 디지털카메라가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디지털카메라가 온라인에서 ‘유행 트렌드(burgeoning trend)’로 자리를 잡으면서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젊은 세대) 등 많은 젊은 세대 사이에서 ‘필수품’처럼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일부 Z세대는 그들이 태어나기도 전인 2000년대 초에 나왔던 수동으로 초점을 맞춰 찍는 일명 ‘똑딱이 카메라’에도 열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활한 인기

BBC와 아시아타임즈(Asia Times)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온라인 경매 사이트인 이베이(eBay)와 수제품 판매 사이트인 엣시(Etsy) 같은 온라인 시장에서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검색 트래픽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 2월 초 기준 이전 12개월 동안 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TikTok)에 디지털카메라에 해시태그(#)를 붙인 동영상만 무려 2억2,000만 개 이상 올라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카메라 뉴스와 리뷰 전문 사이트인 페타픽셀(PetaPixel)은 이처럼 디지털카메라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난 데 대해 “디지털카메라가 르네상스를 맞은 것 같다”며 “오래된 디지털카메라를 포함한 디지털카메라 업계 전반이 부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0년 정점을 찍은 후 디지털카메라 매출은 2021년까지 하향 곡선을 그려오다 2022년 다시 성장했다. 페파틱셀은 당분간 이런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의 향수

디지털카메라의 인기가 다시 높아진 이유에 대해서 정보기술(IT) 기기를 통해 가치 소비를 하려는 욕구 때문이라는 등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코로나19 팬데믹처럼 우리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는 시기에 사람들이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어 디지털카메라에 매료됐다는 걸 최근 디지털카메라 인기몰이의 가장 유력한 이유로 꼽는다.

뉴욕 브루클린에 거주한다는 케이트 글래스고우(25세) 씨는 BBC에 “디지털카메라가 일종의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세계’를 열어준다”고 말했다.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위아소셜(We Are Social)’의 리서치 수석인 폴 그린우드는 “사람들이 20대에 접어들었을 때 어렸을 때 문화적 시금석에 대해 향수를 느끼게 되는 건 자연적인 사이클”이라면서 “그들은 실제 세계에서 불안감을 느낄 때 안정감을 느끼고 싶어 하는데, 그들은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 팬데믹, 부의 불평등 같은 존재론적 두려움을 주는 일들을 보고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日 업체들이 가장 큰 수혜

되살아난 디지털카메라의 인기는 2월 23~26일 사이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2023년 CP+카메라 앤 포토 이미징 쇼(CP + Camera & Photo Imaging Show)’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이 전시회에는 카메라 제조사는 물론이고 시그마(Sigma)와 탐론(Tamron) 같은 렌즈 제조사, 이미징 회사, 대학 사진 동아리와 언론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또 휴대폰 카메라에 비해 여전히 성능이 더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렌즈 교환형 미러리스 카메라 신제품이 사람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러리스 카메라는 DSLR 카메라로 찍을 수 있을 법한 높은 품질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작고 아담한 거울을 제거한 카메라를 말한다.

일본 시장조사 및 컨설팅 업체인 테크노 시스템스 리서치(Techno Systems Research)에 따르면 2022년 제조된 렌즈 교환형 카메라의 68.7%가 미러리스 카메라였다. 2021년 기준, 시장 점유율은 캐논이 45.8%로 1위고, 이어 소니(27.0%), 니콘(11.3%), 후지필름(5.9%), 파나소닉(4.4%) 순이었다.

현재 전 세계 디지털카메라 시장의 90% 이상을 일본의 이 5개 카메라 제조사가 장악하고 있다. 이는 다시 말해서 디지털카메라의 부활은 이 회사들에게 ‘희소식’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디지털카메라 제조사의 생산·출하량을 집계하는 CIPA 자료를 보면, 2022년 출하량의 29.8%가 팔린 유럽이 디지털카메라의 최대 시장이다. 이어 미국(25.7%), 중국(15.7%), 일본(11.6%) 순이다.

<이진원 객원기자 주요 이력>

▶코리아헤럴드 기자 ▶기획재정부 해외 경제홍보 담당관 ▶로이터통신 국제·금융 뉴스 번역팀장 ▶ MIT 테크놀로지 리뷰 수석 에디터 ▶에디터JW 대표 (jinwonlee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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