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SR은 사회적 책임 사회적 가치의 실현을 위한 전문 경제신문입니다.

사회가치실현의 주요 항목 중 하나는 ESG, 즉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입니다.

당진화력본부·영흥화력발전소와 같은 공공기관의 ESG에 관한 평가는 중요합니다. 이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주변 지역은 물론 수도권 지역의 안전과 환경도 침해 받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짚어본 당진화력본부·영흥화력발전소에 관한 이슈들 역시 주변 지역과 수도권 지역에 막대하고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었습니다. 공공기관이 중시하는 사회적가치 실현과 엇나가는 이번 사안들에 대해 미디어SR은 꾸준히 보도해드리겠습니다.

미디어SR은 앞으로도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이슈들을 발굴하고 추적하여 독자들에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주]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본부 인근의 저탄장(석탄 보관장) 모습. 출처 : 구글어스 캡쳐

위 사진은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본부의 저탄장 모습이다. 약 25만 평방미터에 달한다. 광활하게 넓은 면적에서 발생하는 먼지는 지역 주민들의 일상 생활을 위협한다. 매일 같이 창틀을 청소해야 한다. 배추를 애써 키워도 뽑아보면 안속까지 석탄 가루가 까맣게 내려 앉아 김장을 담글 수 없다. 농사를 짓기 힘든 환경이다. 인근 지역주민의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리라 추정할 수 있다.

페루, 튀니지, 볼리비아,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다수 국가에서는 이런 저탄장에 덮개를 씌워 비산 먼지 배출과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에서는 대부분 화력발전소가 석탄을 옥외에 방치하고 있다. 종종 화재도 발생해 발전소 여과 설비를 거치지 않고 오염 물질이 방출되기도 한다.

튀니지 석탄발전소의 옥내 저탄장 모습. 출처 : geometrica.com

화력발전소의 저탄장 문제에 대해서 발전기업들은 크게 관심이 없어 보인다. 당진화력발전소 대외협력팀은 옥내저탄장 건설을 계획 중이지만 세부적인 상황은 사업소에서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6년 2020년까지 8천억 원을 투자해 저탄장을 모두 옥내화 하겠다고 보도했으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서부발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해 6월 옥외 저탄장을 운영 중인 태안화력 1~8호기에 1천억 원을 투자해 2024년까지 100% 옥내 저탄장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반면, 한국서부발전 관계자는 "작년 계약이 유찰됐다. 유찰되면서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에 포함되어 기획재정부에서 조사를 시작해도 최소 8개월 정도의 기간이 필요해 빨라도 내년 초에나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해안 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충남도청은 미세먼지 이슈가 붉어지면서 지난 3월 8일 화력발전소 내부의 저탄장 및 회처리장 등 비산먼지를 배출하는 주요시설의 대대적인 모니터링을 위한 연구 용역을 발주하는 등 뒤늦은 대응에 나서고 있다.

앞서 2017년 충남 화력발전소 주변 지역 기후환경영향 연구를 수행한 윤종주 충남연구원 충남서해안연구소 센터장은 "화력발전소 내부 저탄장 및 회처리장 등은 비산먼지 배출하는 주요 시설이나 이러한 시설에 대한 실질적인 배출량 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저탄장에서 자연 발화로 불도 자주 일어나 물을 뿌려주곤 하는데 일련의 과정들이 미세먼지를 일으킬 수 있는 소스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화력발전소가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화력발전소가 자체적으로 연구보고서를 내고 공개하고 있지만 해독하기 어려운 수준의 표나 그림이 나열되어 있어 이해하기 굉장히 어렵다.

옥내 저탄장 건립이 시급해 보이는데도 지지부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충청남도 기후환경정책과 안진성 주무관은 "산자부 산하인 한전에서 지분을 100% 가지고 있다. 한전이 어떻게 하라, 하지 마라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발전기업들이 이슈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가 최근에야 정부가 탈석탄 정책을 펼치다 보니 스스로 눈치를 보고 그런 것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전력의 경우 자회사인 한국남동, 중부, 서부, 남부, 동서 발전소의 저탄장에 대해서 큰 관심이 없는 눈치다. 한전 전력시장처 관계자는 "전력그룹사가 기후변화에 대해 공동대응하고 있는데 산업부 주관으로 대책 회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전력이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되면서 발전사 자율경영체제에 들어가 경영권에 대한 것들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전력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자사의 공급망 관리를 충분히 해야 함에도 한전이 최근 발간한 2016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는 저탄장 관련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홍재표 충남도의회 의원은 "일부 발전소의 경우 옥내 저탄장을 계획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회 미세먼지 특별위원회에 방문했을 때 그런 내용에 대한 건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세먼지 문제는 우리 주민들을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환경적 숙제다. 화력발전소와 민간이 협력해 미세먼지 최소화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미세먼지의 주범을 찾아서①] 교로리는 버려진 땅인가…20년 고통 외면받는 주민들
[미세먼지의 주범을 찾아서②] 교로리 주민 20년 고통 불구… 정부와 지자체 '미적미적'
[미세먼지의 주범을 찾아서③] 충남 석탄발전소는 수도권 숨통까지 옥죄고 있었다
[미세먼지의 주범을 찾아서④] 석탄 먼지 날리는 덮개 없는 발전소, 언제쯤 뚜껑 덮을까
[미세먼지의 주범을 찾아서⑤] 지역사회와 공존? 겉과 속 다른 화력발전소
[미세먼지의 주범을 찾아서⑥] "미세먼지는 모두 중국탓?" 잘못된 프레임
[미세먼지의 주범을 찾아서⑦] 석탄발전에 맞서는 선진국의 대응법은?
[미세먼지의 주범을 찾아서⑧] "환경 문제, 피해를 끼친 측이 책임져야 한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