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6일 헬스케어 CIC 출범... 황희 분당 서울대병원 교수 대표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2025년 600조로 성장... 관련 스타트업 투자도

의료정보공개 등 규제 장벽에 네이버·카카오 글로벌 시장 우선 공략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이미지.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문정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양사는 그동안 투자만 진행하던 디지털 헬스케어 전담 조직을 설립하거나, 해외에서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보다 본격적인 투자와 사업 진출을 통해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한다는 전략이다.

3일 카카오는 글로벌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할 헬스케어 사내독립법인(CIC)을 설립하고, 황희 분당 서울대병원 교수 겸 이지케어텍 부사장을 선임했다고 밝혔다.

황희 카카오 헬스케어 CIC 대표 내정자. 사진. 카카오
황희 카카오 헬스케어 CIC 대표 내정자. 사진. 카카오

카카오는 오는 6일 헬스케어 CIC를 정식 출범시켜 회사의 기술과 디지털 역량, 이용자 서비스 경험을 녹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는 생애주기별 건강관리와 스마트 의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관련 스타트업이나 기관과 협업해 디지털 헬스케어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이다.

카카오는 그동안 디지털 헬스케어 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 카카오는 지난 2018년 8월 투자전문 자회사 카카오인베스트먼트를 통해 현대중공업지주,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아산 카카오메디컬 데이터’를 설립하며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어 지난 2019년 연세의료원과의 합작법인인 파이 디지털헬스케어에 1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달 23일에는 150억원을 투입해 의료 빅데이터 기업 휴먼스케이프의 지분 20%를 확보했다. 휴먼스케이프는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 플랫폼인 ‘레어노트’를 운영하고 있다. 레어노트는 루게릭, 신경섬유종증 1형, 유전성 혈관부종 등 난치성 질환과 관련한 치료제·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환자 데이터를 안전하게 수집하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회사는 그동안 카카오인베스트, 벤쳐스 등의 자회사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와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며 생태계 구축을 해왔다”라며 “이번 CIC 설립은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법인과 인력을 새로 꾸려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려는 의도라는 점에서 (그동안의 행보와) 다르다”라고 귀띔했다.

그는 “다만, 아직 CIC가 출범도 하기 전이라 구체적인 사업계획이나 기존 카카오 서비스와의 연동 등의 방향성은 언급이 어렵다”라며 “오는 6일 조직 출범 이후 인력·비전 등을 꾸리며 차후 구체적인 계획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역시 엑셀러레이터 D2SF를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핵심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해 왔다. 네이버 D2SF는 △ 엔서(치매 조기진단) △휴레이포지티브(만성질환관리) △아모랩(생체전자공학 기술) △아이크로진(유전자 정보분석) △큐에스택(진단키트) △딥메디(심혈관 질환 관리) △두잉랩(인공지능 영양관리앱) 등 10여곳의 기업에 투자를 진행해 왔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헬스케어연구소를 설립하고, 로봇수술 전문가인 나군호 신촌 세브란스병원 교수를 소장으로 영입했다.

양사의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의 성장에 대비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1520억 달러(약 179조5000억원) 정도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오는 2025년에는 5080억 달러(약 600조2000억원)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의료정보공개 등 관련 규제로 인해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쉽지 않은 국내 시장 대신 글로벌 시장을 먼저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지난 2019년 소니 계열의 의료플랫폼업체 M3와 ‘라인헬스케어’ 합작법인을 설립해 원격 의료사업에 발을 들였다.

이번에 출범한 카카오의 디지털 헬스케어 CIC를 이끌게 된 황 대표 역시 해외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꾸려 본 경험이 높이 평가됐다는 평가이다. 황 대표는 20여곳 이상의 해외 병원에 디지털 혁신 사업을 추진한 경험이 있으며, 이지케어텍은 일본, 중국, 미국 등에 해외법인을 설립해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글로벌 중심으로 사업을 한다는 비전인 것이지, 국내 사업을 배제하는 개념은 아니다”라고 정정하며 “다만, 국내의 경우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한 규제가 있고, 향후 CIC 사업 비전이 구체화되는 방향에 따라 이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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