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모두 인사 개편 마무리…승진폭 확대 및 여성 임원 발탁 등

공통목표는 IRA 대비 북미 시장 확대…내년 불확실해 접근법은 차이

(위부터)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기업이미지(CI). 사진.각사 홈페이지
(위부터)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기업이미지(CI). 사진.각 사 홈페이지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가 전년 대비 공격적 성격을 띤 인사 개편을 통해 오는 2023년 글로벌 2차전지 시장에서의 격전을 예고했다.

지난 2021년과 같은 거물급 발탁 인사는 없었으나, 3사가 모두 인사 규모 확대 및 여성 임원 승진 등 차별성을 뒀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로 인해 진입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미국 전기자동차 시장 진입 및 글로벌 시장 비중 확대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는 지난 6일 삼성SDI의 정기 임원인사를 마지막으로 모두 오는 2023년 인사 작업을 마무리했다.

전년도에는 세계적으로 2차전지의 중요도가 급상승한 만큼 능력이 검증된 외부 인사들을 끌어와 배터리 분야 선점 및 영향력 증대를 꾀했다면, 올해는 안정성을 지키면서도 인사 규모 양적확대와 여성임원 파격 발탁으로 확장 또한 염두에 뒀다.

(왼쪽부터),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신임 사장, 고주영 삼성SDI 신임 부사장, 최영찬 SK온 신임 사장. 사진.각 사
(왼쪽부터),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신임 사장, 고주영 삼성SDI 신임 부사장, 최영찬 SK온 신임 사장. 사진.각 사

우선 LG엔솔은 조직·제품·경영진 다양성 강화를 동시에 꾀하는 모습이다.

올해 총 29명의 인사승진으로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승진 규모가 확대됐다.

전무 1명과 상무급 14명에 그쳤던 전년 대비 올해는 △사장 1명 △부사장 1명 △수석연구위원 1명 △수석전무위원 1명이 승진하며 양적인 부분에서만이 아닌 질적으로도 폭넓게 보강됐다.

특히 김동명 사장 승진자의 경우 지난 1998년 배터리 연구센터 입사를 시작으로 R&D·생산·상품기획·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을 경험한 인재이기도 하다.

삼성SDI는 고주영 상무의 승진으로 사상 첫 40대·최연소(45세) 여성 부사장을 맞게 됐다.

삼성SDI 측은 “차세대 제품 로드맵 구축과 신규 고객 확보를 주도해온 고 부사장의 능력을 높게 사 과감한 발탁을 결정했다”라고 선임 배경을 밝혔다.

여기에 기능별 전문성·성장성이 뛰어난 역량 있는 차세대 리더들을 연령·연차에 상관없이 과감하게 발굴해 사업 경쟁력 강화 및 글로벌 사업의 안정적 성장을 꾀했다는 것이 삼성SDI 측의 설명이다.

SK온의 경우 여전히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타개하고 안정성을 더하기 위해 경영 및 재무관리 전문가를 수뇌부로 발탁한 모습이다.

최영찬 SK온 신임 사장은 지난 1994년 한국이동통신(현 SK텔레콤)에 입사해 기업사업전략본부장을 역임한 경영관리 전문가다. 이후 SK그룹 비서2실장·비서실장을 지내기도 하며 최태원 회장과 최재원 부회장을 보좌해온 만큼 SK그룹의 실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이외 9명의 승진자 중 7명이 제조 부문 담당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역점은 기술개발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미국 국회의사당 전경과 미국 국기. 사진.이미지투데이

3사 모두 인사 방향은 조금씩 다르지만 가장 큰 과제는 미국 IRA 적용을 대비해 북미 시장을 비롯한 해외 매출을 증대한다는 목적성이 같다.

배터리업계 전문가는 데일리임팩트에 “미국 시장의 성장률은 굉장히 높다”라며 “내년 중국이나 유럽 배터리 시장이 20% 전후의 성장세가 예측되는 반면 미국은 성장률이 거의 40%에 육박할 정도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판매된 북미 전기차(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및 하이브리드 차량 포함)의 배터리 사용량은 56.4기가와트시(GWh)로 작년 동기보다 61% 증가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도 나쁘지 않다. 글로벌 점유율 2위인 LG엔솔의 북미 점유율은 18%로 테슬라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인 일본 파나소닉(48%)에 밀린 2위에 자리했다. SK온과 삼성SDI는 각각 4위(10%)와 5위(8%)를 차지했다.

이러한 상승세에 SNE리서치는 한국 배터리 3사의 오는 2030년 북미 시장 점유율 전망치를 IRA 발표 전 42%에서 발표 후 68%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현재 3사는 모두 북미 지역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는 등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3사의 인사 방향 역시 각자의 북미 시장 전략에 시너지가 나오는 방향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북미 시장에 집중하고 공을 들이겠다는 의지가 업계 전반에서 보이는 만큼 지난번 인사부터는 북미 시장에 좀 더 셋업이나 신규투자를 안정화하는 데 힘이 쏠리는 모습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업계 전반에 사업적 성장이 있었지만 앞으로 IRA를 포함해 더 많은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배터리 산업 시장 성장성이 이견이 없는 만큼, 조직을 장기적으로 주도면밀히 이끌어나가기 위해 자동차 전지와 원통형 전지, 스마트 배터리 이슈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세분화되고 디테일한 운영을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3사별로 인사 방점이 조금씩 다른 데 대해서는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올인' 전략은 위험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복수의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미국 시장이 중요하다 해서 그 쪽에만 인원을 할애할 수는 없다”라며 “이번 인사가 북미만을 겨냥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인 R&D(기술 개발) 및 생산 역량 강화를 통해 지역별로 자연스레 영향력 강화를 꾀했다고 보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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