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앞두고 협력사 납품대금 조기 지급…최대 23일 앞당기기로
이재용 회장 '동행' 의지 강조…삼성, 지급 규모 2배 이상 증액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소재 도금 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소재 도금 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삼성전자.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나누고 함께 성장해야 합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내수경기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협력사 납품대금을 앞당겨 지급한다. IT 수요 감소, 소비 위축, 인건비 등 원가 부담 가중으로 이들 기업은 수익성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멀리 가려면 같이 가야 한다'는 판단 아래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대금을 보름 이상 먼저 결제하기로 했다. 특히 삼성은 '총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상생경영 의지를 반영, 지난해보다 지급액을 대폭 늘렸다. 

29일 삼성은 "최대 21일 앞당겨 협력사 납품대금을 조기 지급하고 임직원 대상 온라인 장터도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제일기획, 웰스토리 등 11개 계열사가 동참한다.

삼성은 협력사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지원해왔다. 삼성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주요 계열사들은이 협력사들의 원활한 자금 흐름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물품 대금 지급 주기를 월 2회에서 월 3~4회로 늘렸다"며 "2018년부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해 지급하는 등 납품대금 연동 제도를 선제 도입했다"고 설먕했다.

올해 조기지급할 대금은 총 2조1400억원, 지난해(1조400억원)보다 2배 이상 많다. 이 중 1조4000억원을 삼성전자가 책임진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으로 지난해부터 비상경영체제를 유지할 정도로 녹록치 않다. 그만큼 동반성장에 대한 총수의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동행'을 경영 철학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22년 특별 복권 후 "우리 사회와 같이 나누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뒤 약 2개월 뒤 회장 취임을 하면서 가장 강조한 것도 '동행'이었다. 당시 이 회장은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농어촌 자매마을, 스마트공장 지원업체를 위한 온라인 장터도 운영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17개 계열사 임직원들은 농수산물 선물세트, 가공식품 등을 구매할 수 있다. 지난해 설, 추석 임직원들의 장터 구매액 70억원 이상이다. 

현대차그룹도 6000여개 협력사에 2조1447억원을 최대 23일 앞당겨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삼성과 맞먹는 규모다. 올 설에는 수혜대상을 늘려 설 이전에 2·3차 협력사들에게도 납품대금 조기 지급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가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위해 출범한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한 이래 협력사의 안정적 경영환경 조성을 위해 실질적 지원을 강화해왔다. 지난해 1월 2·3차 협력사에 납품대금 연동제를 운영하는 1차 협력사의 대출 이자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1000억원 규모의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 지원 펀드를 운용 중이다.

LG그룹 역시 1조2500억원 규모의 남품대금을 최대 14일 먼저 지급할 계획이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8개 계열사가 동참한다. LG그룹은 협력사가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상생협력펀드, 직접 대출 등을 포함한 1조3000억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사를 지원하기 위한 상생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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