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보·라이프생명 '보험형제', 순이익 1조 돌파
KB국민카드, 마이너스성장 지속...'최악업황' 탓

(왼쪽부터)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본사/사진=각 사 제공
(왼쪽부터)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본사/사진=각 사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KB금융그룹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들은 서로 다른 실적 결과에 희비가 엇갈렸다. 

KB손해보험, KB라이프생명 등 보험 계열사는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보험업계 전반의 호황 덕에 호실적을 기록한 반면 KB국민카드는 카드업계의 불황 속 여전히 순이익 감소세를 이어갔다.

KB손보·라이프생명, 당기순이익 1조91억원 기록

12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KB손해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75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1% 증가했다. KB라이프생명도 당기순이익 25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88.7% 늘었다. 두 회사의 실적을 모두 합친 보험 부문 당기순이익은 1조91억원으로 전년 대비 45.6%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손해보험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체제에서 유리한 장기인보험 상품의 경쟁력을 증대시키고 시장에 적극 대응한 결과 수익성 지표인 신계약 CSM(계약서비스마진) 상각수익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KB손해보험의 장기 보장성보험 매출(원수보험료)은 8조38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6.9% 증가하며 전체 원수보험료(12조7524억원)가 4.2% 증가하는 데 기여했다.

KB라이프생명도 CSM 확대를 위한 단기납 종신보험 중심의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한 가운데 금리 변동에 따른 FVPL(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 평가손익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KB라이프생명은 지난해 1월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의 통합 이후 성장세에 탄력이 붙었다. 특히 생명보험사 가운데 요양사업에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10월 KB손해보험으로부터 요양사업 전문 자회사 KB골든라이프케어를 인수하면서 활발한 요양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이 호실적을 기록한 근본적인 이유는 보험업계 전반이 호황기를 맞았다는 데 있다. 보험사들은 지난해 대내외적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IFRS17 도입 효과로 이득을 봤다.

IFRS17은 보험사가 해지율, 손해율 등에 대한 미래 가정을 어느 정도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여지를 두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보험사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에 따라 장래이익인 CSM을 과도하게 부풀렸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보험업계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보험사 당기순이익은 11조4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7% 증가했다. 같은 기간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 12조1159억원과 불과 6934억원 차이다.

업황에 발목 잡힌 KB국민카드, 마이너스 성장 지속

반면 KB금융그룹의 또 다른 비은행 계열사 KB국민카드는 지난해 누적 당기순이익 35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악화로 인한 충당금 전입액 증가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연체율은 1.03%로 전년 말 대비 0.11%p(포인트)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06%를 기록해 전년 말 대비 0.10%p 증가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0.19%p, 0.08%p 개선됐다.

다만 KB국민카드의 마이너스 성장은 회사 자체적인 문제보다도 카드업계 업황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영향이 더 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삼성·롯데·현대·BC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78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감소했다. 여신전문금융회사채권(여전채) 금리 상승에 따른 실적 부진, 조달비용·연체율 상승 등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만해도 선방했던 글로벌 성적표도 하반기부터 꺾이고 있다. 동남아 공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신한·KB국민·우리카드 3개사의 전체 해외법인 순이익은 1년 만에 15% 가량 감소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상대적으로 경제 기초체력이 약한 동남아 시장이 부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내년 전망도 우울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카드사들의 실적이 내년에도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5%에 육박했던 여전채(AA+, 3년물) 금리는 소폭 떨어졌지만 그간 쌓인 비용 부담 때문에 순이익 감소가 계속 이어질 확률이 높은 탓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본업의 선순환 성장 구조 확립을 위해 내실 성장 역량을 갖추며 견고한 건전성 방어 역량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임팩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