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중앙)이  최현선 준정부기관 평가단장(왼쪽 두 번째), 박춘섭 공기업 평가단장( 왼촉 네번째)과 함께 2020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안도걸 기획재정부 2차관(중앙)이  최현선 준정부기관 평가단장(왼쪽 두 번째), 박춘섭 공기업 평가단장( 왼촉 네번째)과 함께 2020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이종재 PSR(공공기관사회책임연구원) 대표] 올해 발표된 공공기관 경영평가 역시 사회적 가치가 희비를 갈랐다. 특히 윤리이슈에서 문제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 공공기관의 등급은 예외없이 하락했다.

공공기관에 대해 윤리경영 문제를 평가 잣대로 만든 LH는 등급 최하위 바로 위 단계인 ‘D’까지 추락했다.

지난 3년간 내리 최고등급 ‘A’로 평가됐던 기관이어서 ‘LH발 윤리 태풍’의 강도를 가늠케 했다.

반면에 ‘A’나 ‘B’ 등급으로 우수하게 평가된 기관의 공통점은 코로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었다.

코로나 환자를 위해 시설을 제공하거나 협력기업에 자금을 지원하는 등 지역기여 활동에 나선 기업들이다.

코로나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이나 한국판 뉴딜의 성공적 진행은 내년 평가에서도 여전한 주요 기준이 될 것으로 공개됐고 청렴과 부패방지 등 윤리경영은 더욱 엄정한 평가대상으로 예고돼 올해의 평가기조는 내년도에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사회적 가치가 등급산정에 결정적 영향

공공기관 평가단은 올해 131개 공공기관에 대한 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2018년부터 강화된 사회적 가치 중심의 평가기조를 유지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 중 윤리부문을 제1의 잣대로 봤으며 일자리와 균등기회, 안전과 상생협력 및 지역발전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부동산 투기, 갑질, 성비위 등 위법 부당행위와 권익위원회의 청렴도 및 부패방지시책 평가결과와 감사원의 지적 등이 중점 평가항목으로 반영됐다. 윤리경영부문에서 ‘D’나 ‘E’등으로 판정된 기관이 지난해 66개에서 올 평가에서 73개로 늘어난 배경이다.

지난해보다 등급 전체가 하락한 25개 기관은 윤리와 안전부문에서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한 공통된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전년보다 2단계나 떨어진 5개 기관의 등급하락에는 윤리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자리했다.

전체 등급 ‘C’에서 최하위인 ‘’E’까지 몰락한 한국마사회의 경우 권익위의 청렴도 평가에서 3등급, 부패방지시책 평가에서 4등급, 그리고 재해율 45% 등이 평가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고속철도 SR과 창업진흥원의 2단계 상승

이번 평가에서 코로나에 대한 대응에 적극 나선 기관에 대해서는 3점을 가점했다. 코로나로 피해를 입은 협력기업에 금융지원을 하거나 입점기업에 대한 임대료 감면과 시설의 지역사회 지원 등에서 선도적인 기업이 대상이었다.

선결제ㆍ 선구매 등의 형태로 지역사회 및 협력기업과 함께 동반상승을 추진한 기업들로 우수 등급인 ‘A’와 ‘B’ 등급기관이 지난해 72개에서 올해 75개 늘어난 배경이다.

특히 글로벌 수준의 정시율을 달성하고 고객만족도와 안전도 제고를 위한 혁신으로 코로나상황에 대비함으로써 ‘D’에서 ‘B’로 두단계 상승한 고속철도 SR이 돋보였다.

더 많은 기업이 창업에 성공하도록 지원하고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해 신산업분야 창업지원에 집중한 창업진흥원 역시 두 단계 약진해 평가단의 우수사례로 적시됐다.

코로나 19로 이용객이 감소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임점업체 임대료 사용료 감면규모 1300억 원에 달하는 한국공항공사와 코로나 확진환자 정보통합관리 시스템과 마스크 구매확인시스템을 구축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도 우수기관으로 평가됐다.

신용보증기금은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에 역대 최대규모인 55조원을 보증공급하고 279개 피해기업에 9600억원 이상의 보험을 지원한 것은 물론 비대면화로 처리기간 단축 등의 기민한 대응으로 지난해 ‘B’에서 올해 ‘A’등급으로 상승했다.

코트라, 건강보험공단등 5기관, 3연속 A등급

코로나 대응과 윤리문제가 최대 기준이 된 올해 평가에서 ‘A’로 평가된 기관은 23개로 전체의 17.6%였다. 한국동서발전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교육학술정보원이 연속 ‘B’에서 드디어 ‘A’로 올라섰고 한국수자원공사와 우편산업진흥원은 ‘A’등급을 회복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중소벤처진흥공단, 남동발전, 도로공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관광공사, 코이카, 주택금융공사와 한국감정원에서 이름을 바꾼 한국부동산원 등은 연속 ‘A’로 우수기관으로의 위상을 이어갔다.

특히 코트라와 건강보험공단, 에너지공단, 농업실용화재단, 임업진흥원 등 5개 기관은 3연속 ‘A’등급을 유지했다. 이들 기관은 특히 사회적 가치부문의 평가비중이 높아진 이후에도 여전히 우수 기관으로 평가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2020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급상승 31개 공공기관 편집. PSR

윤리경영 배점 높이고 평가제도도 보완한다

정부는 앞으로도 윤리경영에 대해서만큼은 엄정하게 평가할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 3점인 윤리경영 지표의 배점을 대폭 확대하고 공공기관의 이해충돌 방지를 위한 노력 및 성과 등을 세부평가내용에 추가 반영할 방침이다.

위법 또는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윤리경영 지표에서 아예 0점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금은 최하등급 ‘E’를 받더라도 0.6점을 획득하지만 이를 ‘0’점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평가지표를 아예 업무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과거 비위행위가 감사원 감사 등에 따라 사후적으로 확인될 경우에는 평가결과를 수정하고 성과급의 환수도 강력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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