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내 여성비율 증가..이사회 의장, 소위원회 위원장자리도 추대

ESG경영, 사외이사 1인 이상 여성으로 두는 자본시장 개정법 영향

재무 및 ESG평가에도 긍정적 효과.. 이사회 내 여성이사 확대될 듯

효성 이사회 의장에 추대된 김명자 前 환경부 장관(왼쪽)과 LG에너지솔루션 ESG위원회 위원장 신미남 前 케이옥션 대표 사진. 미디어SR
효성 이사회 의장에 추대된 김명자 前 환경부 장관(왼쪽)과 LG에너지솔루션 ESG위원회 위원장 신미남 前 케이옥션 대표 사진. 미디어SR

[미디어SR 박민석 기자] 자본시장법 개정을 앞두고 국내기업 내 여성 사외이사가 늘면서 이사회 내 위원회 의장까지 속속 등장하는 가운데 이사회 성별 다양성이 기업 ESG평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국장은 16일 미디어SR에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경우, 지난해 이사회 내 여성 인력이 2명 미만이면 투자하지 않겠다는 선언까지 했다"고 소개하면서 "기관투자자들 또한 이사회 내 다양성과 포용성이 기업 가치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전체 사외이사(440명) 중 여성 비율은 13.4%로 지난해 7.9%에 비해 다소 높아졌다. 

이처럼 이사회 내 여성이사 비율이 늘어나는 이유는 재계에 확산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확대와 규제의 영향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내년부터 적용될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 대기업들은 여성 사외이사를 무조건 1명 이상 둬야 한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이사회 의장 및 산하 위원회 위원장에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효성은 지난 3월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을 재계 최초로 여성 이사회 의장으로 추대했다. 김 의장은 숙명여대(화학) 교수 출신으로 환경부 장관을 거쳐,  현재도 한국환경한림원 이사장을 맡고 있는 여성 환경전문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15일 ESG경영 관련 최고 심의기구인  ESG위원회 위원장으로 신미남 전 케이옥션 대표를 선임했다.   

신미남 이사는 두산퓨얼셀 BU 사장 및 맥킨지 컨설턴트를 역임한 신재생 에너지 업계 전문가로, 에너지 분야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기술과 산업 트렌드에 대한 자문 역할을 맡게된다. 

효성 관계자는 미디어SR에 "김명자 이사회 의장 추대는 과학 및 친환경분야 전문가라는 점이 많이 고려됐다"며 "사외이사 선출시 성별과 무관하게 친환경사업 등 회사 경영에 도움이 될만한 전문성이 있는 분이라면 언제든 열어놓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이사회 내 여성이사 비율 5.2%.. 해외선진국은 20%이상으로 나타나

국내기업에서 사외여성이사 비율이 점차 늘어나고는 있지만, 세계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국내 100대 기업에서 사내이사까지 포함하게 되면 100대 기업의 이사회 총 인원은 모두 756명이다. 이 가운데 기업 내 여성이사들은 39명(약5.2%)에 해당한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대기업 500개사로 구성된 S&P 500 지수에 속하는 회사들의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기준 28% 수준이다.

스웨덴(24.9%), 영국(24.5%)도 주요 기업 내 이사회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20%대로 국내 기업과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유럽 선진국은 법률 등에 여성 이사 비율을 무려 40%로 명시하고 있다. 

여성이사 비율 높은 기업, ESG평가등급도 높아 

여성이사 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ESG평가 등급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2018년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을 충족하는 회사가 일반적으로 더 높은 ESG 평가등급을 받는다는 보고서를 공개애 이목을 끈 바 있다. 

이사회 성별 다양성과 ESG 등급 분포 자료. 한국기업지배구조원 KCGS Report 제8권 10호(이사회 성별 다양성과 기업의 ESG 및 재무 성과)
이사회 성별 다양성과 ESG 등급 분포 자료. 한국기업지배구조원 KCGS Report 제8권 10호(이사회 성별 다양성과 기업의 ESG 및 재무 성과)

보고서에 따르면, 성 다양성 충족회사(3인 이상 여성 이사를 둔 회사)들은 ESG등급 분포에 있어 양호군(C-이상 B-이하) 등급에 포진돼 있는 반면, 취약군(D-이상 D+이하) 등급에는 미충족 회사 비율이 높았다. 

또한 이사회 성별 다양성이 높을수록 환경 관련 위반에 따른 피소 빈도가 낮고, 높은 CSR 성과와 연관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이사회 성별 다양성과 ESG 등급간의 상관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 관계자는 미디어SR에  "이사회 내 성별 다양성이 ESG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과거부터 논의되고 있으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라며 "자본시장 개정안 영향 뿐 아니라, 해외금융기관에서는 성 다양성을 반영한 투자 포트폴리오도 늘고 있어 국내 이사회 내 여성비율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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