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순이익 기준 메리츠화재에 2위 자리 내줘
해외 진출로 돌파구 모색, 베트남 손보사 2곳 최대주주 등극
인니 법인 설립도 타진...'투트랙' 전략으로 동남아 시장 공략

DB손해보험 본사/사진=DB손해보험 제공
DB손해보험 본사/사진=DB손해보험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전통적으로 손해보험업계 내 2위 그룹을 형성해왔던 DB손해보험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메리츠화재에 순이익 기준 2위 자리를 내줬다. DB손해보험은 해외진출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메리츠화재 급성장...2위 자리 내준 DB손보

4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순이익 1조5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25.2% 증가했다. 역대 최대 실적으로 특히 삼성화재(1조8216억원)에 이어 업계 2위 성적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13.2%, 23.6% 증가한 10조8617억원, 2조117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4분기 순이익은 2787억원으로 손보사 중 1위를 차지했다.

반면 DB손해보험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21.1% 줄어든 1조5367억원으로 3위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7조7839억원, 2조167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5.1% 증가, 21.8% 감소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괌·하와이 자연재해 대사고 인한 손해 증가와 마스크 해제 후 병원 진료 증가 등 장기위험손해율 상승, 손실부담비용증가 등으로 장기보험 손익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메리츠화재는 장기 보험손익의 꾸준한 성장에 힘입어 작년 3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업계 당기순이익 1위에 오른 반면 DB손해보험은 지난해 4분기 일반보험 손익이 급격히 악화되며 치명타를 맞았다. 

일회성 요인인 괌·하와이 자연재해에 따른 손해의 영향도 컸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봤을 때 향후 메리츠화재가 2위 자리를 굳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업계 일각의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호텔에서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앞줄 오른쪽)와 VNI손해보험 이사회 의장 및 관계자들이 해외 주주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DB손해보험 제공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호텔에서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앞줄 오른쪽)와 VNI손해보험 이사회 의장 및 관계자들이 해외 주주 환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DB손해보험 제공

DB손보, 해외 진출로 돌파구 모색...베트남, 인도네시아

이에 DB손해보험은 해외 진출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현지 법인 설립 대신 직접 베트남 손해보험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경쟁사 메리츠화재가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에 DB손해보험이 빠른 시일 내에 해외 시장에서 유의미한 실적을 기록할 경우 400억원이 채 되지 않는 국내 시장 격차를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DB손해보험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VNI(Vietnam National Aviation Insurance), BSH(Saigon-Hanoi Insurance) 최대 주주로 공식 출범했다. 

지난해 2월과 6월 베트남 손해보험시장 점유율 10위와 9위인 VNI와 BSH 손해보험사 인수 계약을 체결한 DB손해보험은 올해 초 최종 계약을 마무리하며 베트남 내 2개 손해보험사를 추가로 인수하게 됐다. DB손해보험은 지난 2015년 당시 베트남 5위 손해보험사인 베트남 PTI지분 37.32%를 인수한 바 있다.

DB손해보험은 이번 인수 계약체결을 통해 베트남 보험시장 내 사업기반을 더욱 확고히 하고 나아가 글로벌 성장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는 지난해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지분 인수' 베트남, '법인 설립' 인도네시아의 '투트랙' 전략으로 현지 수익 창출을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실제 국내 보험사들은 지난 몇 년간 레드오션으로 변한 국내 시장에 한계를 느끼고 해외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보험 시장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며 미래 성장 동력을 상당 부분 잃었고 보험 가입률도 이미 100%에 달하면서 신규 고객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동남아 시장은 인구 구조상 젊은 층 비율이 높고 한창 경제 성장이 이뤄지고 있어 향후 보험 가입 인구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보험연구원도 보험사의 동남아 진출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보험연구원은 지난해 한 보고서를 통해 “동남아 보험 시장은 중산층의 성장과 공급 인프라 개선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고도 성장 시장“이라며 “베트남, 태국 등에서 새로 등장한 중산층의 보험수요가 향후 보험시장을 주도할 것이다. 적극적인 진출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DB손해보험이 국내 시장에서 메리츠화재에 근소한 차이로 밀리고 있지만 지난 10여년 동안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는 동남아 시장 진출 성과가 향후 1~2년 내에 가시화될 경우 흔들리고 있는 업계 2위 자리를 확실하게 되찾아올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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