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윳값 49원 인상...소비자가는 300원 이상 인상될 듯

빵, 과자, 커피 등 관련 식품도 줄줄이 인상 시간문제

이마트가 선정한 40대 필수상품 중 하나인 우유 매대에 '가격의 끝' 프로젝트 푯말이 붙어있다. 사진. 김성아 기자
이마트가 선정한 40대 필수상품 중 하나인 우유 매대에 '가격의 끝' 프로젝트 푯말이 붙어있다. 사진. 김성아 기자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10월 신선식품 물가지수가 급등한 가운데 가공식품 물가지수도 13년 5개월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여기에 연내 우윳값도 인상을 앞두고 있어 장바구니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낙농진흥회는 최근 원유 기본가격을 리터 당 49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단, 원유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에 따라 연말까지는 리터 당 52원 인상을 적용할 방침이다. 이번 인상 폭은 원유가격연동제 시행 첫 해인 지난 2013년 리터 당 106원 인상 이후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우윳값 인상이 우려되는 이유는 우유값으로만 끝나지 않고 밀크플레이션 등 소비자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유뿐 아니라 치즈 등 유제품, 커피, 빵, 과자, 아이스크림 등 우유가 원료로 들어간 가공식품, 외식 물가 등도 일제히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시유(흰 우유) 소비량은 2000년에서 2020년까지 10.7% 감소했으나 우유가 들어간 유제품 소비량은 같은 기간 약 30% 증가했다. 흰 우유를 평소 자주 사먹지 않은 소비자라 하더라도 밀크플레이션은 우려할 수 밖에 없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2013년 원유가격연동제가 실시된 이후부터 전체 식품들 중 우유 가격 상승 추이는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며 "우유값 자체는 소폭 인상에 그치더라도 우유 가격 인상이 빵, 과자, 까페 음료 등 서민들이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식품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윳값 인상과 함께 밀크플레이션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서울, 매일, 남양 등 유업계와 까페 자영업자들은 우윳값 인상의 적정선을 두고 각자의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가 지난 4일 낙농진흥회 이사회 직후 유업계에 흰우유 가격 인상을 덜 하도록 요청했지만 이같은 지원책이 실제 우유 가격 책정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우유 가격 결정권은 전적으로 유업계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물가감시센터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원유수취가격 인상폭은 0.0%(2016년 1,082원, 2020년 1,082원)이었으나, 소비자가 인상폭은 6.7%(2016년 2,639원, 2020년 2,743원)로 나타났다. 원유 가격 변동이 거의 없는데도 물가 상승 등을 핑계로 가격이 6.7% 상승한 것이다. 이에 원윳값이 9년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상황에서 우유 가격 상승폭은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업계는 현재 1리터에 2600~2700원 선인 서울우유 기준, 약 5%의 인상폭을 적용하면 소비자가는 약 2835원이지만 우윳값 인상에 단순히 원유값 인상분만을 반영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우유 포장재 등 원부자재값, 인건비, 제품 운임비, 물류비,  판매 관리비 등 우유 제조 및 유통에 따른 모든 비용이 올랐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유업계에서는 우유 가격이 1리터 당 약 3000원 선으로 인상될 거라고 예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최근 고물가로 인해 우유 가격 인상에 대한 명분과 기회가 생긴만큼 가격 인상폭이 훨씬 클 수도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당장 밀크플레이션 영향을 직격탄으로 받게된 까페 자영업자들은 이번 우윳값 인상을 앞두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7일 약 7000여명의 회원수를 보유한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은 우유 가격 인상이 과연 타당한지 의문을 제기하며 가격 인상이 불가피 할경우 1리터당 100원 정도가 적당하다고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실제로 우윳값 인상에 따라 중저가를 고수하며 가격경쟁력을 내세웠던 커피 프랜차이즈들과 까페 자영업자들 역시 가격 인상이 가까워져오고 있다. 이디야커피의 경우 이달 1일부터 커피 사이즈 조정 및 가격 인상을 적용할 방침이었으나 점주들의 반대에 가격 인상을 잠시 미룬바 있다. 그러나 우윳값 인상을 기점으로 인상 가격이 즉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이외에 메가커피, 컴포즈, 매머드커피 등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도 우윳값 인상에 따른 까페음료 가격 인상을 서두를 것으로 보여  경기불황과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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