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로 일평균 폐기물·플라스틱 쓰레기 대폭 늘어
물품기부·다회용 컵사용 등 폐기물 제로화 위한 사회공헌 활발
사회공헌과 함께 제품 생산 과정 감축 폐기물 감축도 고려해야

SK텔레콤이 다회용컵 반납을 위해 설치한 AI반납기 사진. SK텔레콤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최근 플라스틱 폐기물이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일상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활동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일련의 단순 일회성 사회공헌활동 수준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들이 제품 설계나 생산과정에서 실질적인 폐기물 절감에 나서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온실가스 혹은 폐기물 감축 또한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일 환경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에 따라 배달과 택배주문이 늘어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를 중심으로 폐기물은 역대급으로 증가했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20년 일평균 폐기물 발생량은 54만 872톤으로 전년 대비(49만 4,738톤) 8.8% 늘어나면서 역대최고 증가세를 보였다.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도 2016년 110g에서 2020년 236g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이처럼 폐기물 증가와 함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또한 중요해지면서 ‘환경’ 관련 사회공헌활동에 나서는 기업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그 과정에서 일상에서 플라스틱이나 의류 등 폐기물 사용을 줄이거나, 재사용, 재활용해 쓰레기 배출을 ‘0’에 가깝게 맞추자는 ‘제로웨이스트’ 활동 또한 사회공헌의 화두로 떠올랐다.

넥센타이어는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임직원들이 의류, 책, 가전제품 등을 기부해 폐기물을 줄이는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넥센타이어 임직원들은 물품을 기부하면서 재사용품들을 폐기하지 않고 판매해 폐기물도 줄였다.

기업과 기관이 손잡고 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컵 ‘재사용’ 문화 장려를 위한 민관연합체를 구성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40여 개 정부·지자체·기업과 손잡고 카페 내 다회용 컵 사용 확대를 위한 ‘해빗에코얼라이언스(ha:bit eco alliance)’를 운영하고 있다.

해빗에코얼라이언스는 ICT솔루션을 활용한 다회용 컵 생산과 제공, 회수, 재활용을 위한 자원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다회용컵을 구분하는 AI 기술이 적용된 무인반납기와 전용 애플리케이션 ‘해피해빗’을 활용했다. 또한 SK텔레콤의 분석기술을 활용해 다회용컵 사용지역과 최적의 무인반납기 위치를 선정하기도 했다.

이 프로젝트는 커피전문점에서 다회용 컵을 제공하고 사용된 컵은 매장과 다중이용시설에 설치된 무인반납기에서 회수 및 7단계 공정에 거쳐 위생적으로 세척해 재공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실제 지난 2021년부터 제주 지역 스타벅스 매장과 일부카페에서 해빗에코얼라이언스의 일환인 ‘에코제주 프로젝트’가 실시됐고, 서울에서도 제휴처를 600여 개 카페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상 속에서 플라스틱 용기 사용을 줄이는 노력도 나타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리필스테이션을 도입해 소비자와 함께 플라스틱 폐기물 감축에 동참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업계 최초로 세탁세제와 섬유유연제 용기 재사용을 장려하는 리필스테이션을 일부 매장에 설치했다. 전용 리필 용기에 친환경 세제나 섬유 유연제를 구매하고, 충전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었다.

신세계백화점 내 리필스테이션을 이용 중인 고객 사진. 신세계백화점

아모레퍼시픽도 아모레스토어 광교 매장에서 샴푸와 바디워시 제품을 코코넛 껍질로 만든 리필용기에 담아갈 수 있도록 리필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리필스테이션에서 판매하는 바디워시 등 상품은 친환경적일 뿐 아니라 비용 측면에서도 일반상품보다 저렴하다.

롯데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자원선순환 프로젝트인 ‘프로젝트 루프’를 통해 폐폐트병을 활용해 재활용 원단을 만들고, 이를 활용해 친환경 가방, 신발, 재킷 등 의류를 생산했다. 또한 소셜벤처, 사회적기업 등 여러 업체들과 협업해 폐페트병 수거 문화 개선과 재활용 확산에도 나섰다.

전문가들은 제로웨이스트 사회공헌활동의 핵심은 제품 상태를 변형 없이 다시 사용하는 ‘재사용’이며, 기업들이 단순 일회성 사회공헌활동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생산단계부터 폐기물 저감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환경단체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제로웨이스트의 최종목표는 폐기물을 줄이고, 모든 제품을 재사용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며 “기업들이 사회공헌에서 나아가 설계와 생산단계부터 재사용을 고려해 제품을 제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진석 이노소셜랩 연구위원은 “이제는 소비자뿐 아니라 제품 생산자인 기업에게도 책임을 지게 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변화하고 있기에 과대포장이나 일회용 플라스틱과 같은 생산시스템 내 변화가 필요하다”며 “만약 비즈니스 측면에서 폐기물 배출과 같은 문제점을 보완하지 않고, 사회공헌 차원에서만 제로웨이스트 활동을 펼친다면 그린워싱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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