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착용 의무에서 권고로 완화…회식·교육 등 대면행사 자율로
업무 혁신 이유로 유연근무제 도입해놓고…변경 땐 소통 전무

실내 마스트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됨에 따라 기업들도 사내 방역을 완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구성원 안전을 이유로 운영되던 원격근무가 정상화 되고, 회식 등의 사내 모임도 재개될 조짐이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실내 마스트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됨에 따라 기업들도 사내 방역을 완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구성원 안전을 이유로 운영되던 원격근무가 정상화 되고, 회식 등의 사내 모임도 재개될 조짐이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기업들이 드디어 빗장을 푼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고강도의 방역을 유지해 온 기업들이 노마스크 시대를 염두한 사내 방역지침을 공지했다. 

부분적으로 유지됐던 원격근무가 정상화 되고, 교육·회식 같은 대면 활동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 기간 기업들이 유연근무제와 같은 업무방식 전환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한 결과, 일과 직장을 양립하는 ‘위라벨‘에 대한 요구가 강해졌다. 기업들은 새로운 사내 방역 지침을 수립하는 데 맞춰 적합한 조직문화 재정비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기업들이 사내 방역 지침을 완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개인 좌석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로 바꿨다. 사무실 자신의 자리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허용한 것. 다만 회의실·통근 버스처럼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마스크 필수 착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사내 시설을 이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식당 좌석 차단막도 당분간은 그대로 둔다. 

SK그룹도 마스크 착용을 권고로 하향 조정했다. 계열사들도 사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를 완화한다. 사내 모임과 외부 시설 이용도 자율화 된다. 이전에는 회식을 하거나 외부식당·카페를 이용할 경우, 팀장의 승인이 필요했지만 이 또한 없어진다. 사실상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준비를 마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사내식당 차단막의 50%를 제거하고 다른 시설들도 단계적으로 정상화 하기로 했다. 인원·형태를 제한해 실시했던 사내교육, 가족·지인초청행사를 재개하고, 사내 시설 이용 시 마스크 착용 또한 자율에 맡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출장을 전면 허용한다. 교육·행사·회의·보고 등도 대면 허용으로 바꾸고 업무 외 활동 역시 풀었다. 

LG그룹은 사내에서 착용 의무를 모두 풀었다. 통근버스를 이용하거나 고객 응대처럼 다수와 마주치는 상황에서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 

CJ그룹은 실내 마스크 착용을 권고로 조정했지만 발열·호흡기 증상자,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는 마스크를 쓰도록 하기로 했다. 

주요 기업들이 사내 방역지침을 대폭 완화하고 있지만, 상황을 지켜보며 결정하려는 기업도 있다. 포스코는 회의와 같은 대면 활동을 허용하되 실내 마스크 착용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사내 감염 추이를 지켜보면서 단계적으로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사내 방역이 완화됐지만, 당장 실내 마스크를 벗는 임직원 수는 많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산발적으로 감염자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대형마트·백화점·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마스크를 벗어도 되지만, 유통업계는 접객 업무 담당 직원에게는 마스크 착용을 ‘적극 권고‘하기로 했다. 가능한 지금까지의 방역 수준을 유지해달라는 의미다. 

다만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업무체계를 정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연근무제와 같은 인사 실험은 축소 수순을 밟고 있다. SK텔레콤은 업무 혁신을 내세워 실시했던 재택근무 횟수를 주 1회로 줄였다. 카카오는 사무실 출근을 기본으로 하도록 했다. 사실상 오피스 퍼스트로 바뀐 셈이다. 

문제는 지난 2년여간 새 업무방식에 임직원들이 적응했다는 점이다. 비교적 자유로운 업무환경과 유연한 기업문화에 익숙해진 임직원들에게 업무 정상화는 또다른 허들이 되는 모습이다. 

빅데이터 콘텐츠 구독 플랫폼 KPR 인사이트 트리가 이직·퇴사에 관한 약 19만건의 온라인 상 언급량을 분석한 결과, 회사와 헤어질 경심을 한 요인으로 근무환경·기업문화이 37%로 가장 많았다. 2020년과 비교하면 6%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봉과 복리후생이 2%포인트, 5% 포인트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재택근무 활성화로 업무 강도, 근무체계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2030 직장인일수록 이 같은 성향이 뚜렷했다. 실제 재택근무를 종료한 IT업계에서는 노조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업무체제 변경에서 임직원들과의 소통에 소홀하다. 생산성 향상, 소통 부족 등을 이유로 들었을 뿐, 타운홀과 같은 방식으로라도 설득하려는 기업은 찾기 어렵다. 대기업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비대면으로 진행해도 무리없이 업무를 추진할 수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에 내부 반발이 있다“면서 “사내 임직원 중에서 MZ세대 비중이 급격히 늘었고 이에 따라 업무방식도 바뀔 수밖에 없는 시점이다. 기업 경영 환경, 조직 문화와 같은 부분에서 우려가 제기됐음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장기적으로 업무체계를 발전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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