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겔싱어 CEO, 삼성 화성·수원사업장 방문…경계현·김우준 사장 만나

올해만 두 번째…차세대 D램·파운드리·5G 등에서 협력 확대 논의한 듯

팻 겔싱어(왼쪽) 인텔 CEO와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9일 회동했다. 사진. 각 사. 
팻 겔싱어(왼쪽) 인텔 CEO와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9일 회동했다.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삼성전자와 인텔 핵심 경영진이 회동했다. 

종합반도체회사(IDM)인 삼성전자와 인텔은 경쟁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23억달러의 매출을 올려 3년 만에 인텔(790억달러)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다만 사업적으로는 두 회사는 호혜적 관계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검증 과정에서 인텔의 중앙처리장치(CPU)를 활용한다. 인텔은 CPU 기술 표준을 주도하는 기업이다. 메모리반도체는 CPU와의 호환성이 중요한 만큼, 인텔과 협력을 이어온 것이다. CXL D램의 경우, 인텔의 데이터센터와 서버 플랫폼에서 검증했다. 삼성전자의 노트북에도 인텔의 프로세서가 들어간다. 

때문에 두 기업의 사령탑들이 교감한 협력의 방식과 내용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전날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국내 사업장을 찾았다. 당초 재계에서는 이재용 회장과 겔싱어 CEO의 회동 가능성을 점쳤지만, 이 회장이 이날 5일간의 중동 출장을 마치고 막 돌아온 터라 불발됐다. 재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펫 갤싱어 CEO와 DS 부문을 이끄는 경계현 사장, 김우준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과 만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겔싱어 CEO와 경 사장은 지난 5월에도 한 차례 만났다. 당시 겔 싱어 CEO는 이재용 회장과 만나 차세대 메모리, 팹리스 시스템 반도체,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PC, 모바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논의했는데, 이 자리에 경 사장이 배석했다. 올 들어 두번째로 이뤄진 만남인 만큼, 더 구체적이고 진전된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겔싱어 CEO의 동선이다. 그는 삼성전자 화성사업장과 수원사업장을 찾은 것으로 파악된다. 화성사업장은 삼성전자 반도체 핵심기지다. D램과 낸드플래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생산라인이 운영되고 있다. 파운드리의 경우, 극자외선(EUV) 기반 7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 칩을 생산한다. 7나노 이하 미세공정은 삼성전자가 TSMC를 누를 무기로 꼽힌다. 

수원사업장은 모바일, 통신, 생활가전 등 주요사업 연구기지가 모여 있다. 삼성전자의 차세대 기술 개발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곳인 셈이다. 때문에 인텔과 삼성전자의 협력 분야가 넓어질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협력 0순위로 파운드리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인텔은 수율 등의 문제로 차세대 D램이 적용된 중앙처리장치(CPU) 신제품 양산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 5나노(㎚·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 미세 공정이 가능한 업체는 TSMC와 삼성전자뿐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제품을 양산했다. 인텔이 삼성과의 협력을 통해 공급 안정화를 꾀할 가능성이 있다. 

통신 분야에서의 협력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통신 장비 등에는 인텔의 프로세서와 SoC 등이 들어간다. 일례로 삼성전자의 5G 가상화 기지국에는 인텔 제온 D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또 인텔은 아이온 글로벌 포럼에 소속돼 차세대 통신 기술 연구 개발, 표준 정립에 참여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재용 회장까지 세일즈에 나선 결과 미국, 일본 주요 사업자와 수주 계약을 체결하며 5G 통신장비 사업을 확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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