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위원장 출신 홍은택, 카카오 노조 탄압
쇄신나선 김범수·김정호에 밀려 존재감 미미
"리더십 발휘못해" VS "악역택한 이유있을 것"
김범수와 함께 사법리스크, 비상카드 거론 돼

홍은택 카카오 대표./ 사진=구혜정 기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 사진=구혜정 기자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경영쇄신 중인 카카오의 내홍이 깊어가는 가운데, 홍은택 대표의 연임 여부를 높고 안팎에서 상반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 직원 내부망에는 이달 1일께 교체될 것으로 예상됐던 홍 대표가 자리를 지키며 연임이 확정됐다는 이야기가 나온 반면 공동체 외부에서는 홍 대표를 대체할 후임 대표 내정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 홍 대표를 비롯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 등 카카오 경영진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사법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검찰은 SM엔터테인먼트(SM엔터) 시세조종 혐의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를 기소한 후 남은 경영진의 추가 기소 여부를 살피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카카오 노동조합(노조) 크루유니언은 '경영진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이어가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노조위원장 출신 홍은택, 노조 탄압?

8일 업계에 따르면 홍은택 카카오 대표 연임설이 내부에 돌고 있다. 전날 카카오 공동체 직원들이 소통하는 내부망에는 '홍대표의 연임이 거의 확정'이라는 글이 올라오며 주목을 끌었다.  

홍 대표의 거취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초유의 위기 사태에 따른 카카오 경영진의 책임 문제가 거론되고 있는데다 최근 노조와의 갈등이 진행되고 있어서다. 카카오노조는 지난 4일, 6차 비상경영회의 때 판교 카카오아지트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했는데 다음날 홍 대표가 사측을 대표해 '조합 활동 시 반드시 회사와 사전협의'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노조에 발송했다.  

이에 노조는 5년 간의 조합 활동 기간중 공문을 통해 제한 요청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며 경영진 인적 쇄신 필요성을 촉구하는 내용의 전단지를 사내 임직원들 대상으로 배포했다. 홍 대표의 공문이 가뜩이나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가득한 노조 구성원들을 자극한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홍 대표가 기자 시절 노조위원장으로 노조활동을 한 경험이 있어 노조의 약점을 잘 알고 있는 것"이라며 "공문을 보낸 것도 노조 탄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이 8일 서울 종로 센트로폴리스 건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입주)앞에서 낮 12시부터 약 30분 가량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황재희 기자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이 8일 서울 종로 센트로폴리스 건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입주)앞에서 낮 12시부터 약 30분 가량 피켓 시위를 진행했다. /사진=황재희 기자

홍 대표, 김범수·김정호 '양김'에 밀려 존재감 발휘 못해

홍 대표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센터장의 오른팔이라 불린 인물이다. 1963년생인 홍 대표는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출신으로 네이버를 거쳐 지난 2012년 카카오 콘텐츠 서비스 부사장으로 합류했다. 2017년 카카오메이커스 대표이사, 2018년 카카오커머스 대표이사를 거쳐 지난해 7월 카카오 각자대표로 선임됐다. 3개월후인 10월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남궁훈 전 각자대표가 책임지고 사임하며 단독 대표를 유지해왔다. 

현재 카카오는 김범수 센터장이 경영쇄신위원장을 맡아 쇄신 활동을 이끌고 있다. 김 센터장은 30년 지기인 김정호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에게 공동체 쇄신을 일임한 상태다. 카카오의 준법 경영을 이끌 외부기구인 준법과신뢰위원회에도 외부위원과 카카오를 이을 중재자로 김 총괄을 유일한 내부구성원으로 포함시켰다.

김 센터장과 김 총괄이 카카오 쇄신 주체로 주목을 끌고 있다면 홍 대표는 쇄신의 주체에서 소외되며 그간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으나 김 총괄이 개인 SNS를 통해 내부 경영실태를 폭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홍 대표는 지난달 30일 임직원 공지사항을 통해 "김 총괄이 제기한 건설 비리와 법인 골프장 회원권 등 각종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 결과를 공유하겠다"면서 위기사태 이후 첫 존재감을 보였다. 

김범수 11일 직원소통 나서는데 홍 대표는...?

카카오를 이끌어온 실질적 리더인 홍 대표가 그동안 제대로 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 건 홍 대표 문제라고 볼 수만은 없다. 오히려 창업자인 김범수 센터장의 영향력이 워낙 큰데다 카카오 전 그룹사를 컨트롤 하는 제대로 된 시스템이 없었던 게 더 큰 원인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김 센터장과 홍 대표는 나란히 SM엔터 시세조종 혐의로 사법처리 부담을 안고 있다.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김 센터장 보다는 홍 대표가 책임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실제로 카카오 외부에서는 홍 대표를 대신할 후보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같은 위기에도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경영진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노조는 8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센트로폴리스 빌딩 앞에서 2차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날 서승욱 지회장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올해 계속 경영 위기를 강조하고 직원들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지만 위기 원인을 밝힌 적이 없다"며 "경영 실패의 원인이 무엇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카카오는 11일로 예정된 7차 비상경영회의를 연기했다. 대신 김범수 센터장이 같은날 오후 카카오 판교아지트에서 본사 직원들과 오프라인 간담회를 갖는다. 김범수 창업자가 직원들과 소통에 나서는 건 2년10개월여만의 일이다. 비공개로 진행되는데 홍 대표 참석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카카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홍 대표는 그동안 '나는 책임지기 위해 여기 있는 거다'라는 말을 자주 해왔다"며 "앞에 나설 수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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