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손태승 회장 등 금융권 CEO 임기 종료 눈앞

또 한번 ‘역대급 실적’에 금융 수장 연임 가능성↑

‘연임 또는 승진’ 갈림길 속, 사법리스크 해소는 '호재'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오른쪽). 사진. 각 사.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왼쪽)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오른쪽). 사진. 각 사.

[데일리임팩트 김병주 기자]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임기 종료를 앞둔 주요 수장들의 사실상 마지막 성적표였던 이번 성과가 향후 연임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업계에서는 당장의 실적만을 기준으로 상당수의 금융사 수장들이 연임 또는 승진 등 긍정적 변화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여기에 사법리스크에 엮여있었던 일부 CEO들이 상당 부분 이를 해소하면서 연임을 위한 걸림돌을 해소했다는 점 또한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일각에선 그간 불확실한 금융환경의 여파로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해온 금융업계가 이번에는 다소 변화의 흐름을 탈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새정부 출범 이후 금융업계 내 첫 대규모 인사라는 점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가운데, 최근 몇 년 간 추세화된 금융사 CEO의 연임 기조가 이번 실적과 맞물려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이번 3분기 실적발표가 특히 눈길을 끈 이유는 몇 년간 굳어졌던 금융지주 간 순위에 균열이 본격화됐다는 점이다. 리딩금융 경쟁에서는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신한금융이 웃은 반면, 3위 경쟁에서는 2분기 3위 자리를 빼앗겼던 하나금융이 다시 우리금융을 앞서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것이다.

이처럼 실적 경쟁이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자연스레 이러한 경쟁을 진두지휘하는 각 금융사 수장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간 굳어졌던 순위 경쟁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면서 향후 수장들의 전략에 따라 이러한 변화가 추세화될 가능성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4대 시중은행 사옥. 사진. 각 사.

CEO 인사, 하반기 금융권 ‘초미의 관심사’

실제로 금융업계는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일부 금융지주사 회장, 그리고 핵심 계열사 수장 대상의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있다.

상당수 금융사 CEO들이 임기를 남겨두고 있었던 탓에,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연초까지 이어진 금융계 인사는 다소 조용한 ‘미풍’으로 지나갔다. 구원투수로 우리은행에 합류했던 권광석 전 행장이 물러나고 이원덕 우리은행장이 선임된 부분 정도가 유의미한 인사 변화로 여겨졌다.

물론 10여 년간 이어진 김정태 체제가 마무리되고, 함영주 체재가 들어선 것도 주요한 변화 중 하나였지만 이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실상 예견된 인사였다는 점에서 시장에 큰 충격으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만, 올해 연말 인사는 이전과 다를 전망이다. 현재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 회장, 그리고 일부 은행장들이 연말 그리고 내년 초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4개 금융지주사 중에는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또 지주사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 또한 변화가 불가피한데, 당장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임기 또한 오는 12월 말과 내년 3월 말 각각 마무리된다.

여기에 손병환 NH농협금융 회장, 권준학 NH농협은행장 등 NH농협의 핵심 수장들 또한 올해 12월 나란히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통상적으로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하는 소위 ‘회장후보자추천위원회(이하 회추위)’는 현직 회장의 임기 종료 2~3개월여를 앞두고 소집된다. 임기 종료 시점을 감안하면 빠르면 오는 11월부터 회추위가 본격 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 신한금융,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사진. 신한금융,

연임 훈풍 속 일부 변수도

일단 금융업계 내부에서는 이번 3분기에도 금융지주, 은행 모두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대다수 CEO의 연임 가능성도 커졌다고 전망하고 있다.

우선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리딩금융 자리를 탈환한 신한금융의 조용병 회장은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그룹은 3분기 누적 순이익 4조3154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4조279억원)을 2900억 원 가량 제치고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임기 중 당면 과제였던 종합 금융포트폴리오 완성 또한 최근 신한EZ손해보험의 자회사 편입으로 사실상 완성한 데다, 본인이 엮인 채용비리 관련 재판에서도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선고를 받으며 관련된 사법리스크도 걷어낸 점도 호재로 분류된다.

비슷한 시점에 임기가 종료되는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역시 연임이 유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금융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완전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이끈데다, 매 분기 역대급 실적 기록을 경신하는 등 준수한 성적을 내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최근 진행된 실적 발표를 통해 2조6617억원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연간실적(2조5879억원)을 740억원 가량 앞선 것으로, 사실상 역대 최대 연간 실적 기록 경신을 예약했다.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The Great Move’ 라는 슬로건을 제시하며 그룹의 대도약, 대약진을 함께 이뤄가자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 우리금융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The Great Move’ 라는 슬로건을 제시하며 그룹의 대도약, 대약진을 함께 이뤄가자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 우리금융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연임 여부 또한 관심사다. 일단 금융권에서는 두 사람 모두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우선 진옥동 행장의 거취는 지주사의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기존 직위 체계가 지속된다면 또 한번 연임이 결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그간 신한은행의 디지털 혁신, 리스크 관리에 성공적으로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받는 데다 실적 측면에서도 탄탄한 성장세를 이끌어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3분기에도 신한은행은 순이자마진(NIM) 개선 및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성장을 기반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7% 늘어난 2조5925억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신한금융이 타 지주사와 결을 맞춰 부회장직을 신설할 경우 진옥동 행장이 지주사 부회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이미 부회장직을 보유하고 있는 KB금융의 경우, 허인 전 KB국민은행장과 이동철 전 KB국민카드 사장이 지난해 말 나란히 지주사 내 부회장으로 승진이동한 바 있다.

박성호 하나은행장의 행보도 주목해볼 만하다. 지난해 3월 지성규 전 행장의 뒤를 이어 신임 하나은행장에 오른 박 행장은 임기 간 실적 제고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보여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하나은행장 인사가 함영주 회장 체제의 출범 이후 첫 번째 대규모 인사의 핵심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그간의 성과만 놓고 보면 연임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함영주 회장의 의중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그간의 관행이나 실질적 성과 등을 고려하면 대다수 CEO들의 연임에 큰 걸림돌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내부의 평가"라면서도 "다만 일부 변수가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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