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행장, 갑진년 목표로 영업력 강화 천명
영업력 강화 조직개편-기업금융 전문가 전면 배치
영업력 지표 아쉬움 속, 올해 개선에 '주목'

사진=신한은행
사진=신한은행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갑진년(甲辰年) 새해를 맞아 '용띠'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올 한해 경영 키워드로 ‘영업력 강화’를 꺼내 들어 눈길을 끈다. 특히 지난해 리딩뱅크 탈환에 고배를 마신 신한은행이 연말 인사 및 조직개편을 통해 영업 부문 강화에 집중하겠단 뜻을 분명히 한 만큼 정 행장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신한은행 이브닝플러스 / 사진=신한은행
신한은행 이브닝플러스 / 사진=신한은행

조직개편 키워드는 ‘영업력 강화’

3일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연말이 진행된 신한은행의 조직개편의 키워드 중 하나는 바로 ‘영업력’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몰입’ 조직으로의 전환을 시도,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영업지원부문’과 대면‧비대면을 총괄하는 ‘채널부문’을 신설했다.

‘영업지원부문’은 고객에게 필요한 금융‧비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이를 위해 기존 개인그룹, 기업그룹 등을 통합해 고객솔루션그룹을 신설하고, 디지털솔루션그룹을 해당 부문에 편제해 데이터에 기반한 고객 솔루션을 창출할 예정이다.

‘채널부문’은 대면‧비대면채널 구분 없이 다양한 솔루션을 고객에게 가장 편안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을 핵심 역할로 한다. 영업채널을 4개 영업그룹으로 구분해 편제하고 전문성과 영업추진 역량을 강화했다.

이와 더불어 대면‧비대면채널을 연결해 고객에게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고 유지할 수 있도록 ‘채널지원본부’도 신설했다.

이밖에 자본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련 조직을 연결하는 ‘자본시장부문’도 신설했다. 향후 인공지능(AI)이 데이터 기반의 금융솔루션을 창출하고 업무 자동화에 기여하는 등 중요성이 높아질 것을 염두에 두고 이와 관련한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디지털솔루션 그룹 내 ‘AI연구소’도 신설했다.

영업력 강화와 관련된 신한은행의 의지는 인사에서도 드러난다. 이번에 신설된 고객솔루션그룹장으로 선임된 김광수 그룹장은 인천본부장, 기관영업2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행내에서도 영업력에 강점을 가진 인사로 평가받는다.

또 여신그룹장으로 발탁된 강명규 그룹장(부행장)은 최근까지 대기업강남영업본부장을 역임한 인물로 IB(투자은행), 대기업 영업·심사 부문에서 경험을 쌓은 기업여신 전문가로 분류된다.

정상혁 신한은행장 / 사진=신한은행
정상혁 신한은행장 / 사진=신한은행

임기 1년 차, 성과 속 영업지표는 '아쉬워'

이번 신한은행의 조직개편 및 인사는 사실상 '정상혁 체제'의 완성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3월 전임 행장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별도의 취임식도 없이 행장에 오른 정 행장은 이후 큰 틀에서 기존 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경영에 임해왔다.

그리고 임기 2년차를 앞두고 단행한 정 행장 주도의 인사 및 조직개편은 본인의 경영전략을 보다 구체화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특히 1964년생인 정 행장은 국내 5대 시중은행장 중 유일한 ‘용띠’ 행장이다. 갑진년 용의 해를 맞아 용띠인 정 행장의 행보에 유독 관심이 가는 것 또한 이같은 배경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용띠 행장’인 정 행장이 앞서 언급했듯 영업력 강화를 내부 변화의 핵심 키워드로 내세웠다는 점은 주목해 볼 부분이다. 리딩뱅크 탈환 및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영업력 강화가 우선시돼야 한다는 정 행장의 판단이 이번 연말 인사‧조직개편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영업력 지표는 타 은행 대비 다소 아쉬운 수준이다. 물론 주요 시장조사기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해에도 신한은행은 KB국민은행에 이어 5대 시중은행 중 당기순익 기준 2위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22년 하나은행, KB국민은행에 이은 3위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1년 새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린 다소 고무적인 성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영업력 지표에서는 이와 다른 흐름이 포착된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충당금적립전이익(이하 충전이익)은 3조51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가량 증가했다.

충전이익은 충당금을 제외한 영업이익을 의미하는데, 통상적으로 은행 내 순수영업력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로 활용된다.

수치상으로는 견조한 수준이지만, 신한은행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폭(3.1%)은 5대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충전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8% 증가했고, KB국민은행도 26.7% 수준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신한은행보다 충전이익이 작았던 우리은행(3조3010억원)도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6.2%를 기록, 신한은행의 성장폭보다 3%p 가량 높았다.

'상생금융 간담회'에 함께 하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 /사진=신한은행.
'상생금융 간담회'에 함께 하고 있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과 정상혁 신한은행장(왼쪽). /사진=신한은행.

‘용띠 행장’ 정상혁, 영업력 강화 성공할까

무엇보다 최근 리딩뱅크 경쟁 구도를 흔들고 있는 하나은행의 추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기업대출을 포함한 기업영업 부문의 경우, 이미 상당 부분 신한은행을 넘어선 지표도 공개되면서 당장 신한은행의 당면 과제로까지 부상하는 흐름이다.

실제로 지난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195조1035억원 수준으로 하나은행의 기업대출(206조5369억원) 잔액 대비 11조원 이상 낮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 또한 신한은행의 경우 4.9조원 가량으로 하나은행(19.6조원)의 25% 수준에 머물러있다.

이밖에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의 자기자본순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은 각각 10.02%와 0.65%로 하나은행의 ROE(11.85%), ROA(0.75%)보다 낮았다. 전년 동기 대비 모두 개선된 지표를 받아든 하나은행과 달리, 신한은행의 ROE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물론, 순이자마진(NIM) 측면에서는 3분기 기준 1.62%로 하나은행과 동일한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올해 긴축 종료에 따른 은행권 전반적인 NIM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이 또한 긴장의 끈을 놓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신한은행이 앞세운 영업력 강화 전략이 지난 2022년 이후 2년 만의 리딩뱅크 재탈환 여부를 가늠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뿐 아니라 대다수 은행이 기업 여신 중심의 영업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전략의 차별화 여부가 결국 성패를 가늠할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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