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현대차·기아 中 도매 판매량 2만690대…전년비 40.9% ↓
절치부심해 진출한 日서도 현대차 부진…500대 판매 그쳐
글로벌 톱3 목표 필수 시장…현지맞춤형 전기차 모델로 공략

지난 2021년 11월 19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2021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류창승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가 중국 자동차 시장 내 기아 전략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지난 2021년 11월 19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2021 광저우 국제모터쇼'에서 류창승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가 중국 자동차 시장 내 기아 전략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그룹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중국과 일본 시장 공략에 사활을 건다.

전기차 글로벌 강자 테슬라를 뛰어넘고 그룹이 목표로 삼은 글로벌 탑3 조기도약을 위해서는 시장 규모와 성장성이 모두 높은 동북아 시장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

1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 1월 중국 시장 도매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9% 급감한 2만690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지난 2022년보다 37.4% 줄어든 1만5282대를 팔았다. 기아 판매량은 48.9% 낮아진 5408대를 기록했다.

이같은 중국시장 부진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해 중국에서 각각 23만4000대, 9만4000대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021년과 비교해 각각 38.7%, 39.0% 줄어든 수치다. 양사를 합산한 시장 점유율 역시 1.6%로 지난 2021년의 2.7% 대비 1.1%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부진이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발 한한령이 이어진 데다, BYD(비야디)·지리 등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의 급부상이 겹쳤기 때문이라 보고 있다.

여기에 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가 지난 2019년 말부터 상하이 공장(기가 상하이)가 생산에 돌입하며 중국 시장 내에서 전기차 대중화를 주도한 만큼 상대적으로 시장 진입이 늦었던 점 역시 주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실제로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016년 중국에서 총 179만대를 판매했으나 2020년 66만대, 2021년 48만대, 2022년 26만대로 꾸준한 판매량 감소세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는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 실행위원회'가 주최하는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5가 '일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Japan)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자동차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는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 실행위원회'가 주최하는 현대자동차 전용 전기자동차 아이오닉 5가 '일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Japan) 2022-2023'에서 '올해의 수입차'를 수상했다고 밝혔다. 사진.현대자동차

지난해 초 절치부심해 재진출한 일본시장에서도 현대차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2009년까지 누적 판매량 1만5000여대에 그치며 철수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일본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가 올라오며 지난해 2월 현대차가 아이오닉 5 단일 모델로 재진출했다.

그러나 일본자동차수입조합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모빌리티재팬의 판매량은 단 518대(상용 포함 시 526대)에 불과했다. 올해 1월 판매량도 32대에 그쳤다.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진출 초기 아이오닉 5를 경험한 일본 소비자들의 호평 일색이 이어진 데다 일본 올해의 차 위원회 실행위원회는 아이오닉5를 '올해의 수입차'로 선정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경형·소형차가 주류를 이루는 일본 시장에서 중형 크로스오버인 아이오닉 5가 인기를 끌기에는 애초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있다.

우선 일본 내수시장의 자국 브랜드 판매 비중이 매우 높다. 지난 2021년 기준 일본 신차 판매량 445만대 중 일본 브랜드 판매량은 416만대다. 무려 93.4%의 점유율이다.

여기에 일본은 대부분의 도로가 좁고 차고지증명제(주차공간을 확보한 운전자만 자동차를 구입할 수 있도록 허락하는 제도) 실시로 인해 집에 쉽게 주차할수 있는 경형·소형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기준 일본 신차 판매량의 37.2%는 경차, 승용차 판매 60.6%는 경차·소형차로 나타났다. 박스카나 해치백 형태의 차량이 인기가 높은 것 역시 이 때문이다. 

현대차기아의 전용 전기자동차 EV6 GT. 사진.현대차기아
현대차기아의 전용 전기자동차 EV6 GT. 사진.현대차기아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탑3 도약을 위해서는 동북아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우선 중국은 전기차 판매량 1위 시장인 데다, 성장세마저 높게 점쳐지고 있다. 중국자동차제조자협회(CAAM)는 올해 중국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900만대로 지난해 대비 35%가량 증가할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올해 하반기 안으로 중국 시장에 현지 맞춤형 전기차 모델을 출시해 시장 공략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차는 올해 초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국시장에서 30만6000대의 자동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다.

기아는 오는 6월 중국에 전용전기차 EV6 및 해당 모델의 고성능 제품인 EV6 GT 제품을 출시하고 11월에는 스포티지급 전기 SUV인 OV(코드명)를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 역시 EV6와 같은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공유하는 전기 SUV인 OE(코드명)를 출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코드네임이 붙은 중국 맞춤형 전략 모델들은 가격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는 등 상대적으로 가격을 낮춰 출시할 것이라 보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1위인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연이어 가격 인하를 단행하고 있는 만큼 이를 위시한 전략으로 보여진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최근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 연말 출시하는 전기차(OV)로 내년부터 (중국 시장에서의) 분위기를 반전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본도 최근 몇 년 간 전기차 성장세가 돋보이는 시장인 만큼 현대차그룹은 당분간 고객 경험 강화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활동을 중심으로 인지도를 높여 나가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모빌리티재팬은 일본 교토에 체험 공간인 ‘현대 모빌리티 라운지 교토 시조’를 열고 아이오닉 5와 넥쏘 모델의 시승·구매 상담·AS(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 자동차용품 및 서비스 전문기업 오토박스세븐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일본 내 오토박스 정비 거점에서 현대차 제품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는 등 일본 내 현대차 전기차 인프라 확장 역시 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까지는 일본시장에 재진출한 상태다 보니 우선은 전기차와 수소차등 현대차 친환경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라며 “지난 1년 간 일본 시장에서 자사 친환경차의 상품성을 내세우는 동시에 체험거점을 운영하는 등 특화마케팅을 시도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특별시 서초구 소재 현대차·기아 양사 건물 전경.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서울특별시 서초구 소재 현대차·기아 양사 건물 전경. 사진.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