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밸런스한 외관에 점잖은 내부…볼수록 매력적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감…공인 연비 수준의 연비
EV-하이브리드 직접 선택…주기적 충전은 필수
범용성 훌룡하지만…비싼 가격·투박한 실내는 단점

토요타의 준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라브4(RAV4)'. 사진=김현일 기자
토요타의 준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라브4(RAV4)'. /사진=김현일 기자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토요타의 준중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SUV), ‘RAV4’(라브4)는 주행감, 실내공간 등에서 SUV 수요층이 원하는 기본기에 충실한 차량이다.

특히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의 경우, 연비와 활용도에서 강점을 지녔다. 지난해 초 토요타가 한국 시장 재진출을 본격화한 뒤 내세운 모델도 PHEV였다. 그만큼 경쟁력을 지닌 모델이라는 뜻이다. 실제 지난해 토요타 국내 판매량의 35.2%는 라브4가 책임지며 ‘베스트 셀링 모델’로 자리잡는데 기여했다. 

최근 기자는 라브4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XSE 트림을 일반 및 고속도로에서 약 60km가량 시승했다.

라브4의 전면부 모습. 날카로운 헤드라이트와 큼직한 그릴이 특징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의 전면부 모습. 날카로운 헤드라이트와 큼직한 그릴이 특징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의 좌측면부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의 좌측면부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첫인상은 우악스럽지만 ‘볼매’

첫인상은 날카로우면서 우악스러운 편이다. 날이 서있는 헤드라이트와 큼직한 전면 하부 그릴이 다소 평범한 형태의 차체와 섞이며 언밸런스하고 튀는 느낌이 드는 탓이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법한 외양이 오히려 독특한 스타일과 멋을 내면서 ‘볼매’(볼수록 매력)다. 

도드라지는 전면부 대비 측면과 후면은 무난한 편이다. 전장 4600mm, 전폭 1855mm, 전고 1690mm로 같은 체급의 기아 ‘스포티지’나 현대차 ‘투싼’보다는 전장이 짧고 전고가 높지만 조금 더 각진 형태가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라브4의 운전석 전경.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의 운전석 전경.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 공조 조작 버튼들. 사용하기 쉽고 보기에도 난잡하지 않게 구성돼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 공조 조작 버튼들. 사용하기 쉽고 보기에도 난잡하지 않게 구성돼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언밸런스한 매력으로 눈길을 끄는 외관과 달리 내부는 점잖다. 핸들과 기어 레버, 8인치 내비게이션 등은 예스러운 느낌이 강하다. 디자인보다 기능성을 우선시하는 일본차 특유의 감성이 투영됐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가격 대비 무난하긴 해도, 그에 맞는 소재들을 잘 활용해 디자인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한편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구성을 잘 했다는 점이다. 물리버튼도 필요한 것들만 살려 난잡하지 않고 사용성이 높다. 

라브4 2열 전경. 좌석 중간의 컵홀더는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 2열 전경. 좌석 중간의 컵홀더는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2열 공간과 트렁크도 여유있어 좋다. 174cm 남성 기준 헤드룸(머리 공간)이 주먹 2개, 레그룸(다리 공간)은 주먹 2개에서 2개 반 정도로 상당히 여유롭게 공간이 남는다. 넓고 깊은 트렁크는 물론 2열 시트 사이의 컵홀더 역시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안정감 있는 주행감에 연비까지

이 차의 가장 큰 장점은 주행감이다. 대부분의 하이브리드 차량처럼 부드러운 것은 물론, 그 중심에 차체를 단단하게 잡아주는 느낌이 더해지며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라브4 PHEV 모델 좌측 앞바퀴. PHEV모델의 경우 19인치, HEV 모델은 18인치 단일 옵션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 PHEV 모델 좌측 앞바퀴. PHEV모델의 경우 19인치, HEV 모델은 18인치 단일 옵션이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 엔진룸 내부. 2.5리터 D-4S 가솔린엔진이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김현일
라브4 엔진룸 내부. 2.5리터 D-4S 가솔린엔진이 중앙에 자리하고 있다. /사진=김현일

노면 소음도 잘 잡는 편인데 고속 주행도 편안하고, 외부 소음도 잘 차단해 주는 데다 회전 구간에서 ‘언더스티어’(운전대를 꺾으면 차량과 운전자의 몸이 바깥으로 쏠리는 현상)도 크게 발생하지 않아 안정성이 한층 커진다. 주행감만큼은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차량과 비교해 한 단계 더 수준 높다고 봐도 좋을 것 같다. 

비록 연비를 중시한 에코모드에서는 출력이 다소 부족하지만 스포츠 모드를 통해 상쇄 가능하다. 50km/h를 넘기며 엔진이 개입하는 느낌이 강하지만, 안정감이 떨어지지 않는 점은 장점이다. 파워트레인은 2.5리터 D-4S 가솔린엔진이 최고 출력 178마력, 최대 토크 22.7kgm를 발휘하며, 2개의 전기모터는 전륜과 후륜 각각 182, 54마력으로 합산 출력이 306마력이다. 

연비는 공인 연비인 15.6km/ℓ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주행 대부분을 에코모드로 하기는 했으나 내키는 대로 주행을 편하게 했다는 점,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며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겨울임을 고려했을 때 이 이상의 주행거리도 충분히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기 주행거리는 63km, 국내 복합연비는 15.6km/ℓ(도심 16.3, 고속 14.7)에 해당한다.

라브4 PHEV 좌측면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LUGIN HYBRID)'라는 문자가 양각돼 있는 모습. PHEV 차는 전기차처럼 충전 케이블을 꽂아 배터리를 직접 충전한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 PHEV 좌측면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LUGIN HYBRID)'라는 문자가 양각돼 있는 모습. PHEV 차는 전기차처럼 충전 케이블을 꽂아 배터리를 직접 충전한다. /사진=김현일 기자

EV-하이브리드 중 선택 가능

일반적인 HEV는 주행 중 혹은 브레이크를 밟을 때 발생하는 회전력을 통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지만, PHEV 모델은 플러그를 통해 충전이 이뤄지는 방식을 사용한다.

라브4 PHEV 모델은 18.1kWh의 배터리를 장착하고 있어 1.6kWh를 탑재한 HEV 모델 대비 훨씬 긴 거리를 배터리로만 주행할 수 있다. 최대 시속 130km/h 가량을 EV 모드로 주행할 수 있어 순수전기차와 비슷한 활용도 가능하다.

라브4 변속기어 좌측에 자리한 버튼들. 전력이 충분할 경우 좌측 상단의 '오토 EV/HV(하이브리드)' 버튼을 눌러 일반 하이브리드처럼 사용이 가능하고, 좌측의 'HV/EV 체인지 홀드' 버튼으로 전기로만 가는 'EV 모드'를 선택해서 전기차처럼 주행도 가능하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 변속기어 좌측에 자리한 버튼들. 전력이 충분할 경우 좌측 상단의 '오토 EV/HV(하이브리드)' 버튼을 눌러 일반 하이브리드처럼 사용이 가능하고, 좌측의 'HV/EV 체인지 홀드' 버튼으로 전기로만 가는 'EV 모드'를 선택해서 전기차처럼 주행도 가능하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의 계기판(클러스터)에 'EV 모드 사용 불가, 배터리 부족'이라는 문구가 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의 계기판(클러스터)에 'EV 모드 사용 불가, 배터리 부족'이라는 문구가 떠 있다. /사진=김현일 기자

또한 EV 모드와 하이브리드 모드를 운전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운전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보다 효율적인 운행을 가능하게 해준다. 배터리가 충분하다면 EV 모드로만 부드럽게 주행하고,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내연기관 엔진으로 전환해 연비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다. 

다만 배터리가 30% 대로 떨어지고 나니 배터리 부족을 이유로 EV 모드로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기모터와 내연기관 엔진의 혼합구동을 가능할 수 있을 정도로만 전력이 유지되는 느낌이랄까. 일반적인 하이브리드처럼 EV 모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귀찮더라도 주기적 충전이 필수라는 뜻이다.

가격과 옵션은 단점…PHEV라는 한계

투박한 실내 디자인, 세련되지 않은 기본 시스템, 5700만원이라는 다소 비싼 가격은 단점이다. 운전 성능이 훌륭하다 해도, 이 정도 가격인 적절한지 의구심이 든다. 기본 내비게이션의 경우 화면이 작고, 적용된 기능도 아쉽다.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처럼 세련미가 적은 것이다. 

라브4에 장착된 8인치 내비게이션.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에 장착된 8인치 내비게이션. /사진=김현일 기자

옵션에서의 아쉬움도 크게 다가오는 편이다. 비록 썬루프나 통풍시트 등 필요한 편의 옵션을 대부분 기본으로 탑재해 선택이 간편한 점은 좋지만, 핸들 열선 등 이제는 기본으로 여겨지는 옵션이 몇몇 빠져 있는 점이 더 부각되는 느낌이 없잖기 때문이다. 차라리 다양한 옵션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을 고려해 선택의 여지를 좀 더 늘려 줬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하다. 

PHEV 모델인 만큼 충전이 필요한 데다 완속 충전밖에 불가능하다는 점도 불편할 수 있겠다. 현행법에 따르면 PHEV 차량을 인증받은 충전 규격 변환기(젠더)를 급속 충전기에 꽂아 충전한다면 불법은 아니지만, 충전기나 차량 고장의 원인이 되는 만큼 많은 완성차 회사들이 이를 금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만일 단독 주택에 거주한다면 PHEV 전용 급속 충전기를 들일 수야 있겠으나 그럴 수 있는 소비자가 많지 않다.

라브4 전기충전구. 완속충전만 가능하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 전기충전구. 완속충전만 가능하다.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 정측면부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라브4 정측면부 모습. /사진=김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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