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내 재가동 장담한 포스코, 정부 “내년 초 재가동” 발표 후 침묵

대기업들은 괜찮은데…여전히 수급차질 여파 겪는 중소업체들

지난 9월11일 태풍 침수 피해 이후 4일만에 고로 정상가동에 들어간 포항제철소의 야경. 사진.포스코
지난 9월11일 태풍 침수 피해 이후 4일만에 고로 정상가동에 들어간 포항제철소의 야경. 사진.포스코

[데일리임팩트 김현일 기자] 포스코가 지난 9월 초 발생한 태풍 힌남노에 따른 제철소 침수 피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코는 당초 연내 피해 복구를 장담했으나, 최근 정부 전수조사 결과 오는 2023년에나 재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포스코와 철강재를 거래하는 중소업체들의 수급난 사례도 나오는 만큼 포스코로서는 복구작업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상황이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민관 합동 철강수급 조사단으로부터 보고받은 포항제철소 피해 상황 확인·복구 계획·수급 차질 대응 계획 등에 관한 중간 조사 결과 포항제철소의 완전한 재가동은 내년 초에야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조사단은 내년 1분기까지 STS(스테인리스스틸) 1냉연공장 및 도금공장 등 나머지 2개 공장이 재가동을 마치면 포스코 제품 생산 설비는 피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1후판공장의 경우 복구 일정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조사 결과에 포스코는 아직까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9월 10일 정상가동을 시작한 포항제철소 3고로의 모습. 사진.포스코
지난 9월 10일 정상가동을 시작한 포항제철소 3고로의 모습. 사진.포스코

앞서 포스코는 침수피해 이후 여러 차례 보도자료를 통해 연내 재가동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포스코는 지난 9월 16일·18일 배포된 보도자료에서 ‘3개월 내에 포항제철소 정상가동’이라는 표현을 썼다.

포스코는 9월 20일 보도자료에서도 “포항제철소 생산 전 제품 3개월 내 재공급 목표”라는 문장을 사용하며 복구 작업이 순조롭다는 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정부 측은 “아직 복구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제1후판을 제외한 전체 공장의 재가동은 애초 알려진 바와 달리 내년 1분기는 돼야 마무리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당 공장들의 복구가 이뤄진다 한들 처음에는 불량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고 설비불안정성이 높은 만큼 세간이 기대하는 정상가동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는 점 역시 문제다.

그나마 포항제철소발 수급난이 생각만큼 심하지 않다는 점은 포스코로서는 다행이다.

산업부에 따르면 조사단은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하는 3개 품목(전기강판·선재·STS)을 중심으로 수급 차질을 우려했다.

그러나 포스코가 광양제철소 전환 생산 및 국내 협력 생산, 수입 등으로 긴급 대응한 결과 현재까지 철강재 시장에서 수급 이슈는 없다고 진단했다.

포항제철소 후판부 생산공정 모습. 사진.포스코
포항제철소 후판부 생산공정 모습. 사진.포스코

그러나 포스코와 거래 중인 중견·대기업들과 중소업체들간 침수 후유증 체감은 엄연히 다르다.

재고를 비축할 여지가 있는 대기업들은 다소 여유가 있지만, 중소업체들의 경우 그때그때 물량을 사와 작업을 진행해야하는 경우가 많아 위기상황에 취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대형 가전업체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가전제품에 사용되는 아연도금강판의 경우 미리 재고를 확보하는 등 노력을 통해 수급 차질은 특별히 없다”고 전했다.

대형 조선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 포스코와는 후판만 거래하고 있고 기존 재고에 더해 광양제철소 등지로 발주량을 돌려 수급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반면 중소 강관업체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지금은 포항서 1열연공장이 돌아가고 있는 데다, 광양제철소에서 소화가 돼서 좀 나아졌지만 침수 당시부터 한 2~3주 동안 정말 힘들었다”라며 “포스코로부터 소재가 안 들어와서 단축조업 중인 업체도 많다”라고 전했다.

복수의 중소업체 관계자는 “포항제철소에 들어있던 코일이 침수돼서 쓰지 못하게 된데다, 광양제철소로 발주를 옮겼다 한들 포항에서만 만들 수 있는 제품들이 있다 보니 해당 제품들의 제작은 아예 포기한 상태”라며 “여기에 업체들이 모두 광양제철소로 주문을 돌리며 걸리는 부하 역시 가볍지 않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납기에 제대로 맞출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설사 나왔다고 해도 광명에서 포항으로 오는 차량이 많지가 않다”라며 “포항제철소가 가동될 때는 진짜 빠르면 2~3시간 안에, 길어도 하루면 입고가 됐지만 광양에서는 못해도 2~3일이 걸려 긴급상황에 대처할 수가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조만간 포항제철소 복구기간과 철강업계 비수기가 겹치며 수급난이 완화되고 복구 작업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일단 포항제철소의 1열연공장이 돌아가고 있는 데다, 12월~1월이 철강업계 비수기라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보통 3월부터 성수기에 진입하는 만큼 2열연공장이 내년 2월까지 수리가 돼서 가동이 시작되면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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