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운전 업계, "카카오 상생안, 허울뿐... 시장지배 야망 여전"

카카오, 업계 동의 후 인수 진행…현재는 모든 인수 검토 중단

카카오모빌리티 관련 사진. 구혜정 사진기자
카카오모빌리티 관련 사진. 구혜정 사진기자

[데일리임팩트 최문정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전화 대리운전 업체 2곳을 추가로 인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카카오가 플랫폼 침투력을 앞세워 ‘골목상권’을 침해한다는 논란을 빚은 와중 진행된 인수인만큼 관련 업계의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29일 대리운전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8월 대리운전업체 2곳을 추가로 인수했다. 지난 7월 ‘1577 대리운전’을 운영하는 코리아드라이브와 신규 합작법인 ‘케이드라이브’를 설립하며 전화대리 호출 시장에 본격 진출한 데 이은 추가 인수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해당 업체의 이름과 인수가는 공유하지 않았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 꽃배달·대리운전·택시사업 등에 진출해 여론의 지탄을 받아왔다. 대기업으로 덩치가 커진 카카오가 전형적인 골목상권 사업으로 여겨지는 영역까지 진출했다는 점에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14일 “최근 각계에서 전해주신 우려의 목소리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상생 플랫폼 구축, 골목상권 논란 사업 철수, 파트너 지원 확대 등을 포함한 사회적 책임 강화 방안을 강구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리운전업계와의 상생 역시 약속했다.

그러나 상생안이 발표 된지 불과 2주 만에 불거진 추가 업체 인수 소식에 관련 업계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 8월 26일 동반성장위원회와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등과 상생 간담회까지 열었던 만큼, 이번 인수가 소상공인을 기만한 행위라는 비판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이날 오후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와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등 5개 단체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소상공인연합회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어 카카오의 모빌리티 시장 독점 중단을 촉구했다.

장유진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회장은 “협의 테이블에서 연합회가 추가 인수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지만 카카오는 또다시 인수확장 정책을 펼쳤다”며 "허울 뿐인 상생기금과 수수료 인하 정책으로 시장 지배자가 되겠다는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회사 인수에 대해서는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와 사전에 논의했으며, 인수 시점 역시 동반위와의 간담회 이전이라는 설명이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대리운전 업체 2곳의 인수 시점은 지난 8월이었다”며 “이 인수는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에 사전안내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대리운전 콜 업체들이 카카오모빌리티에 매도 의사를 밝혀오고 있다”며 “다만, 연합회가 이달 초 동반위를 통해 인수 중단을 요구한 후에는 모든 검토를 전면 중단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증인으로 채택됐다. 택시·대리운전 등 기존 업계와의 마찰에 대한 질의를 받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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