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첫 직선 회장 당선, 긍정적 출발 알려
선제적 조직개편 단행...핵심은 슬림화·리스크관리
뱅크런 촉발했던 부실 단위금고 합병도 착수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사진=새마을금고 제공
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장/사진=새마을금고 제공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백절불굴(百折不屈)의 자세로 묵묵히 달려갈 것“

60년 새마을금고중앙회 역사상 첫 직선 회장에 당선된 김인 회장의 올해 신년사 중 한 대목이다. 김 회장이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음‘이라는 뜻의 사자성어를 인용한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새마을금고는 존폐를 위협받을 정도의 여러 사건이 터졌던 최악의 한 해였기 때문.

박차훈 전 회장을 비롯한 측근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모펀드와 관련된 각종 비리 의혹으로 구속되거나 구속 위기에 처했고, PF 부실 우려와 연체율 급상승 등 건전성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결국 고객들의 집단 ‘뱅크런(대규모 자금 이탈세)‘ 움직임까지 벌어졌다.

다행히 정부의 발빠른 사태 진화 노력으로 뱅크런 사태는 조기 진정됐지만 새마을금고가 수십년간 쌓아온 ‘안전한 서민 금고‘라는 국민들의 신뢰는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이를 잘 인식하고 있는 김 회장이 신년사부터 '배수진'의 각오로 백절불굴을 언급한 것이다.

당초 김 회장이 박 전 회장의 측근으로 거론됐던 만큼 일각에선 과거와 과감하게 단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김 회장은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첫 단추를 잘 꿰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긍정적인 출발을 알렸다.

김 회장은 올해 새마을금고 경영에서 신뢰 강화, 경쟁력 제고, 건전성 확보 등 3가지 원칙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빠른 시일 내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사진=새마을금고 제공
새마을금고중앙회/사진=새마을금고 제공

새마을금고 조직개편 키워드는 슬림화·리스크관리

15일 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12일 2024년도 조직개편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개편안에는 김 회장의 경영방침과 혁신안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비대해진 중앙회 조직 크기를 줄였다. 전략조정·ESG금고경영지원·공제 총 3개 부문을 폐지하고 대체투자 등 유사·중복 기능을 가진 7개 본부도 통폐합했다. 또 부문장 등 20개 직책을 축소해 실무진 중심의 업무효율화 및 신속한 의사결정을 도모할 예정이다.

조직 크기가 줄어든 반면 리스크관리 기능 및 금고에 대한 지도감독 기능은 되려 강화했다. 리스크관리최고책임자(CRO) 자리를 신설하고 리스크관리본부를 부문으로 승격했다. 

지금까지 새마을금고중앙회 조직 내에서 C레벨은 정보보호부문장(CISO·CPO·CIAP)과 금융소비자보호부문장(CCO) 둘 뿐이었다. 지난해 뱅크런 사태에서 지적받은 허술한 감독 기능을 바로잡기 위한 컨트롤타워를 세운 것이다. 다만 아직 어떤 인물이 CRO 자리에 앉을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CRO 인사를 포함한 임원 인사는 다음 달 말로 예정돼 있다. 

최근 태영건설 워크아웃에서 촉발, 금융권을 휩쓸고있는 PF 위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새마을금고는 금고여신금융본부·금고여신관리부를 각각 여신지원부문·여신관리본부로 한 단계씩 격상했다. 또 예금자보호실을 금고구조개선본부로 확대했다.

부실 단위금고 합병 착수, 뱅크런 재발은 없다

새마을금고는 조직개편과 더불어 최근 결손금이나 금융사고가 발생한 부실 단위금고 법인을 대상으로 합병에 착수했다. 이 역시 김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신년사를 통해 “부실금고에 대해서 차질 없는 구조조정 계획을 이행해 전체 금고의 건전 육성을 강력히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새마을금고 건전성 지표는 지난해 크게 악화했고 이는 뱅크런 사태를 촉발시키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국 1293곳 새마을금고의 평균 연체율은 5.41%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2021년 말 1.93%과 2022년말 3.59%에 이어 꾸준히 오르고 있다.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점도 이번 합병 추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성남중앙새마을금고가 PF 대출과 단기차입금 각각 167억원을, 용인중앙새마을금고는 단기차입금 359억원을 태영건설에 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새마을금고가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선 뼈를 깎는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김인 회장 체제가 이제 시작한 만큼 아직 성공을 단언할 수 없지만 새로 발표된 조직개편안을 보면 변화에 대한 의지가 보인다. 임기 내내 신년사에서 언급한 백절불굴의 마음을 되새겨 새마을금고 재건을 이끌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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