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하는 펫보험 시장, 정부 지원도 뒷받침
삼성화재 등 자회사 설립 착수, DB손보도 검토
車사고 '위로금 특약' 등 상품 종류도 다양

사진=심민현 기자
사진=심민현 기자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저출산·저성장 여파로 기존 보험 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보험사들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가운데 특히 반려동물보험(펫보험)이 각광받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데다 정부 역시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관련 제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향후 시장이 커질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보험사들은 이에 발맞춰 펫보험 자회사 설립을 추진하는 한편 반려인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신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펫보험 시장 급성장...정부 지원도 '탄탄'

2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펫보험 가입 건수는 7만1896건으로 2018년 7005건의10배 수준으로 늘었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 총액도 287억5000만원으로 같은 기간 25배 이상 증가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이 2020년 3조4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엔 6조원대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향후 펫보험 시장이 더욱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도 탄탄한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반려견 6마리를 키우고 있는 반려인이기도 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반려동물보험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펫보험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진입을 허용했다.

신규로 진입하는 보험사는 인가 조건(재무 건전성 등)을 심사하고 기존 보험사는 기존 판매 중인 상품을 판매 중단하는 조건으로, 자회사 방식으로 진입을 허용할 방침이다.

(왼쪽부터)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본사/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삼성화재, KB손해보험 본사/사진=각 사 제공

주요 보험사들 펫보험 시장 선점 위해 '분주'

실제 삼성화재 등은 펫보험 자회사 설립을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펫보험 지분투자를 포함해 전문 자회사 설립 등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 팀을 설치했다. 사명은 기존 삼성화재와 다른 펫보험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결정될 전망이다. 삼성화재 외에 DB손해보험도 펫보험 자회사 설립과 관련해 검토에 들어갔다. 

이밖에 파우치보험준비법인(파우치)은 국내 최초로 펫보험 특화 목적을 갖고 설립됐다. 파우치의 수장은 메리츠화재 펫보험 상품 '펫퍼민트'를 개발한 서윤석 대표다. 파우치는 설립과 동시에 패스트트랙아시아로부터 8억5000만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펫 전문 보험사 신규 설립 인가를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자회사 설립은 아니지만 KB손해보험도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에서 펫보험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신상품 개발 뿐만 아니라 다른 산업군과의 협업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6월 업계 최초로 자기부담금을 없앤 'KB 금쪽같은 펫보험'을 선보이며 펫보험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펫보험 상품의 종류도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다. DB손해보험과 AXA손해보험은 차에 탄 반려동물이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쳤을 때 위로금을 지급하는 반려동물 교통사고 위로금 특약(특별약관)을 최근 출시했다. 

그동안 차에 탄 반려동물이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치면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했다. 기존 자동차보험에서는 자동차 사고로 반려동물이 죽거나 다친 경우 물적 손해로 간주해 가해차량 자동차보험의 대물배상 담보로 보상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반려동물 소유자는 가해차량의 과실 정도에 따라 제한된 보상만 받을 수 있으며 만약 운전자 본인 과실로 사고가 발생한 경우 보상을 받을 수 없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했다. 

하지만 반려동물 교통사고 위로금 특약에 가입하면 반려인은 사망 시 '상실위로금'을 최대 100만원(이하 기본형 플랜 가입 기준), 부상 시 '부상위로금'을 최대 50만원 받는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반려동물을 동반해 자가용을 이용하는 운전자가 반려동물 피해에 대비하고자 한다면 이러한 전용 특약을 가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지난해 9월 만성질환이있거나 큰 병으로 아팠던 반려동물도 부담보로 가입할 수 있도록 앞서 6월 출시한 'KB 금쪽같은 펫보험'의 인수 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도 했다. 기존에는 병력이 있는 강아지와 고양이는 펫보험 가입이 제한됐던 것과 달리 KB손해보험은 과거 병력을 고지하면 질병과 연관된 부위만 보장에서 제외하는 부담보 인수를 신설해 가입 문턱을 낮췄다.

대형 손해보험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정부의 제도 개선이 현실화되면서 각 보험사들이 펫보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반려동물 관련 시장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할 수밖에 없기에 펫보험은 보험사의 주요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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