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하반기 임원인사에서 역대 가장 많은 252명을 승진시켰다. 경기 침체에도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데 따라 승진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40대 승진자 비율도 이전보다 높아지며 세대교체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20일 현대차그룹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하반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임원 인사의 특징은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세대교체’와 ‘기술인재 등용'에 있다. 신규 선임 중 40대 비율은 38%를 차지했으며 전체 승진자의 30%는 연구개발(R&D)·제조 등 기술분야에서 발탁됐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인사는 정의선 회장의 '품질 최우선'이라는 경영철학에 따라 고객가치 제고에 방점을 두었다"라며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성과에 따른 보상과 격려 차원에서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97명, 기아 38명 등 역대 최대규모 승진

올해 현대차그룹 임원 승진에서 현대차 97명·기아 38명·현대모비스 20명 등 총 252명이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체 승진 임원 가운데 신규선임 임원은 총 197명이다.

특히 40대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현대차그룹의 전체 임원 승진자 중 40대 비율은 2020년 21%에서 2021년 30% 돌파 후 지난해 35%, 올해 38%로 지속 확대되는 추세다. 

부사장·전무 승진자도 총 48명이었다. 미래 대표이사(CEO) 후보군으로 조직의 머리를 이끌 핵심리더 확보에 중점을 둔 수년간의 인사 기조를 이어갔다는 평가다.

올해 현대차의 과감한 인사에는 높은 실적에 대한 자심감이 한 몫 했다. 현대차그룹은 올 3분기 누적 11조652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기아 역시 3분기 누적 영업이익 9조1421억원을 기록하는 등 순항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현대차가 지난해 대비 54.5% 늘어난 15조372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품질 최우선' 비전 수립할 조직개편 단행

현대차그룹의 하반기 임원인사에는 ‘품질 최우선’ 경영철학과 비전 수립을 위한 조직개편과 승진인사도 이뤄져 눈길을 끈다.

먼저 브라이언 라토프 부사장이 현대차·기아 글로벌 최고 안전 및 품질책임자(GCSQO)에 오르며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9년 현대차 북미법인에 합류한 브라이언 라토프 사장은 27년간 제너럴모터스(GM)에서 근무하며 역량을 쌓아왔다. 지난해부터 현대차 글로벌 최고안전책임자를 맡아 현대차의 브랜드 신뢰도를 높여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브라이언 라토프 사장은 앞으로 현대차·기아의 차량 생산과 판매 등 매 단계에서의 품질 관리 정책을 총괄한다. 또 조직이 새로운 품질 철학을 내재화 하도록 관련 기능을 GSQO 산하로 두는 조직 개편을 시행할 계획이다.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겸 안전보건최고책임자인 이동석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노조 창립 이후 사상 첫 5년 연속 무분규 타결, 186만대의 역대 최대 국내 최대 생산실적 등 노무관리와 생산 두 영역에서 높은 성과를 낸 점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조직문화를 위한 인재 영입도 이뤄졌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HR본부장으로 BAT 최고인사책임자(CHRO) 출신의 김혜인 부사장을 영입했다. 김 부사장은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기업 BAT그룹 CHRO이자 경영이사회 멤버를 역임하며 인사·문화·다양성을 총괄해왔다.

변화·혁신, 미래 리더십 강화에 초점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에는 그룹 인사실장과 감사실장 등 경영지원 중요 분야를 맡아온 김윤구 감사실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김 사장은 조직·리더십 체질개선, 외부 기술인재 영입 등을 통한 소프트웨어(SW)역량 강화와 기초체력 다지기에 집중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증권 대표이사는 배형근 현대모비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내정됐다. 배 사장은 현대차증권 대표이사 보임을 통해 업황 하락 국면을 대비한 선제적 위기관리와 리테일·투자은행(IB) 분야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재무건전성 강화와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안정적 사업 성장에 기여한 현대카드·현대커머셜 경영관리부문 대표 전병구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2025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의 달성과 함께 2030년을 준비하기 위한 리더십 강화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에 과감한 투자와 인사를 지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