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 연구원, 19일 엑사원 2.0 모델 선보여
전문문헌 4500만건과 이미지 3억5천만장 학습
고객 맞춤형 설계 가능...신소재·신약 개발까지
배경훈 원장 "엑사원, 전문성과 신뢰성 높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초거대 멀티모달 AI인 엑사원(EXAONE) 2.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초거대 멀티모달 AI인 엑사원(EXAONE) 2.0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까?" (시연자)

 "AI는 저부가가치나 반복적인 텍스트 같은 일은 대체할 수 있다. AI는 자동화 관점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지만 인간을 대체하는 게 아니다" (AI 엑사원 2.0)

LG AI연구원이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AI) 엑사원이 시연자의 질문에 관련 영어 논문 2개를 검토해 간결한 답을 내놓은 시간은 수 초에 불과했다. 질문에 대한 근거와 논문의 핵심 내용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한 화면에 정리돼서 보여졌다.

LG AI연구원이 19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초거대 멀티 모달 인공지능(AI) 엑사원2.0 모델을 공개했다. 멀티 모달(Multi Modal)은 여러가지 형태와 의미로 컴퓨터와 대화하는 환경을 의미한다.  모달은 모랄리티(moldality, 양식이나 양상)의 줄임말이다. 멀티 모달 기능을 수행한다고 하면 텍스트와 음성, 이미지, 영상 등 서로 다른 양식의 데이터를 자유자재로 이해하고 변환할 수 있어 사람처럼 생각하며 추론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LG AI 토크 콘서트 2023이라는 이름으로 개최된 이날 행사에는 언어와 이미지를 학습한 엑사원 2.0의 다양한 기술적 성과와 시연회가 진행됐다. LG는 엑사원 2.0이 기존 생성형 AI열풍을 불러 일으킨 챗GPT가 지닌 고비용 문제와 할루시네이션으로 불리는 허위 정보 한계를 보완하고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전문성과 신뢰성을 갖춰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엑사원 2.0의 강점은 특허 논문 등 약 4500만건의 전문 문헌과 3억5000만장의 이미지를 학습한 멀티모달이라는 점이다. 이날 토크 콘서트에 참석한 이화영 AI비즈 개발 유닛장은 "일반 AI는 오픈 데이터를 입력해 학습시키는데 전문 AI 만들 때는 전문 데이터를 많이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4500만건은 글로벌 최고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기존 모델 대비 학습 데이터 양을 4배 이상 늘려 성능을 높이는 한편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 이해하고 답변하는 이중 언어 모델을 적용했다. 때문에 화학·바이오·제약·의료·금융·특허 등 전문성이 요구되는 다양한 산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배경훈 LG AI연구원장도 이 같은 점에서 엑사원이 다른 생성형 AI와 차별화된다고 강조했다. 

배 원장은 "생성형 AI가 이슈였지만 전 세계적으로 실제 산업 현장과 결합해 성공한 사례는 아직 없다. 따라서 실제로 AI가 의미있게 적용돼 성공사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LG는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내놓기 위해 계속 기술 고도화를 진행했고 화학·전자·CNS 등 계열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배 원장은 "챗GPT는 상식이나 일반적 상황에 대한 답변을 하는데 반해 엑사원의 유니버스 플랫폼은 전문적이고 신뢰성 있는 인사이트를 제공한다"라며 "전문 문헌, 최신지식 기반으로 종합적 추론과 논리사고가 가능한 모델을 개발해 사실에 근거한 답변을 생성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챗GPT같은 기존 생성형 AI는 주어진 데이터나 맥락과 상관없는 잘못된 정보나 가짜 정보를 결과로 도출할 수 있다는 문제를 지적받아 왔다. 이와 관련 최정규 멀티모델 AI그룹장은 "엑사원은 처음부터 질문한 내용과 유사한 문서를 찾아오고 그 안에서 필요한 정보를 이해하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해 구조적으로는 할루시네이션 문제를 해결했다"면서도 "다만 전문가들이 엑사원이 생성한 답변과 근거를 확인하며 판단하는 과정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연구원들이 초거대 멀티모달 AI인 엑사원(EXAONE) 2.0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황재희 기자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서 연구원들이 초거대 멀티모달 AI인 엑사원(EXAONE) 2.0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황재희 기자

이번에 소개된 엑사원 2.0은 앞서 LG AI연구원이 2021년 12월 공개했던 모델과 동일한 성능을 유지하면서 비용과 효율성 측면에서 훨씬 업그레이드 됐다. 먼저 엑사원 2.0 언어 모델은 추론 시간은 25%, 메모리 사용량은 70% 단축해 결과적으로 비용을 약 78% 절감했다. 또 언어와 이미지 양방향 생성이 가능한 멀티모달 모델은 이미지 생성 품질을 높이기 위해 메모리 사용량이 기존 모델 대비 2배 늘어났지만 추론 처리 시간을 83% 단축해 약 66%의 비용 절감을 이뤄냈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각 기업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엑사원 2.0의 강점이다. 이날 발표된 사례에 따르면 엑사원은 LG전자 AI컨텍센터(AICC)에 적용해 고객과의 상담내용을 분석요약하고 적합한 답변을 추천해주는가 하면 LG생활건강의 화장품 패키지 이미지를 디자인하거나 제품 이미지를 보고 이에 맞는 광고 문구를 창작하기도 한다. 

이날 LG AI 토크 콘서트에서는 엑사원 3대 플랫폼인 유니버스·디스커버리·아틀리에를 이해할 수 있도록 실제 AI 기술 시연회도 열렸다.

먼저 전문가용 대화형 AI플랫폼인 엑사원 유니버스는 질문에 대한 답을 사전에 학습한 데이터는 물론 각 도메인별 최신 전문 데이터까지 포함해 근거를 찾아내며 추론 과정을 거쳐 한글 또는 영어로 답변을 생성해낸다. 

두번째로 엑사원 디스커버리는 화학과 바이오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논문 등 텍스트 외에 분자구조·수식·테이블 등 비텍스트 정보까지 AI가 읽고 학습할 수 있도록 심층 문서 이해(DDU)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한세희 소재 인텔리전스 랩장은 이날 "화학, 바이오 등의 분야에서 신약이나 신소재를 개발할 때 보통 이전 논문을 검토하고 새로운 분자 합성 실험을 하는데 이제는 AI가 원하는 소재를 설계하고 예측해줄 뿐 아니라 수 개월간의 실험을 단 몇 분만에 끝내는 등 빠른 결과를 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미지를 언어로, 언어를 이미지로 창의적으로 변환해주는 엑사원 아틀리에도 소개됐다. 가령 LG생건의 뷰티 브랜드 숨37 히든오션 제품의 패키지 디자인은 아틀리에가 제작한 이미지를 입혀 출시됐다. 반대로 해당 화장품 사진을 넣고 마케팅 문구를 생성해달라는 주문을 넣으면 아틀리에는 수 초만에 문구를 만들어낸다.  

아틀리에 개발을 주도한 김승환 비전 랩장은 "캡셔닝 기능을 통해 AI가 사람의 인지 시각처럼 다양한 이미지를 봤을 때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텍스트로 설명할 수 있다"라며 "엑사원의 이미지 이해 기술은 사람처럼 설명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원하는 업무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엑사원의 3개 주요 플랫폼은 이미 LG 계열사와 몇몇 파트너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먼저 엑사원 유니버스는 오는 31일부터 LG그룹 내 AI연구자, 협력 대학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엑사원 아틀리에는 지난 6월 이미지 제공 사이트 셔터스톡과 상용화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3분기 내에 그룹 내외부 전문 디자이너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디스커버리는 올 4분기 내 그룹내 화학과 바이오 분야 연구진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소재 신물질 신약 관련 연구 개발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승환 비전 랩장은 "엑사원의 주요 기술들은 이미 상용화 단계로 LG 계열사를 시작으로 글로벌 협력사와 협력해 실질적 성공 사례를 만들며 생성형 AI의 대중화에 앞장서겠다"라고 말했다.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는 6명의 팀장급들이 참여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 사진=LG
19일 오전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LG AI 토크 콘서트 2023'에는 6명의 팀장급들이 참여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 사진=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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