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재단 생태계·기여문화 변화를 위한 연사·패널 토론 진행

기업·비영리 조직이 결핍 채우기와 과잉 줄이기에 대해 의견 나눠

왼쪽부터 채성 대한적십자사 헌혈홍보팀장, 조종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팀장, 전중연 데일리임팩트 대표, 이명신 비영리거버넌스연구소 소장,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희윤 희망브리지 팀장, 이종재 PSR 대표, 김병기 아이들과미래재단 본부장, 구혜정 기자.
왼쪽부터 채성 대한적십자사 헌혈홍보팀장, 조종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팀장, 전중연 데일리임팩트 대표, 이명신 비영리거버넌스연구소 소장, 이재열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김희윤 희망브리지 팀장, 이종재 PSR 대표, 김병기 아이들과미래재단 본부장, 박현섭 SK이노베이션 팀장. 구혜정 기자.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 속 세상을 바꾸는 기여문화에 대한 포럼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기업과 재단, 정부가 생태계 발전 방향에 대해 역량을 모으자는 의견을 함께 나눴다.

공공기관사회책임연구원(PSR)과 데일리임팩트가 공동 주관하는 2022임팩트공익포럼이 '세상을 바꾸는 기여문화'를 주제로 4일 서울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렸다.

올해 5회를 맞이하는 '임팩트 공익포럼'은 ESG 시대 사회적 가치를 가치 있게 구현하기 위한 고민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대기업출연 공익법인의 투명성과 공익성을 촉구하는 사회적 요구가 커짐에 따라 취약한 공익법인 생태계를 발전시키고 건강한 기여문화 조성을 위해 전문가들이 의견을 모았다.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한 포럼은 이남식 서울예술대학교 총장의 환영사로 막을 열었다. 이 대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사회에서 기업과 재단, 정부가 역량을 모으는 것은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라며 "협력의 시대에서 각자의 역량을 바탕으로 힘을 모아 진정한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자"고 말했다.

이 총장의 환영사에 이어 이재열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이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먼저 강연에 나선 이재열 교수는 콜렉티브 임팩트 성공의 핵심 키워드로 '공공성'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공공성을 공익성, 공정성, 공민성, 공개성으로 나눠 소개했다.

공동의 이익에 기여하는 자원 투입과 배분의 공익성, 의사결정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공개성, 자원에 대한 접근과 분배에서 차별이 없는 공정성,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민성의 확보가 시스템적 실패를 줄이는 관건이라고 봤다.

이 교수는 "한국 사회는 공익성의 각 요소의 편차가 큰 국가로 이해된다"면서도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의 보여준 한국 사회의 성공적 방역 사례야말로 대표적인 콜렉티브 임팩트 사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무엇보다 그러한 과학적인 접근의 일환으로 콜렉티브 임팩트를 주목했다. 이 교수는 "콜렉티브 임팩트는 2017년 이후 중요한 논문들이 나오면서 급속히 언급 수가 늘어나기 시작했다"며 "현재는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구혜정 기자.
사진. 구혜정 기자.

이 교수에 이어 마이크 앞에 선 이명신 비영리경영연구소 소장은 '더 나은 협력을 위한 건강한 거버넌스'를 주제로 "과거와 비교해 CSR, ESG 다양한 이름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논의되는 것은 가히 대전환이라고 본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거버넌스 부문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변혁의 단계가 오늘 주제인 콜렉티브 임팩트에 해당한다“며 "기업과 비영리조직이 공동의 사업을 추진하며 새로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혁신이 생기고 있고 우리 사회를 바꾸고 변화시키고 있는 단계로 이해된다"고 설명했다.
 

기업-NGO 파트너십, 다양한 분야 사례 발표 이어져

모든 기조강연이 끝나고 기여할동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과 재단의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주제 발제는 조종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팀장, 채성 대한적십자사 팀장, 김희윤 전국재해구호협회 팀장, 김병기 아이들과미래재단 본부장, 박현섭 SK이노베이션 팀장이 참여했다.

가장 먼저 발표에 나선 조종현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팀장은 '우크라이나 구호 캠페인'을 주제로 유니세프의 활동 및 카카오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인 '같이가치'와 함께한 우크라이나 긴급 구호 캠페인 사례를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니세프는 기금구호팀은 자체 회의를 거쳐 그린라이트를 발령했다"며 "그 후 24시간 내에 랜딩 페이지를 개설해 광고와 콘텐츠로 모금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조 팀장은 유니세프한국위원회와 카카오톡의 협력에 대해 "본부로부터 상황을 보고받고 72시간 내에 모금 캠페인을 진행했다"며 "이를 위해 카카오톡 채널 ‘같이가치’와 협업을 진행해 모금 성과 확대에 박차를 가했다"고 덧붙였다.

조 팀장에 이어 단상에 오른 대한적십자사 헌혈홍보팀 채성 팀장은 '생명나눔 온택트, 레드 커넥트'라는 주제를 통해 헌혈량 증가와 사회적 기여 활동 의지를 강조했다.

이날 채 팀장은 "SKT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레드 커넥트'는 기업이 갖고 있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제공해서 사회적 성과물이 발생할 수 있도록 만든다는 데에서도 의미가 큰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대한적십자사와 SKT가 함께 만든 애플리케이션인 '레드 커넥트'는 오픈 이후 올해 3월까지 누적 사용자 124만9783명이라는 성과를 달성했다.

또 김희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희망브리지) 팀장도 산불 극복 사례를 통해 사회공헌을 위한 기여문화 확산을 강조했다.

'위기극복 사회공헌, 산불을 이겨내다'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한 김 팀장은 "'지속가능한 구조와 돌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예방-대비-대응-복구라는 체계에서의 적절한 개입과 지원을 통해 재난취약계층에 대한 재난 복지와 돌봄을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희망브리지는 1961년 전국 방송·신문사 및 사회단체들에 의해 설립된 법정구호단체다. 더불어 지난 2001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유일하게 권한을 인정받은 구호단체다. 이를 통해 △행정안전부와 공조 △17개 시도 및 247개 시·군·구와의 직접적 협의를 통해 지역과 피해자 구호가 가능하다.

희망브리지에 이어 아이들과미래재단도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김병기 아이들과미래재단 본부장은 기업사회공헌의 중요성에 대해 "과거 기업사회공헌을 외주 및 대행으로 맡기는 것이라 생각하던 시기는 지났다"며 "선진국 사회 공헌 개념과 자체적인 필요성 상승으로 이제는 기업과 기업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의 산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날 김 본부장은 신한금융과 함께하는 초등학생 돌봄 공백 해소를 위한 공동육아 사업인 '신한 꿈도담터'도 소개했다.

김 본부장은 "'신한 꿈도담터'는 생애주기에 따른 돌봄 지원 제공 및 초등학생 자녀 가진 맞벌이 부부의 이용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며 "2022년도에는 '신한 꿈도담터' 사업이 검토 및 개정을 통해 더 확대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지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주제 발표에 나선 SK이노베이션 박현섭 팀장은 '산해진미 친환경 캠페인'이란 주제를 통해 친환경 캠페인을 통한 기여문화를 설명했다.

이날 박 팀장은 "'산(山)과 바다(海)를 참(眞)으로 아름답게(美)'를 표어로 내걸고 '플로깅'을 통한 환경봉사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의 행동과 습관 부족을 느꼈다"며 "해당 캠페인을 통해 가족·지역을 넘어 전 국민에게 확산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SK이노베이션은 해당 캠페인에서 실천력을 촉진했고 업사이클링(폐기물 재활용) 및 취약계층 지원으로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
 

사진. 구혜정 기자.
사진. 구혜정 기자.

이명신 소장 "인간주도의 거버넌스가 정치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

주제 발제 후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모든 패널이 참석해 기여문화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 소장은 대다수의 비영리법인이 공익위원회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정치적 중립과 전문성 문제는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에 좌우되지 않고 인간주도의 거버넌스가 정치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교수는 SK이노베이션의 ESG위원회 설치 이후 CEO가 ESG에 대해 영향을 받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박 팀장은 "CEO가 이사회에서 ESG 경영능력을 평가받도록 되어있어 ESG의 평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경제 수익을 우선시했지만 사회적 관점에 반하는 경우 이사회에서 반려되고 있어 기존과 상반된 기업문화가 생겼음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콜렉티브 임팩트 관련 질의도 이어졌다. 이 소장은 정부의 역할에 대해 "협력의 생태계 조성이 이뤄져야 된다"며 "생태계 전반에 확신을 주는 것이 정부의 가장 큰 역할"이라고 답했다.

이어 "정부의 법안 자체가 생태계의 촉진 및 활성화보다는 규제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또 CSR 담당 부서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며 "예전부터 논의는 있었으나 진전이 없는 상태"라고 호소했다.

"과거 비영리 스타트업에서 일했는데 '파트너십이 진짜 파트너십인가?'라는 의문이 들었다"는 청중 질문에 대해 패널들은 "진정한 파트너로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려면 비영리가 자신의 역량을 더 향상시키는 데에 주력을 해야 한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영리 특유의 현장성, 역량성 때문에 파트너십을 맺었으나 생각보다 전문성이 다소 부족한 것은 보완해야 될 부분"이라며 "비영리 본인의 업무에 충실하고 역량을 기르는 것이 수평적 관계를 맺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포럼을 마무리했다.

한편 포럼을 공동 주관한 PSR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건강한 기여문화위원회를 중심으로 기업과 시민사회의 다양한 협력 사례 발굴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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