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銀 모두 순익 급감
KB·우리·하나저축은행은 적자 전환
당국 규제 완화에도 점포수 줄여...긴축 경영 돌입
금리 하락 기대에 올해 하반기 업황 개선 전망도

4대 금융지주 본사/사진=각 사 제공
4대 금융지주 본사/사진=각 사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저축은행업권이 지난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 마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권은 그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늘리며 자산규모를 늘려왔지만 지난해부터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또 고금리가 장기화 되면서 조달비용이 상승한 것 역시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 실적 급감에 '울상'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지난해 실적은 신한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KB저축은행의 실적부진이 두드러졌다. KB저축은행은 2022년 218억원 순이익을 거뒀지만 지난해에는 906억원 순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우리저축은행도 106억원 순이익에서 491억원 순손실로 돌아섰고, 하나저축은행 역시 233억원 순이익에서 132억원 순손실로 전환했다. 신한저축은행의 경우 299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유일하게 마이너스를 면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22% 감소했다.

든든한 모기업인 금융지주 계열의 뒷받침이 있어 저축은행업권에서 비교적 안정성과 수익성이 보장된 것으로 알려진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의 실적 악화 원인으로는 부동산 PF 부실 우려, 조달비용 상승 등이 꼽힌다. 아울러 금융당국의 충당금 추가 적립 압박도 새로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손충당금은 금융기관이 돈을 빌려준 뒤 이 중 일부는 회수되지 못할 가능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회수 불가능한 채권금액을 미리 합리적으로 추정, 손실에 대비하고자 쌓아 둔 적립금이다.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결산할 때 손실로 계산되기 때문에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규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금융기관은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크면 대출금의 높은 비율을 예치하고 부실화될 가능성이 낮으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율을 예치하게 된다. 

실제 KB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 대손충당금을 1370억원 적립했다. 1분기 236억원, 2분기 138억원, 3분기 166억원에서 4분기 들어 830억원으로 적립 규모가 대폭 늘어났다. 4분기 무렵 부동산 PF 부실 우려가 가시화되자 금융감독원이 권고한 사항보다 충당금을 더 많이 쌓은 셈이다.

아직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금융지주 계열을 제외한 저축은행들도 상황은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1413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점포수 줄이는 등 긴축 경영 돌입한 저축은행업권

결국 저축은행업권은 지점과 출장소 등 점포를 줄이는 등 긴축 경영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은 2016년 9월 기준 9곳의 점포가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본점과 지점 2곳을 합쳐 단 3곳의 점포만 남겨뒀다. 하나저축은행도 같은 기간 점포 수가 10곳에서 3곳으로 급감했다.

금융지주 계열 외에도 업권 상위권인 웰컴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도 점포 수를 줄여나가는 추세다. 2016년 9월 14곳의 점포를 운영했던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에는 절반 수준인 7곳의 점포만 두고 있다. SBI저축은행은 지난달 전주 지점을 광주 지점과 통폐합한데 이어 이달 말에는 서울 강남 지점도 폐쇄한다.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업권 활성화 차원에서 지난달 19일부터 저축은행이 신고만 하면 오프라인 점포를 낼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지만 저축은행업권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상태다. 

예금금리를 낮춰 이자비용을 줄이는 등 수신규모 축소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 수신은 2022년 4분기 121조3572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117조8504억원으로 3조50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다만 업권 일각에선 올해 하반기부터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긍정적 전망도 나오고 있다. 

2022년 말부터 계속된 고금리 현상이 올해 꺾이는 추세고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이후 부동산 PF 부실 우려도 조금씩 진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현재 M&A(인수 합병) 매물로 나와 있는 상상인저축은행 등의 매각이 올해 안에 성사될 경우 저축은행업권 전반이 활기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다.

대형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난해 실적 악화는 각종 악재에 대응하기 위해 충당금을 많이 쌓은 결과"라며 "올해는 작년보다 금리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하반기부터 업황이 안정세를 되찾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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