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 개선에도 비이자는 전년비 1조7000여억원 감소

비은행 비중도 최저 10%대…WM, PB등 역량 키워 반전 시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초 2332.14까지 상승한 이후 2310선으로 하락하는 중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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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실적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3분기에도 여전히 ‘비(非)은행’과 ‘비(非)이자’ 강화라는 과제는 해결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이익이 급증하면서 매 분기 역대급 실적 기록을 경신하면서도 해묵은 과제 중 하나인 비(非)은행 및 비(非)이자 부문 개선에는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될 경우 이자이익 급증에 따른 실적 제고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실적 부담이 다소 덜한 이 시점을 비이자 및 비은행 개선의 기회로 삼겠다던 각 사의 일성이 공염불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3분기에도 비이자 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가 뚜렷했고, 비은행 부문 실적 역시 매 분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사로의 도약을 외치는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정작 이를 위한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 노력에는 소홀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면서 향후 전개될 전략 방향성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1~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역대급 실적을 거둔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여전히 이자, 은행으로의 수익 편중 현상은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기저효과로 이자 이익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은 고려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좀처럼 비이자-비은행 부문의 개선에 별다른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한 점은 분명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대급 실적을 이끈 ‘이자 이익’

실제로 지난 3분기, 국내 4대 금융지주는 상반기에 이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누적 당기순이익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10조원을 넘어선 이자 수익이 역대급 실적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다.

데일리임팩트가 집계한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3조8547억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연결) 또한 전년 동기 대비 18.6% 늘어난 4조8876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이날 진행된 3분기 경영실적 발표를 통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1.2% 증가한 4조3154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을 제치고 두 분기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지켰다.

비록 리딩금융 자리는 빼앗겼지만, KB금융 역시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8%(2555억원) 증가한 4조279억원 수준을 보이며 4분기 반전의 가능성도 열어놨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간 3위 경쟁에서는 지난 2분기 3위 자리를 빼앗겼던 하나금융이 다시 우리금융을 2000억원 가량 앞서며 3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러한 금융지주사들의 3분기 실적 제고의 배경은 역시 금리 인상에 따른 이자수익 증가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대출금리도 급등했고, 예대마진이 커지면서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합계 이자수익은 사상 첫 10조원을 넘어선 10조15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1.1% 증가한 수치다.

반면, 이 같은 역대급 실적의 이면에는 여전히 낮은 비이자, 비은행 부문의 실적이 자리 잡고 있다. 물론 일부 금융사는 이전 대비 다소 개선된 수치를 보이기도 했지만, 그간 핵심 과제로 ‘비은행‧비이자 강화’를 천명해온 목소리에 비해서는 분명 아쉬운 수준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코스피 관련 사진. 사진.KB국민은행
주식시장의 불황으로 비은행 부문 실적 악화는 탄력을 받았다. 사진.KB국민은행

‘비(非)에 운’ 금융지주 업계

실제로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각 사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이들 금융지주사의 누적 기준 3분기 비이자이익 합계는 7조452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 합계(9조1850억원) 대비 1조7000억원 가량 감소한 수치다.

각 사별로 살펴보면 KB금융이 2조7170억원의 누적 비이자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조8352억원 대비 1000억원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신한금융(2조8160억원→2조4510억원) △하나금융(1조4418억원→1조3691억원) △우리금융(1조920억원→9150억원) 등도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비이자이익이 감소했다.

물론 기준금리, 환율 등 기본적인 경제지표가 지난해보다 올해 더 악화한 데다 지난해 주식시장의 호황으로 역대급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던 예외적인 상황을 감안하면 비이자이익 감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 내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문제는 올해로만 한정해도 비이자이익 감소 추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이다. 실제로 각 사의 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한정한 비이자이익의 합계는 1조5225억원 수준이다. 신한금융이 7544억원으로 가장 많은 비이자이익을 기록했고 뒤이어 △KB금융(4394억원) △하나금융(4286억원) △우리금융(770억원)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주목해볼 부분은 이 같은 3분기 비이자이익 합계가 이전 분기의 거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와 2분기, 4대 금융지주사의 비이자이익은 각각 2조7868억원(1분기), 2조4730억원(2분기) 수준을 기록했다.

비이자 뿐 아니라 비은행 부문의 실적도 아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4대 금융지주의 누적 기준 3분기 비은행 부문 당기순익 합계는 4조5887억원 수준이다. 이는 전체 당기순이익의 33% 비중이다.

우선 최근 몇 년간 보험계열사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종합금융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이 각각 42.8%(1조9550억원), 37.5%(1조5145억원)의 비은행 부문 실적을 기록하며 나름 선방했다.

반면, 비은행 부문이 다소 취약한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비중은 29.1%(8310억원) 수준을 보였고 증권‧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17% 비중에 머물렀다.

오픈 기념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성현 KB증권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광고모델 이영애,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 은행장, 최재영 KB국민은행 전무. 사진. KB금융
KB금융의 프리미엄 PB브랜드 오픈 기념식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성현 KB증권 사장, 박정림 KB증권 사장, 광고모델 이영애,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이재근 KB국민은행 은행장, 최재영 KB국민은행 전무. 사진. KB금융

자산관리(WM)‧인수합병(M&A) 등에 기대

다만, 일각에서는 연초부터 이어진 미국발 긴축정책과 강달러 기조, 이밖에 대내외 변수를 감안하면 비은행 계열사의 전반적인 부진이 큰 문제는 아닐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주식시장의 호황을 발판 삼아 증권을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실적이 폭증하기도 했다.

여기에 최근 강남, 압구정 등에 자체 센터를 설립해 고액 자산가 맞춤 자산관리(WM)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한 일련의 조치가 내년 상반기부터 실적에 본격 반영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추후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비은행 부문의 기업 인수합병(M&A)도 본격화될 것”이라며 “증권, 카드, 보험 등을 중심으로 M&A를 통한 경쟁력 강화 움직임도 주목해볼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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