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국내 최초 동물용 의료기기

30초면 반려견 근골격·흉부 등 엑스레이 판독…질환탐지율 84~97%

클라우드 기반 웹 구독 서비스 방식…진단 범위 및 대상 점차 확대키로

“의료는 시작일 뿐”…해외시장 진출 및 보험 등 연계 상품 개발도 추진

오이세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진료실에서 ‘엑스칼리버’를 통해 분석한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오이세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이 진료실에서 ‘엑스칼리버’를 통해 분석한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SK텔레콤.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수의사의 진단을 돕는 영상진단 보조서비스를 시작한다. 반려동물의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하는 서비스가 상용화된 건 국내 최초다.

25일 SK텔레콤은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에서 AI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인 엑스칼리버를 공개하고,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엑스칼리버는 무한한 가능성과 엑스레이는 뜻하는 엑스(X)와 우수성을 의미하는 칼리버를 합친 말이다. 

이 서비스는 최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엑스레이 기반 동물의료영상 검출 보조 소프트웨어 허가를 획득했다. 동물용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AI는 엑스칼리버가 1호다. 

엑스칼리버는 병원에서 촬영한 반려동물의 근골격과 흉부 엑스레이 사진을 AI가 분석해 수의사 진단을 돕는다. 엑스칼리버가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은 근골격계 7종, 흉부 10종 총 17종이다. 

수의사가 엑스레이 사진을 엑스칼리버에 올리면, AI가 부위별로 이상 여부를 분석해 결과를 제시한다. 이전에는 반려견 심장 크기를 측정하고 흉부 질환을 진단하려면 기존에는 수의사가 흉추를 기점으로 엑스레이에서 길이를 측정해 심장 위치를 파악하는 과정을 거쳤다. 

AI 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 개념도. 사진. SK텔레콤. 

개발과 임상에 함께한 오이세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은 데일리임팩트에 “주관식으로 진행되던 진단이 5지 선다의 객관식으로 바뀐 만큼, 보호자가 여러 번 엑스레이를 찍어야 하는 수고가 줄어든다. 진료 편의성이 높아지는 것“이라며 “보호자들이 반려견의 병변에 대해 훨씬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진료 신뢰도도 향상된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엑스칼리버 개발을 위해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전북대·충남대 국립대 수의대학 5곳과 손잡고 동물 데이터를 증강하고 다양한 변수를 적용하는 능동학습을 통해 고성능 수의 진단 AI 모델과 고품질 학습용 AI 데이터셋을 만들었다. 또 AI 모델 경량화를 데이터를 선별해 빠르게 판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클라우드 방식의 웹서비스이기 때문에 최종 진단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적다. 별도의 서버를 설치할 필요가 없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과 연결하면 언제 어디서든 AI의 영상진단 판독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원격의료 서비스가 24시간 걸리던 것과 달리 엑스칼리버는 1분 이내면 소견을 받을 수 있다. 

질환탐지율도 상당히 높다는 게 SK텔레콤의 설명이다. 반려견 근골격 이상 영역 7종 검출모델 평균 질환탐지율은 86%, 반려견 흉부 이상 패턴 10종 분류모델 평균 질환탐지률은 84%에 달했다. 반려견 심장크기측정(VHS) 측정의 경우, 정확도가 97%나 됐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AI의 질환탐지율은 분야별로 84~97% 수준에 달한다”며 ”학습데이터가 늘어날수록 AI 성능이 향상되므로, 엑스칼리버의 품질도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제주대가 최근 엑스칼리버 개발에 합류했다. 

SK텔레콤은 진단부위와 대상을 점차 넓힐 계획이다. 반려견의 근골격∙흉부에서 복부까지 확장하고, 반려묘 서비스도 선보인다. 국내외 시장 확대도 노린다. 연말까지 반려동물 영상 진단 AI 보조서비스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내년부터 국내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유럽, 일본, 미국 등 반려동물 인구가 많은 국가를 중심으로 서비스 출시를 진행한다. 하민용 SK텔레콤 최고사업개발책임자(CDO)는 “미국에는 유사한 서비스가 있지만, 진단 범위가 좁고, 이런 서비스가 없는 국가도 많다”고 밝혔다.

엑스칼리버를 통해 분석한 반려견의 근골격·흉부·VHS 엑스레이. 사진. SK텔레콤.

관건은 국내 안착이다. 전국 4000여곳 동물병원 중 엑스레이가 설치된 곳은 2900여곳 정도로 파악된다. 상당수가 개인이 운영하는 형태다. 의사 개개인의 노하우에 따라 엑스레이 판독 정확도가 달라질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오이세 원장은 데일리임팩트에 “영상진단을 전공한 전문의는 많지 않다”며 ”큰 병원은 하루 10~15건, 작은 곳도 3~5곳 정도는 엑스레이 촬영이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촉각을 다투는 질환을 적기에 진료할 기회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에 SK텔레콤은 한 달간 무상으로 사용한 뒤 월 30만원의 구독 서비스로 전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연말까지 100여곳, 3년 뒤에는 전체의 40%까지 유치한다는 목표다. 다만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면에서 대기업이 사업을 수행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올 수 있다. 때문에 SK텔레콤은 반려동물 영상진단에서 보험 등으로 구독 서비스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인구 고령화와 맞물려 국내 반려동물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2020년 3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됐다. 2027년에는 약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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