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배터리서 니켈‧코발트 회수율 97% 달성…업계 최고
용매 추출로 용수 50% 저감…화재 방지 고속방전 개발
수거-리사이클링-소재-배터리의 밸류체인 경쟁력 강화

K에코플랜트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4일 대전에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 선포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왼쪽),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이 기념 촬영
14일 오전, SK에코플랜트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대전에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 선포식’을 진행했다. (왼쪽)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과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사진=SK에코플랜트.

[데일리임팩트 권해솜 기자] SK에코플랜트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핵심 4대 기술 내재화에 성공했다.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코발트‧리튬 회수율 고도화는 물론 용수 저감, 화재방지 고속방전까지 전‧후처리 전반에 필요한 기술들을 확보함에 따라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이 탄력받을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는 14일 대전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에서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 선포식을 열고 2차전지 재활용 기술 개발 성과와 활용 로드맵을 공유했다.  

SK에코플랜트에 따르면, 폐배터리에서 용매 추출 방식을 이용해 추출한 니켈‧코발트 회수율이 97%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회수된 니켈‧코발트의 순도는 99.9%, 실제 배터리 제조에 쓰이는 광물 수준이다.

니켈‧코발트는 배터리 양극재의 원자재지만,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를 고려해 양 사는 지난해부터 폐배터리 용매 추출 기술 고도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최적화를 통해 공정을 최소화 하되 회수율은 극대화한 것이다. 용매 추출의 경우 물질, 온도 제어 등 운영 조건이 까다롭기에 공정의 난이도가 매우 높지만, 업계 최고 수준의 회수율로 운영 비용, 설비 투자비를 낮출 길을 열었다. 

용매 추출방식을 적용, 주요 희소금속 중 하나인 리튬 회수율 역시 90%를 달성했다. 리튬은 배터리 양극재에 사용되는 주요 소재 중 하나다. 특히 산화물 형태로 바꾼 수산화리튬은 배터리 품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SK에코플랜트는 건식 방식 대신 용매 추출 공정을 최적화함으로써 회수율을 끌어올렸다. 특히 배터리에 사용되는 수산화리튬으로 생산하는 기술까지 연계했다. 전남대와 함께 원료 내 불순물과 무관하게 비용 대비 고순도의 리듐을 회수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성균관대와 함께 고성능 용매 추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환경 문제를 해결할 기술도 확보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과정에서 사용하는 추출제 성능을 개선, 사용되는 용수의 양을 절감했다. 실험 결과, 기존과 비교해 용수를 최대 50%까지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질의 특성을 사전에 확인하고 예측하는 모델링을 통해 최소한의 용수를 이용해 희소 금속을 가장 효율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 결과다.

폐배터리에서 희소금속 추출 전 필수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배터리 방전 기술도 고도화에 성공했다. 완전 방전이 잘 되지 않으면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있다. 일반적으로 폐배터리를 완전히 방전시키는 데 하루 남짓 소요되는데 SK에코플랜트는 카이스트와 협업, 최대 49분까지 단축했다. AI 알고리즘 모델을 적용해 다량의 전류를 흘려보내는 ‘쇼트(단락)’ 과정을 없앤 덕분이다. 

SK에코플랜트는 4대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이를 적용한 파일럿 공장을 운영해 사업화를 추진한다. 이후 실증 사업을 통해 기술 완성도를 높인 뒤 2025년 준공 목표인 경북 경주 SK에코플랜트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왼쪽 두번째)과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왼쪽 세번째)이 배터리 재활용 기술시험장을 둘러보는 모습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과 이평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이 배터리 재활용 기술시험장을 둘러보고 있다./사진=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는 4대 핵심 기술 확보를 기반으로 폐배터리 수거-리사이클링-소재-배터리로 이어지는 밸류체인 경쟁력을 향상시키게 됐다. 

이와 관련, SK에코플랜트는 밸류체인을 강화하는 작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베터리 시장에서 전략 지역에 거점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미국 켄터키, 중국 상하이·옌청에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공장도 건설 또는 운영 중이다. 자회사 테스의 23개국 46곳 글로벌 사업장을 통해 폐배터리 수거를 비롯한 물류 전초기지 또한 확보했다.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핵심 허브로 꼽히는 유럽에서도 네덜란드 로테르담을 비롯해 복수의 추가 시설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박경일 사장은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기술력과 다수의 현지거점을 확보했다”며 “추진 중인 폐배터리 재활용 시설까지 조성되면 본격적으로 SK에코플랜트의 폐배터리 재활용 밸류체인 역량이 시장에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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