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여의도 한양 재건축 수주전 '승리'
포스코이앤씨 거침없는 수주 행진...향후 전략은?
하반기 압구정 재건축 수주전도 '눈길'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사진 = 한나연 기자
여의도 한양아파트 전경./ 사진 = 한나연 기자

[데일리임팩트 한나연 기자] '여의도 재건축 1호’ 한양아파트 재건축 사업에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치열한 대결을 펼친 끝에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가져가게 됐다. 알짜 사업장을 둘러싼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경쟁이 연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현대건설이 도시정비 신규 수주 1위를 유지할지, 신흥 강자로 떠오른 포스코이앤씨가 추격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여의도 한양 시공권, 현대건설 품으로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3일 여의도 한양아파트 시공사 선정 조합원 총회에서 투표원 548명 중 314표(57.3%)를 얻어 포스코이앤씨를 제치고 시공사에 선정됐다.

현대건설이 자사 하이엔드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내걸면서 여의도 한양의 새 단지명은 '디에이치 여의도퍼스트'가 됐다. 나아가 기존 588가구 아파트에서 최고 56층, 총 992가구 아파트로 지어지게 됐다. 현대건설은 수주전 승리를 위해 확정 공사비(3.3㎡당 824만원)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포스코이앤씨는 현대건설보다 낮은 공사비(3.3㎡당 798만원)를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배를 마셨다.

특히 확정 공사비 외에도 동일 평형 입주민에게 분담금 0원, 즉 100% 환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통한 소유주 이익 극대화 전략을 펼치면서 현대건설이 시공권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윤영준 대표도 재건축 현장을 방문하며 힘을 실었다. 지난 2021년 대표이사직에 올라 올해 연임에 성공한 윤 대표는 시공사 선정 투표 이전, 경쟁 중인 사업장에 직접 방문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진정성이 소유주들에게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거침없는 수주 행보 보인 포스코이앤씨...향후 전략은?

전중선 사장 취임 후 첫 수주전이었던 포스코이앤씨도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와 함께 700만원대의 낮은 공사비를 내세웠다. 또 일반 분양 수입이 발생하면 소유주들에게 환급금을 지급하고, 사업비 대출을 은행에 먼저 상환한 이후에 공사비를 받는 조건을 제안하며 강력한 수주 의지를 드러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승리를 가져가면서 포스코이앤씨가 여의도에는 깃발을 꽂지 못했지만 최근 거침없는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점은 분명하다.

실제 포스코이앤씨는 지난주 노량진1구역 재정비촉진구역 조합 회의에서 수의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비 1조원에 달하는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하는가 하면 '고양 별빛마을 8단지 리모델링'과 ‘금정역 산본1동 재개발’ 등을 잇달아 수주하며 신흥 강자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4조5988억원으로 현대건설(4조6122억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연이은 수주 성공으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포스코이앤씨의 행보가 올해도 순탄하게 이어질 것으로 점쳤으나 이번 한양 수주전으로 제동이 가해져 왕좌 자리를 두고 양사의 경쟁 구도가 또 다시 성립됐다.

끝나지 않은 정비사업 경쟁...강남 노린다

현재 건설사들이 공을 들이고 있는 수주지역은 압구정 재건축 구역이다. 애초에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가 여의도 한양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건 여의도가 가진 입지와 상징성이 브랜드 홍보 및 향후 핵심 사업지 수주에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이에 현대건설이 향후 압구정 재건축 수주에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금리, 공사비 급증 등 건설 경기 침체로 입지 프리미엄이나 대규모 단지 등 사업성이 보장되는 '대어' 사업장에서만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압구정은 ‘강남부촌’이라는 상징성이 높다. 그만큼 해당 구역에서의 수주 성과가 향후 수주력 및 브랜드 이미지에 크게 작용하기에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압구정 전담 TF(태스크포스)팀을 신설하고, 신사동에 디에이치 갤러리를 신축해 아파트 소유주 대상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물밑 작업에 들어갔다. 또 송파 가락삼익맨숀 재건축과 한남4구역 재개발, 신반포2차 재건축 수주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여의도·반포·한남·압구정까지 이어지는 한강 변에 '디에이치' 타운을 조성하는 ‘한강변 H벨트’ 계획에 한층 더 나아가겠다는 방침이다.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소재 ‘오티에르 방배’ 조감도. 사진.포스코건설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서울시 서초구 방배동 소재 ‘오티에르 방배’ 조감도. 사진.포스코건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수주전에 ‘오티에르’를 내세우며 브랜드 인지도를 끌어 올렸지만 향후 사업지를 늘려나가려면 추가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안팎의 지적이다. 주거 브랜드인 더샵에 이어 지난 2022년 오티에르를 내놓으면서 현재 △방배 신동아 재건축 △신반포 18차 재건축 △신반포 21차 재건축 △촉진 2-1구역 재개발에 '오티에르'가 적용됐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이번 수주전에서 포스코이앤씨가 승리하진 못했지만 향후 다른 사업장을 수주하는 데 있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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