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트럭커 사전 등록 시작…차주 확보 나서
티맵, 지난 2월부터 차주 대상 화물 중개 서비스
디지털화 요구 높지만 전환율 낮아…수요 공략

카카오모빌리티가 중간 물류 사업의 속도를 올린다. /이미지=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가 중간 물류 사업의 속도를 올린다. /이미지=카카오모빌리티.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지난해 화물마당 지분을 인수, 사업 가능성을 타진해왔던 카카오모빌리티가 중간물류(미들마일)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티맵모빌리티에 이어 카카오모빌리티도 참전함에 따라 미들마일 시장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22일 카카오모빌리티는 화물 기사의 운송 업무 효율화를 돕는 '카카오T트럭커'를 오는 10월 출시하기로 하고 사전 등록자 모집에 들어갔다. 카카오T트럭커는 화주와 차주를 중개하는 서비스다. 운송 계약, 맞춤 오더 탐색, 인수증 제출, 세금계산서 발행, 운임 정산 등을 앱으로 처리할 수 있다. 그만큼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 평균 30~60일 소요되던 운임 정산 기간이 1시간 내로 줄어든다. 

영세 주선사와 화주, 차주의 안정화를 위한 기능도 제공된다. 평균 1시간 내 운임이 지급되는 빠른 정산, 기사별 맞춤 오더카드를 선보인다. 향후 복화운송도 추가된다. 복화운송은 둘 이상의 건을 묶어 경유하며 운송하는 기능이다. 이전에는 경로 신청이 수기로 이뤄졌으나, 카카오모빌리티는 배차· 라우팅 기술을 적용해 복화연계 운송을 선보일 방침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복화 운송이 확대되면 공차율을 줄어들어 기사는 근무시간당 수익을 높일 수 있고, 주선사나 화주는 배차 성공률이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1년부터 미들마일 시장 진출을 모색해왔다. 그해 8월 이든종합물류가 보유한 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 면허권을 인수했다. 지난해 6월에는 미들마일 솔루션 업체인 위드원스를 인수한 데 이어 같은 해 10월 화물 중개 플랫폼인 화물마당의 지분 49%를 사들였다. 

미들마일은 원자재, 제품 등을 물류창고, 판매처로 이동시키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국내로 수출입하는 화물을 운송하는 퍼스트마일과, 소비자에게 상품을 배송하는 라스트마일의 중간단계라 꾸준한 수요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주선사가 화물을 보내는 화주와 화물을 운송하는 차주를 연결해 준뒤 수수료를 받는 방식인데, 업무 대부분이 수기로 이뤄진다. 디지털 전환이 더딘 만큼 잠재력이 크다. 매출 측면에서도 안정적이다. 정부가 2004년부터 공급 과잉 방지를 이유로 신규 면허를 발급하지 않아, 지배적 사업자도 없다. 국내 미들마일 시장 규모는 33조원, 디지털 인프라 기술을 가진 업체가 선점하면 독점적 지위를 누릴 수 있다.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국화물자동차운송주선사업연합회(주선사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은 뒤 서비스를 준비해왔다. 그러나 티맵모빌리티가 미들마일 사업을 본격화 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티맵모빌리티는 지난 2021년 6월 YLP를 인수했다. 올 2월에는 데이터 기반 화물 중개 솔루션인 티맵화물 서비스를 내놨다. 110만개 이상의 운송 빅데이터와 기상, 전국 화물차 수요·공급과 같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운임료를 산출한다, 직선거리 대신 주행거리와 소요시간으로 운임을 계산하기 때문에 정확도가 높은 편이고 사용자 반응 역시 좋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이에 사업 속도를 올리고 있다. 지난달 주선사가 오더 관리와 정산 등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로지노트플러스를 출시했다. 10월에는 화물기사용 카카오T트럭커가 나오고 올해 안으로 화주와 차주, 주선사가 화물운송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화물정보망도 선보일 예정이다. 

모빌리티 플랫폼 외에도 디지털 인프라 역량을 갖춘 기업들도 미들마일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KT는 지난해 5월 디지털 물류 플랫폼 전문 그룹사인 롤랩과 화물 중개·운송 플랫폼인 브로캐리를 출시했다. 브로캐리는 1년 만에 차주 1만명을 돌파하고 160개 이상 중대형 화주를 확보했다. 브로캐리의 성장으로 KT는 올해 디지털 물류 매출을 2배 이상 높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달 디지털 운송플랫폼인 더 운반을 선보였다. KT의 브로캐리처럼 화주와 차주를 중개해주는 서비스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안으로 미들마일 서비스인 화물잇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DX 서비스 특성상, 한 업체가 일단 선점하면 시장 우월적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 택시 호출, 대리기사처럼 특정업게가 과반 이상의 시장을 가져가게 되는 셈"이라며 "미들마일은 물류 디지털화 수요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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