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석 대표 연임 확정, 리더십 안정 도모
지난해 OK저축은행에 밀린 SBI, 수익성 개선 절실
영업 드라이브 걸기 위해 여신상품 통폐합 결정

사진=SBI저축은행 제공
사진=SBI저축은행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저축은행업권이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는 등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자산 1위 SBI저축은행이 부활을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최근 김문석 대표 연임을 확정하며 리더십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개인신용대출 여신상품 15개를 오는 8일부터 5개로 폐지·통합해 부진에 빠져 있는 영업에도 다시 한번 드라이브를 걸 계획이다.

김문석 대표 연임, 지배구조 체제 안정화

6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말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해 김문석 대표를 최고경영자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김 대표 연임은 이번달 중 열리는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최종 확정된다.

SBI저축은행은 김 대표의 연임을 결정하며 지배구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했다. 앞서 지난해 2월 SBI저축은행은 업황 악화를 대비해 대표이사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고 당시 기용된 인물이 김 대표다. 

2015년 이후 7년 넘게 이어져 왔던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단일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 것도 이때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연임으로 SBI저축은행의 단독 대표이사 체제가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965년생인 김 대표는 인하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1991년 삼성카드에 입사해 삼성카드 인력개발팀,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두산캐피탈 인사팀장 등을 거쳤다. 이후 2010년 SBI저축은행에 입사해 2016년 경영전략본부장(상무), 2017년 전무로 승진했다. 2020년에는 전략본부장과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으며 부사장에 올랐으며 2023년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사진=SBI저축은행 제공
김문석 SBI저축은행 대표/사진=SBI저축은행 제공

2기 체제 최우선 과제는 '수익성' 개선

2기 체제에 접어든 김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수익성 개선이 꼽힌다. 현재 상황은 녹록치 않다. 저축은행업권 전체가 침체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당기순손실은 1413억원으로 작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여·수신 잔액도 크게 감소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수신 잔액은 107조1491억원으로 전년 말(120조2384억원)보다 10.89%(13조893억원) 줄었다. 여신 잔액도 104조936억원으로 같은 기간 9.51%(10조9347억원) 감소했다.

SBI저축은행 역시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작년 3분기 기준 순이익 623억원에 그치며 처음으로 OK저축은행에 1위 자리를 내줬고 자기자본이익률(ROE)도 한 자릿수로 떨어져 수익성 고민이 큰 상황이다. 

이에 지난달 전주 지점을 광주 지점과 통폐합한데 이어 이달 말에는 서울 강남 지점도 폐쇄하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여신상품 통폐합 결정 "대출 감소 아닌 영업 드라이브"

하지만 김 대표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현실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연임 확정과 비슷한 시기에 여신상품 통폐합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해 하반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 미리 대비하기 위함이다. 실제 2022년 말부터 계속된 고금리 현상이 올해 꺾이는 추세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이후 부동산 PF 부실 우려도 조금씩 진정되고 있다. 

폐지되는 상품은 SBI중금리, SBI퍼스트(추가), SBI중금리(추가), SBI퍼스트대환, SBI중금리대환, SBI퍼스트대환(추가), SBI중금리대환(추가) 등 총 7개다.

통합으로 인해 상품명도 변경된다. SBI퍼스트는 SBI퍼스트대출로, 직장인은 SBI신용대출, 직장인대환은 SBI대환, 스피드론·스피드(추가)는 SBI스피드대출로 바뀐다. 사잇돌2의 경우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된다.

SBI저축은행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건전성 방어를 위해 대출 문을 걸어 잠그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업권에 기존 일반 기업대출로 분류했던 토지담보대출에 대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준해 충당금을 쌓게 하고 PF대출의 자산 건전성 분류도 보수적으로 하도록 권고한 탓이다.

다만 SBI저축은행 측은 이번 상품 통폐합이 운영의 효율성과 고객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대출을 조이는 것이 아닌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함이라는 설명이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고객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수 있도록 단순화한 것으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만큼 본격적으로 영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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