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35만대 시대, 무선·고속 충전 수요도 쑥쑥

기술 선두는 현대차그룹…기아는 자사 차량 급속충전 개발 중

쌍용차도 무선충전 개발 한창…자사 신차와 시너지 기대

사진.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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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전기자동차 보급 속도가 날이 갈수록 빨라지며 무선·고속 충전 수요 역시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업계도 관련 기술 개발 및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국내 최고의 충전 인프라를 기반으로 여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한 수익성 제고 및 자사 고객들 간의 연동성 강화 등으로 전기차 대중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동화 후발주자인 쌍용자동차 역시 머지 않아 출시될 자사의 첫 전기차 모델들과 발맞춰 갈 플랫폼을 개발하며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등록통계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친환경차는 작년 10월(109만5000여대)보다 38.3% 증가한 151만5000여대로, 이 중 전기차는 36만5000여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차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하이브리드차(112만1000여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의 경우 전기차가 72.7%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수소차(54.3%), 하이브리드차(29.6%)가 이었다.

이렇게 국내 전기차 성장세가 가파른 가운데 전기차 고속·무선충전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무선충전은 접촉식 충전시스템에 비해 △저렴한 유지보수 비용 △높은 사용 편의성 △낮은 위험성 등의 장점으로 미래 교통시스템의 전력공급 솔루션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전기차 무선충전을 위한 주파수를 분배(85kHz)하고 설치 기기별 전파응용설비 허가제를 생산자에 대한 ‘기기 인증제도’로 전환하며 무선·고속충전 시장 확대가 예고된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주파수 분배가 되지 않아 상용화가 어렵고, 무선충전기 설치 시마다 설치 운영자가 설치 기기별로 받아야 하는 ‘전파응용설비 허가제도’ 등이 산업 성장을 막아 시장 형성이 더딘 상황이었다.

하지만 규제가 해제되며 보다 많은 사업자들이 쉽게 무선충전 사업에 뛰어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지난 21일 백상진 티비유(TBU) 대표(왼쪽), 윤승규 기아 국내eBiz솔루션 실장(오른쪽)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기아
지난 21일 백상진 티비유(TBU) 대표(왼쪽), 윤승규 기아 국내eBiz솔루션 실장(오른쪽)이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차·기아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도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무선·고속 충전 분야 영향력을 넓히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실증특례를 통해 20개 장소에 23기의 전기차 무선충전기를 구축하고 22대의 무선충전 전기차를 운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를 통해서도 지난 3월부터 무선충전 서비스 시범 사업도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도 전기차 고속 충전 서비스 플랫폼 ‘이피트’(E-pit)를 지난 2021년 4월 출시해 현재 고속도로 휴게소 12개소, 도심지 9개소에 충전기 총 120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롯데그룹·KB자산운용과 설립한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연내 본격적인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해당 사업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최대 200킬로와트(kW)급 전기차 초고속 충전기를 충전 사업자 등에 임대해 오는 2025년까지 전국 주요 도심에 초고속 충전기 5000여 기를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아는 전기차 충전 스타트업 티비유(TBU)와 충전 시간과 차량 개조비용을 크게 절감한 차량 간(Vehicle to Vehicle, V2V) 급속 충전 신기술을 개발, 기아 전기차 구매자들에게 높은 편의성을 제공할 예정이다.

V2V 급속 충전은 차량 내부 시스템을 활용해 전기차 충전구를 케이블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차량 간 배터리 충전과 방전을 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현재 제공되는 이동식 충전 서비스는 1톤 화물차 적재 공간에 배터리와 충전기를 설치해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충전할 수 있게 하는 방식으로, 개조 비용이 많이 들고 속도도 완속 충전 수준이다.

하지만 기아가 개발 중인 신기술이 상용화되면 기아 전기차 고객의 경우 전기차 활용 제약이 크게 줄어들게 되는 것은 물론 차량 배터리에 남은 전력을 판매해 수익을 올리는 것 역시 가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21일~22일까지 양일간 서울 강남의 코엑스(COEX) 그랜드볼룸에서 쌍용차 첫 전기 SUV 코란도 이모션을 활용한 무선 충전 플랫폼을 선보였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는 지난 21일~22일까지 양일간 서울 강남의 코엑스(COEX) 그랜드볼룸에서 쌍용차 첫 전기 SUV 코란도 이모션을 활용한 무선 충전 플랫폼을 선보였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차 역시 최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2 전파방송산업 진흥주간 행사에서 전기자동차 무선 충전 플랫폼을 공개했다.

쌍용차는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진행되는 산업통상자원부 국책과제 ‘전기자동차용 고안전·고편의성 무선 충전 플랫폼 상용화 개발’에 한국자동차연구원·한국과학기술원·한국전기연구원·연세대 등과 함께 참여 중이다.

쌍용차는 이날 61.5㎾h(킬로와트시) 리튬이온 폴리머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코란도 이모션에 22㎾(킬로와트) 무선충전 시스템을 적용한 플랫폼을 선보였다. 충전 완료까지는 3시간가량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측은 행사에서 충전 시간 단축 기술을 추가로 개발 중에 있으며, 정차할 때뿐 아니라 주행 중에도 급전 선로를 이용해 충전할 수 있는 기술도 개발해 향후 기술 검증과 신뢰성 시험을 거쳐 양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쌍용차는 향후 출시될 전기차와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을 기대 중이다.

쌍용차는 중국의 전기자동차 업체인 BYD(비야디)와 손잡고 오는 2023년 인기 SUV 토레스 기반 전동화 모델인 ‘U100’ 출시를 시작으로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기 픽업 ‘KR10’과 렉스턴 스포츠 전기 모델 등을 2024년 출시할 계획이다.

박성진 쌍용자동차 상품개발본부장은 과거 토레스 개발자 간담회에서 “앞으로 전동화를 서두를 것”이라며 “국내와 유럽은 전기차 위주로 공략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쌍용자동차의 전기차 전환이 다소 늦은데다 급작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전기차와 내연차의 중간 단계인 하이브리드 차를 건너뛴 채 바로 전기차로의 전환을 시도하는 만큼 기술적으로 미비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기업 정상화를 이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기술적으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쟁사 대비 발전해야 할 여지가 많은 만큼 길게 보고 확실한 상품을 출시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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