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 대출 유보계약 다시 연장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2호', 마이너스 수익률에 배당 유보 상태
북미· 유럽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상승 및 고금리가 원인
금감원, "일정 부분 손실 날 수도 있다"...모니터링 예고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파생형)’의 투자자산인 독일 트리아논 빌딩 전경./ 사진 = 이지스자산운용 제공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파생형)’의 투자자산인 독일 트리아논 빌딩 전경./ 사진 = 이지스자산운용 제공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해외 상업용 부동산 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해당 자산에 투자한 일부 펀드의 손실이 불가피해 보인다. 투자금 회수 여부가 불투명해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손실 및 금융권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당국도 펀드 손실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모습이다.

이지스, 펀드 대출 유보계약 연장...당장 위기는 면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파생형)'은 대출 유보계약 변경 계약을 체결하면서 만기일을 3개월 연장했다.

이는 대출 계약과 관련한 대출 계약상의 채무불이행 사유 발생에 따른 대주단의 권리 행사 등을 임시 유보하는 계약으로, '이지스글로벌부동산투자신탁229호'의 경우 유보계약 만기 기한은 지난달까지였다.

이에 이지스자산운용은 현지 대주단과 협의를 거쳐 독일 트리아논 빌딩에 투자하는 이 펀드의 대출 유보계약을 오는 5월31일까지 연장했다.

해당 펀드는 프랑크푸르트 핵심 업무 구역에 소재한 이 빌딩의 임대수익을 통해 투자자에게 매 회계기간 분배금을 지급하고, 추후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한 자본이득을 추구하는 상품이다.

빌딩은 임차 면적 약 2만722평, 46층 규모의 프라임급 오피스로, 현재 데카뱅크(DekaBank) 본사로 사용되고 있다. 또 프랑크푸르트 내 대표적인 초고층(186m)빌딩과 2개의 주거용 부동산(연면적 약 863평)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주요 임차인인 데카뱅크가 임대차 계약을 연장하지 않아 오는 6월 임대가 끝난다.

이에 따른 공실률 상승 우려 및 고금리 환경에 부동산 가치는 지속해서 하락했다. 지난해 8월에는 감정평가액이 4억5300만유로(약 6500억원)로 떨어졌다. 매입가 6억7500만유로(8750억원)에서 약 33% 하락한 것. 펀드 손실률도 80%를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대두되는 등 상황이 악화하자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12월 대주단으로부터 기한이익상실(EOD) 선언을 3개월 유보하는 내용의 현상 유지 계약을 한차례 체결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엔 펀드 만기를 2년 연장하기도 했다.

이에 해당 계약기간 동안 미상환 대출의 상환은 연기되고, 대주단은 본 건 대출 계약에 따른 권리를 유보,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나아가 지난달 만기일을 3개월 더 연장하는 것으로 합의하면서, 오는 5월31일까지 미상환 대출 상환은 또 다시 연기됐다. 기한이익상실(EOD)도 선언되지 않았다.

배당 유보, 매입가보다 낮게 매각...투자자들은 '걱정'

'하나대체투자미국LA1호'의 투자 대상 부동산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본사, 캠퍼스형 오피스의 전경./ 사진 =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제공
'하나대체투자미국LA1호'의 투자 대상 부동산인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본사, 캠퍼스형 오피스의 전경./ 사진 =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제공

오는 6월 만기를 앞둔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의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2호'는 배당이 이뤄지지 못해 투자자들로부터의 우려를 사고 있다. 미국 오피스에 투자하는 '미래에셋맵스미국9-2호'는 매입가보다 약 20% 낮은 가격에 자산 매각을 완료했으며 '하나대체투자미국LA1호'도 자각 매각을 완료해 오는 6월 말 펀드 청산이 예정돼 있다.

이 중 벨기에 브뤼셀 소재 오피스를 투자자산으로 하는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2호'는 지난 2019년 4월 조성됐다. 당시 매입가는 1억4530만유로(약 2000억원)였으나, 지난 2022년 감정평가액이 1억3250만유로(약 1900억원)로 약 8.8% 하락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마이너스(–)0.95%를 기록했으며, 최근 1년 수익률은 –33.21%까지 하락했다. 해당 펀드는 현재 배당 유보 상태다.

당국도 손실 가능성 인식...집중 모니터링 예고

이 같은 해외 부동산 펀드에 대한 손실 우려는 기준금리 인상과 재택근무로 인한 공실률 증가 등으로 유럽·북미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혼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임대형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 2조3000억원 중 약 9000억원 규모의 펀드가 올해 만기 도래하면서 개인 투자자의 손실까지 예상되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러자 지난달 22일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금융회사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을 발표하며 관련 브리핑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해외 부동산 공모 펀드와 관련해 일정 부분은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밝혔다. 개인에게 판매한 해외 부동산 펀드에 대해서는 투자 정보가 충분히 공시됐는지 모니터링 및 제도 개선하겠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연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가 8개로, 배당이 이뤄지지 못한 1건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손실이 날 수도 있다"며 "자산매각이 이뤄지고 있는 2건 관련해서도 손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관련한 펀드의 손실 발생으로 인한 민원을 확인하고, 개별 금융사에서 집행한 해외 부동산 투자 공시가 적절했는지 등도 확인할 예정이다.

김 부원장보는 "특정 펀드 손실과 관련해 민원이 일부 접수돼 있다"며 "앞으로의 손실 발생 가능성, 만기가 임박한 펀드의 향후 처리 방향에 대한 충분한 공시가 있었는지 등 조사를 통해서 확인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어 "금융사들을 검사할 때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를 하면서 모범규준(금융사가 준수해야 하는 절차)을 제대로 준수했는지도 포함해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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