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로부터 600억원 긴급자금 지원…주요 채무 변제
경영 정상화 속도…임시 주총후 유상증자 추진키로
유정범 전 의장 강하게 반발…법적공방 등 불가피할 듯

유정범 메쉬코리아 의장과 부릉 지점장 20여명이 6일 오전 hy본사 앞에서 매각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부릉 지점장 측.
유정범 메쉬코리아 의장과 부릉 지점장 20여명이 6일 오전 hy본사 앞에서 매각 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 부릉 지점장 측.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메쉬코리아 매각을 둘러싼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메쉬코리아가 운영하는 부릉의 일부 지점장들이 헐값 인수, 절차적 위법성 등을 주장하며 반대시위를 벌였다. 특히 창업주인 유정범 전 메쉬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여론전에 나서면서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hy(한국야구르트) 측은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 예정대로 인수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 인수 후 통합 과정에서 난관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 전 의장과 부릉 지점장 20여명이 서울 강남구 hy 본사 앞에서 매각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적법하지 않은 이사회로 유정범 전 의장의 대표이사 해임은 부당하다"며 "날치기식 안건 의결로 메쉬코리아를 매각하려는 꼼수를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hy가 기존 직원의 고용 승계나 회사 성장에 대한 고려 없이 헐값에 스타트업을 인수했다고 주장했다. 집회 참석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김형설 현 대표는 경영 책임 위치에 있는 사내이사이자 투자부분 총괄 부사장임에도 사익을 위해서 OK캐피탈측과 유 전 의장 해임을 시도했다"고 했다.

앞서 자금난에 시달리던 메쉬코리아는 다수 투자처에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다 지난해 10월 매각에 처해졌다. 

지난달 25일 이사회에서 선임된 김형설 대표는 hy를 상대로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hy에 경영권을 매각한 뒤 이 자금으로 회사의 채무를 변제하고 경영 정상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메쉬코리아는 이미 서울회생법원에 자율구조조정지원프로그램(ARS)을 신청했다. hy로부터 600억원의 DIP를 지원받는 게 골자다다. DIP는 법정관리에 처한 기업이 기존 경영진이 제공하는 신용공여를 바탕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600억원은 OK캐피탈, 기술보증기금, 상거래채권, 각종 세금 등 주요 채무를 변제하는 데 쓰였다.

8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중자가 이뤄지면, hy의 지원금은 출자전환되고 지분 67%를 보유한 최대주주에 오르게 된다. 

관련 절차도 진행 중이다. 오는 23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서 hy 경영지들이 메쉬코리아에 합류하는 안건을 의결한다. hy 투자관리부문장이자 안진회계법인 소속의 변경구 회계사가 사내이사로, 채윤서 hy 투자관리부문 이사가 신임 감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송옥현 hy모터스 사외이사는 기타비상무이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다만 유 전 의장은 이사회 자체가 무효라고 거듭 주장하면서 지난달 30일 새 경영진의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다. 주주간합의서 조항에 따라 대표이사 변경 건의 경우 이사회 소집일 2주 전까지 서면으로 통지하고, 이와는 별개로 투자자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이같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유 전 의장의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hy로부터 긴급자금을 수혈받은 뒤 굵직한 채무를 털었고, 기존 주주들도 매각에 대해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hy 측 역시 '절차상 하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메쉬코리아 인수는 적법한 절차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따른 회사측의 공식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법적관리 책임, 경영권 분쟁에 대한 갈등이 표면화될 순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B2B 물류 거래 서비스로 프레딧 배송 서비스를 운영중인 hy는 메쉬코리아가 보유한 물류 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해 식품 기업에서 벗어나 종합 유통 사업으로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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