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동피자 규모, 프랜차이즈 앞질러…대형마트 반값피자도 인기

1만원대 저가 브랜드 성장…고물가에 피자 가격 경쟁력 중요해져

피자헛 등 프랜차이즈들도 메뉴 다각화…체감 할인 혜택 강화

               도미노피자의 1만7900원대 피자. 사진. 도미노피자
               도미노피자의 1만7900원대 피자. 사진. 도미노피자

[데일리임팩트 황재희 기자] 물가 상승으로 가계 실질소득이 줄어들면서 가성비 피자가 각광받고 있다. 저가 브랜드 업체들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도미노피자, 피자헛, 미스터피자 등 프랜차이즈 피자업체들도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치는 한편, 1인용 피자를 발빠르게 내놓고 있다. 

가성비 피자의 대표주자는 냉동피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가정간편식(HMR)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난 가운데 최근 식품가격이 줄인상되면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에 따르면, 3월 기준 국내 냉동피자 시장 규모는 1267억원으로, 2020년(966억원)과 비교해 31.1%나 성장했다. 특히 1인당 1회 냉동피자 평균 구매액은 2019년 1만5394원에서 2021년 1만8296원으로 약 18.9% 증가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프랜차이즈 피자의 위축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가 조사한 결과, 지난해 냉동피자 시장은 1399억원 규모로 커진 반면, 프랜차이즈 피자 시장은 1230억원에 그쳤다. 찬밥 취급을 받던 냉동피자가 프랜차이즈 피자를 앞지른 것이다. 오뚜기, CJ제일제당, 풀무원 등이 냉동피자의 맛을 전문점 수준까지 끌어올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저렴하되 품질이 보장된 피자를 찾는 소비자들을 흡수했다. 

최근에 저가 피자 브랜드들과 대형마트의 1만원대 피자가 등장하면서 피자업계의 저가 경쟁을 불이 붙었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는 1판당 가격을 대폭 낮춘 저가 피자를 선보였다. 롯데마트는 1만9800원, 홈플러스와 이마트는 각각 4000원대, 1만원대의 피자를 내놨다. 홈플러스와 이마트는 기간 한정으로 피자 가격을 반값 수준으로 낮춰 판매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반값 피자들은 품질 면에서도 웬만한 프랜차이즈 못지 않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일례로 롯데마트의 원파운드쉬림프 피자는 새우 토핑만 453g에 달한다. 13인치 라이사이즈보다 크기는 2배 이상 크고, 새우 토핑량은 3배 가량 많다. 그렇다 보니 까다로운 입맛의 소비자들도 대형마트 피자를 찾고 있다. 롯데마트의 치즈앤도우는 원파운드쉬림프피자 출시 이후 3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이상 상승했다. 

대형마트의 반값피자만큼이나 저가 브랜드들도 인기다. 신세계푸드는 노브랜드 피자 2호점까지 열었다. 가격을 20% 낮춰 제일 비싼 제품도 2만3900원 수준이다. 가성비 전략을 강조해 온 더본코리아는 1만원대의 빽보이피자를 내놓고 가맹사업을 지난 5월부터 본격화 했는데, 지난 10월 이미 80호점 계약을 확정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연내 100개의 매장을 개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16년 푸드트럭에서 출발해 1인 피자 시장을 개척한 고피자 역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약 237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고피자는 국내외에 총 160여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페페로니 피자 8900원 △부라타 치즈 피자 1만2400원 등 가격대가 1만원대 안팎인 데다, 1인 가구가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제품들로 시장에 안착하는 데 성공했다. 

                 피자가 삼양라면과 협업해 '짜짜로니' 피자를 출시했다. 사진. 고피자
                 피자가 삼양라면과 협업해 '짜짜로니' 피자를 출시했다. 사진. 고피자

이전에는 냉동피자, 저가 브랜드 피자는 부실하다는 인식이 강했다. 때문에 간식거리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토핑을 늘리고 맛을 개선하면서 소비자 만족도가 올라갔다.

1인 가구가 늘어났지만, 기존 프랜파이즈 피자가 이를 반영하지 못한 것도 한 몫 했다. 프랜차이즈 피자 1판 가격은 3만원대 중후반에 달한다. 원재료 가격 인상과 인건비 상승을 이유로 주요 브랜드들은 올 초 가격을 올렸다. 도미노 피자, 피자헛, 미스터피자, 파파존스 등은 1000원 이상씩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이에 고물가로 주머니 사정이 얄팍해진 소비자들이 가성비 피자에 몰리기 시작했다. 

브랜드 피자업체들은 그동안 팬층이 두텁다는 점을 들어 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이들 업체의 매출은 적게는 4% 많게는 20% 가까이 빠졌다. 도미노피자 4.1%, 피자헛 19.3%가 줄었고, 미스터피자는 무려 30% 이상 하락했다. 

식비 거품을 빼고 싶어하는 소비자 요구를 수용해 이들 브랜드들도 가성비 메뉴를 선보이는 동시에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벌이고 있다.  도미노피자는 라지사이즈 한판당 1만7900원인 스트릿 피자 3종을 출시했다. △대만 콘치즈 감자 피자△터키 치킨 케밥 피자 △이탈리아 마르게리따 피자는 모두 1인 피자 사이즈로도 판매되며, 6900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저가 수요층을 공략한다.   

피자헛도 실속파 소비자를 겨냥해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관련 제품군을 정비했다. 피자헛은 두툼한 사각형 팬피자로 알려진 디트로이트 스타일 피자 3종을 라지사이즈 기준 2만5900원에 선보이고, 이달 말까지 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프리미엄과 마니아 피자 라지사이즈 포장 주문시 사이드 메뉴인 파스타, 치킨 등을 100원에 판매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이와 별도로 1인용 피자를 판매하는 매장을 14곳으로 늘리고 마이박스와 같은 메뉴를 선보였다. 마이박스는 알로하하와이, 오리지널슈프림, BBQ불고기, 허니버터옥수수, 페페로니, 웨지포테이토, 치즈 등 총 7종의 1인용 피자 중 하나를 선택한 뒤 치즈웨지감자, 코울슬로, 대만 연유 치즈볼 같은 사이드 메뉴를 추가할 수 있다. 

미스터피자는 프리미엄 피자 라지사이즈 주문시 오븐치킨 한마리를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11번가를 통해 방문포장 주문 시 클래식 피자 라지사이즈를 하나 더 주는 1+1 교환권을 팔기도 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가성비 피자 열풍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평소에는 식비 부담을 줄이려는 소비 경향이 강해지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예전에는 소위 브랜드 효과가 있었지만, 요즘 소비자들은 합리적 선택을 우선하는 분위기"라며 "더욱이 브랜드 피자는 맛이 평준화돼 특색이 사라졌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키기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점심값을 아껴 한 달에 두어번 제대로 된 한끼를 음미하는 즐거움을 누리려는 소비자들도 적지 않다"면서 "피자는 별식의 자리에서 내려왔다. 가격 거품을 뺀 피자 제품들이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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