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내 상장사 최초로 ‘RSU’ 도입
5~10년 경과 후 주식으로 지급 예정
팀장급 직원은 현금·주식 중 선택 가능

서울특별시 중구 소재 한화 본사 건물 전경. /사진=한화
서울특별시 중구 소재 한화 본사 건물 전경. /사진=한화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한화그룹이 성과급 제도를 개편한다. 임원에게만 한정적으로 적용하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지급을 내년까지 전 계열사 팀장급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앞서 김승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그레이트 챌린저(Great Challenger)’로 거듭날 것을 당부하며 임직원들의 도전정신을 독려했다. 이번 성과급 제도 개편은 임직원의 경영 참여와 회사의 장기성장을 위한 포석이다. 다만 한화가 경영 승계 작업에 돌입한 점을 고려할 때, 차기 총수의 연착륙을 지원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해석이다. 

7일 한화는 RSU를 전 계열사로 확대 적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 2020년 국내 상장사 최초로 RSU를 도입해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솔루션 등 계열사 일부 임원에게 적용 중이다.

RSU는 성과보상제도로, 연말연초에 현금으로 주는 기존 성과급 제도와 달리 일정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받을 수 있다. 한화의 경우 5년에서 최대 10년간 미뤄 지급할 예정이다. 다만 팀장급 이상 직원의 경우 현금 보상이나 RSU 보상 제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RSU는 주가 변동에 따라 보상의 폭이 달라지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지속적으로 성과를 창출해 회사의 실적과 가치가 올라야 보상이 커지는 것이다. 회사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 임직원이 장기 프로젝트를 기획, 실행할 동기가 생기게 되는 셈이다. 책임 경영이 강화되는 만큼 부정행위나 도덕적 해이를 예방할 수 있다. 

실제 전문경영인이나 핵심경영진들이 단기간에 높은 실적을 낸 뒤 회사로부터 받은 주식을 현금화해 떠나는 사례가 빈번해지자 이같은 ‘먹튀’ 현상을 막기 위해 2000년대 초 미국에서 도입된 게 RSU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애플,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활용 중이다. 일본에서도 상장사 31.3%가 RSU 제도를 도입할 정도로 RSU는 ‘글로벌 스탠더드’ 성과 보상 제도로 자리잡았다.

회사에도 이득이 된다. 역량 있는 임직원의 이탈을 방지하는 것은 물론,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어서다. RSU 지급을 위해 자사주를 대량으로 매입하면 주가 부양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게 된다. 투자자들에게도 국내 기업 주식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향후 한화는 임직원 설명회, 타운홀 미팅,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한 뒤 법적 검토를 거쳐 순차적으로 RSU를 확대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RSU는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과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도입된 성과 보상 시스템”이라며 “회사의 장래 가치에 따라 개인의 보상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에 회사-임직원-주주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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