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후불제 도입' 가능성 주목
신한카드, 서울시와 관련 MOU 체결

기후동행카드/사진=서울시 제공
기후동행카드/사진=서울시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출시 이후 누적 43만장이 판매되는 등 초기 흥행에 성공하면서 향후 이러한 기후동행카드의 확산세가 신용카드 수요 및 수익성 등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재 현금 충전만 가능한 기후동행카드에 신용카드 후불제 시스템을 도입할 뜻을 밝히면서, 기후동행카드를 둘러싼 업계의 기대감도 점차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는 출시 첫 날인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약 43만장이 판매됐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선보이는 무제한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으로 월 6만원대에 서울 시내에서 지하철, 버스, 따릉이 등 각종 대중교통을 무제한으로 탑승할 수 있다. 서울시는 6월까지 시범운영 기간을 거친 뒤 정식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기후동행카드는 향후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가 인천‧김포‧군포‧과천 등 인근 지방자치단체와 기후동행카드 확대 적용을 논의하고 있는 탓이다.

특히, 기후동행카드는 MZ세대의 절대적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구매자 비율 중 2~30대가 약 56%를 차지할 정도다. 

사실, 그동안 기존 카드사들은 기후동행카드의 흥행을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다.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업황 악화의 돌파구로 MZ세대 공략에 힘쓰고 있는 와중에 이같은 기후동행카드의 흥행이 교통카드를 통한 MZ고객유인 효과의 감소로 이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대형 카드사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교통카드 서비스 자체는 큰 수익성이 없지만 교통카드를 사용함으로써 다른 사용처에서도 카드를 쓸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선 포기할 수 없는 사업"이라며 "기후동행카드의 등장으로 그 효과가 다소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기후동행카드는 현재 지하철 역사 내 충전단말기에서 현금 충전만 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기후동행카드의 신용카드 후불제 시스템 도입이 가시화되면서 카드사의 이 같은 고민은 오래 가지 않을 전망이다. 현금 사용이 익숙치 않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후불제 도입에 대한 지속적인 민원이 제기되자 서울시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9일 현장 점검을 통해 "기후동행카드 충전 시 꼭 현금을 써야 하는 불편 해결을 요청하는 시민이 많다"며 "서두르면 아마 4월 정도에 (신용카드를 이용한 충전이) 가능할 것 같다. 신용카드 후불제 시스템도 도입해 (기후동행카드를)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카드사들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서울시와 함께 기후동행카드 사업 협력 강화에 나서는 등 기후동행카드 인기를 활용한 고객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미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서울시와 협업을 약속한 상태다.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신한카드와 기후동행카드 사업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오는 4월부터 수수료 부담 없이 신한카드 체크카드·신용카드 등으로 요금을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다만 신한카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아직 기후동행카드의 신용카드 후불제 시스템 도입 관련해서 논의가 오간 건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