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시총 100조원 넘어 국내 5위, 계열사 118개 거느린 공룡

카카오톡 침투력 앞세워 온·오프라인 플랫폼 절대강자로 등극

'카카오 공화국' 스타트업 생태계 진입에 역차별 논란도 일어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이미지. 제공. 카카오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카카오프렌즈 이미지. 제공. 카카오

[데일리임팩트 최문정 기자] “대한민국에 없던 회사를 지향해보자'라는 생각이 카카오 창업의 동력이 됐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2020년 3월 카카오톡 10주년 기념 영상 메시지에서)

지난 2010년까지만 해도 카카오는 세상에 없었다. 아니, 전신인 ‘아이위랩’은 있었지만, 오늘날 이용자들이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아니었다. 당연한 일이다. 카카오는 ‘모바일’과 함께 탄생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11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는 시가총액 기준 국내 5위의 초거대기업이 됐다. 카카오의 성장과 현재를 다양한 숫자로 짚어봤다.


18·118·102조9789억

2021년 카카오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선정한 재벌순위(자산 기준) 18위의 기업이다. 지난해 23위에서 1년 새 5계단이나 뛰어올랐다.

성장은 계열사 개수로도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는 현재 118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업종도 단순 IT 플랫폼을 넘어, 모빌리티, 금융, 미용실 예약, 영어교육, 스크린골프, 방문 수리 등 생활 전반에 퍼져 있다.

지난 25일 기준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넵튠 등 카카오의 주요 상장 계열사들의 시가총액 합계는 102조9789억원에 달한다. 현재 국내 기업 가운데 시총 100조 클럽에 안정적으로 드는 회사는 삼성그룹, SK그룹, LG그룹, 현대자동차그룹 등 전통의 4대기업 정도다. 카카오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증권가에서는 향후 카카오가 페이, 모빌리티, 엔터테인먼트, 재팬 등의 우량 자회사 들의 기업공개(IPO)에 성공할 경우, 재계 순위 3위권 진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수의 증권가 리포트를 종합하면, 카카오페이는 10조원, 모빌리티는 6조원, 엔터테인먼트는 14조8000억원, 재팬은 10조9500억원의 기업 가치를 지녔다. 이를 현재 카카오의 시가총액에 더하면, 144조원을 훌쩍 넘는다. 현대차그룹(142조원)을 약간 앞서는 수준이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등 상장할 자회사들이 많고 IPO를 통한 자금 확보가 또 다른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처럼 상장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하면 카카오의 전체 기업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10·5000만

카카오의 벤처 신화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시작됐다. 카카오톡은 지난 2010년 3월 출시됐다. 처음에는 앱스토어에서만 지원했지만, 6개월 만에 안드로이드 버전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후 2013년 PC버전까지 내놓았다.

카카오톡이 출시된 2010년은 아이폰이 국내에 상륙하고, 삼성전자가 ‘갤럭시S’를 내놓는 등 모바일 생태계의 태동기였다. 카카오는 ‘무료 문자메시지’와 ‘단체톡’을 앞세운 서비스로 빠르게 이용자를 확보해 나갔다. “카카오톡을 쓰기 위해 스마트폰을 산다”는 말이 업계의 공식처럼 거론됐을 정도다.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카카오톡 10주년 기념 메시지에서 “카카오톡은 10년 전에 아이폰 앱 개발자, 서버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 이렇게 4명이서 개발을 했다”며 “앱을 출시한 지 한 달 만에 결과가 나와 인생에 또다시 누려보기 쉽지 않은 기쁨을 느꼈다”라고 회상했다.

2021년 현재 카카오톡은 월간 이용자 수 5000만명, 하루 평균 송수신 메시지 110억 건, 한국 모바일 메시지 앱 시장 점유율 96%에 이르는 명실상부 국민 메신저가 됐다. 대부분의 한국인이 휴대폰에 카카오톡을 다운받아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침투력을 무기로 빠르게 생태계를 확장했다. 메신저 기업에 불과했던 카카오는 콘텐츠·금융·모빌리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면서 ‘모바일 생활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카카오T로 대표되는 플랫폼사업과 웹툰·게임·엔터테인먼트 등으로 대표되는 ‘콘텐츠’ 사업에서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카카오톡은 이제 단순 메신저 앱을 넘어 생활 필수재로 자리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에는 QR체크인, 잔여백신 예약 등 방역 플랫폼으로 사용되는가 하면, 쇼핑과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카카오톡이 오류를 일으키기라도 하면 전 국민의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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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서비스답게, 카카오는 다양한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 점유율 1위에 이어, 2년 연속 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가 선정한 ‘대학생이 뽑은 일하고 싶은 기업’ 1위로 선정됐다.

카카오 창업자 김 의장은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치고, 한국 주식부자 1위에 올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블룸버그의 ‘억만장자지수’에 따르면, 김 의장의 주식 자산은 134억달러(약 15조원)으로, 이 부회장(121억달러, 약 14조원)을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자수성가한 기업인인 김 의장이 이 부회장을 비롯해 수십 년 동안 한국 경제를 지배해온 재벌 총수들을 모두 제쳤다”고 평가했다.

생활 플랫폼 침투력 1위라는 비공식적인 평가도 있다. 이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카카오의 편리함을 나타내는 평가이기도 하지만, 대기업으로 성장한 카카오가 골목상권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한 카카오 플랫폼 이용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어느 순간부터인가 어딜 가든 ‘라이언(카카오의 대표 캐릭터)’이 있다”라며 “처음에는 택시·미용실예약 등의 서비스를 무료나 저렴한 가격에 내놓고, 익숙해질 즈음엔 유료로 전환되거나, 가격이 인상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택시의 경우, 예전에는 그냥 길거리에서 빈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었고, 카카오택시는 선택사항이었는데, 이제는 카카오택시 없이 빈 택시 잡는 일이 쉽지 않음을 느낀다”라고 털어놨다.

지난 2일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택시’ 요금인상을 발표했다가 거센 반발에 이를 취소했다. 이용 시간이 몰리는 시간에는 택시를 부르기 위한 비용을 기존 1000원에서 최대 5000원까지 높인다는 계획이었다. 현재 택시 호출 시장의 약 80%를 차지하고 있는 카카오택시인 만큼, 단순한 호출비용 증가가 아닌, 전체 택시 요금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쏟아졌다.

카카오는 퀵서비스, 꽃배달, 주차, 셔틀버스, 화물운송에 이어 콜대리운전 시장에도 발을 걸쳐놓고 있다.

한국대리운전연합회는 입장문을 통해 “카카오가 진입하기 전인 2016년 이전만 해도 약 6000여개의 대리운전 회사들이 있었는데, 현재는 약 3000여개의 회사들만 남아 있다”며 “카카오가 원가 이하의 할인정책으로 고객을 유치하고, 기사들에게 카카오콜을 먼저 받으면 돈을 더 준다는 식으로 기사들을 유입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회 관계자는 이어 “막대한 자본으로 시장을 다 삼켜 버리는 카카오가 혁신이라고 말할 수 있냐”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러한 카카오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역차별 논란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재계 의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카카오는 불과 10년 만에 스타트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이미 덩치는 대기업으로 커졌는데, 대기업 관련 규제들이 카카오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카카오 자체가 문제라기 보다는 역차별에 대한 의견이 있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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