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구현모 전 KT 대표 쌍둥이형 회사에 2차례 투자
솔루션 실패로 자본잠식 상태였지만 현대차가 결국 인수
보은투자 대가로 현대오토베어, 스파크 지분 고가에 사들여

현대오토에버 기업이미지(CI). 사진=현대오토에버
현대오토에버 기업이미지(CI). 사진=현대오토에버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가 검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다.

12일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에 따르면, 전날 현대오토에버 서울 삼성동 사옥과 대치동 본사, 클라우드 운영센터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해 KT 자회사인 KT클라우드가 차량용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스파크앤어소시에이츠(현 오픈클라우드랩, 이하 스파크) 지분을 정상가보다 비싸게 매입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T클라우드는 지난해 9월 스파크 지분 100%를 206억8000만원에 인수한 뒤 자회사로 편입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박성빈 스파크 전 대표가 거래처였던 현대오토에버의 서정식 전 대표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에서 억대에 이르는 뒷돈을 건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스파크 매출의 99% 이상을 현대오토에버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스파크의 매각이 잘 이뤄질 수 있게 현대오토에버에 납품 계약을 유지해달라는 명목으로 돈을 전달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박 전 대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동서지간으로, 검찰은 지난 2021년 5월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의 총수 자리에 오름에 따라 정 회장을 기준으로 특수관계인을 다시 따지게 되며 동서에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이 나올까 봐 스파크의 매각을 추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0일에는 서 전 대표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하기도 했다. 이에 서 전 대표는 지난달 27일 일신상의 이유로 현대오토에버 대표직을 내려놓았다. 그는 KT 출신으로 현대차·기아 클라우드플랫폼개발담당 상무, 현대차·기아 차량지능화사업부장 전무, 현대차·기아 ICT본부장 전무 등을 거쳐 2021년 3월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현재 리뉴얼(새단장)을 이유로 들어갈 수 없는 상태인 '오픈클라우드랩' 홈페이지. /사진=오픈클라우드랩 홈페이지 갈무리
현재 리뉴얼(새단장)을 이유로 들어갈 수 없는 상태인 '오픈클라우드랩' 홈페이지. /사진=오픈클라우드랩 홈페이지 갈무리

검찰은 또 KT클라우드가 회사에 불이익을 끼치면서까지 스파크 인수를 한 데에는 이해관계가 작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구현모 전 KT대표의 쌍둥이 형이 설립한 스타트업, 에어플러그 지분을 현대차가 두 차례에 걸쳐 매입한 결과, 자본잠식에 빠졌던 회사가 기사회생했기 때문이다.

에어플러그는 박 전 대표가 지난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사외이사로 재직하며 ‘주요 투자처’로 분류했던 기업이다. 와이파이, 3G/LTE 중 적합한 네트워크에 모바일 기기를 자동으로 연결해 주는 자체 개발 기술인 ABC(Always Best Connected) 솔루션이 실패하며 경영난을 겪었다.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60억원을 웃도는 순손실을 낸 끝에 2016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하지만 지난 2019년 9월 현대차로부터 36억원을 투자받은 데 이어 2021년 7월 245억원에 현대차에 인수됐다. 

다만 검찰은 말을 아끼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현재 수사 부서에서 수사를 진행 중인 상황이므로 드릴 수 있는 답변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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