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애플 협업으로 연내 도입 유력

소외되어 온 아이폰 유저에게도 희소식

높은 수수료·부족한 단말기 해결은 필수

사진. 애플페이 홈페이지.
사진. 애플페이 홈페이지.

[데일리임팩트 최동수 기자] 애플사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의 한국 상륙이 점차 현실화되면서 여신업계는 물론 증권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협업을 진행 중이라는 현대카드는 해당 사실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연내 도입이 유력하다는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애플페이 한국 도입에 대해 업계에선 간편결제 시장 다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전문가들은 도입 자체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애플페이 호환 단말기 보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서비스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애플 측과 약 1년간 애플페이의 국내 시장 배타적 사용권을 갖는 방안을 두고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애플페이 관련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업계에선 연내 도입이 유력한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애플페이는 애플의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일컫는다. NFC는 가까운 거리에서 무선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로 실물 카드가 없더라도 NFC 호환 단말기에 휴대전화를 대는 것만으로 결제를 완료할 수 있게 한다. 국내 '삼성페이' 서비스와 유사하다.

전 세계적 간편결제 시장을 보면 애플페이는 연간 6조달러(한화 8250조원) 이상의 거래를 처리하고 있으며 알리페이와 마스터카드를 꺾고 결제 거래량 2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이용자가 사용하고 있다.

이에 오는 연말부터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상용화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정보통신과 KG이니시스 등 관련주들 역시 주식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도입되면 카드사-빅테크 윈윈 가능

앞서 애플은 과거에도 애플페이의 국내 진출을 타진해왔지만 높은 수수료 부담과 NFC 단말기 보급 문제 등 현실적 장벽에 막혀 도입이 지연돼왔다. 하지만 애플페이의 정식 도입이 구체화되면서 카드사는 물론 빅테크가 주도하고 있는 간편결제 시장은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간편결제 영역에서 소외돼 온 아이폰 유저들은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을 기반으로 한 삼성페이를 통해 휴대전화 하나로 전국 280만여 개 가맹점, 전국의 대중교통망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던 반면 아이폰 유저들은 QR결제 등 일부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협업을 통해 연착륙이 이뤄진다면 이용자는 물론 현대카드, 애플 모두 Win-Win(윈윈)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도 애플페이가 국내에 서비스될 경우 삼성페이의 독주체제가 막을 내린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페이를 통해 현대카드의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지도 관심이다. 현대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익은 155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6% 줄었다. 애플페이를 통해 간편결제 시장에서 소외된 아이폰 유저들을 잡을 수만 있다면 점유율 상승은 물론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정광명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페이의 경우 2021년 기준 간편결제 시장 내 25%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애플페이도 간편결제 시장 내 높은 수준의 시장 점유율 달성이 가능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사진. 이미지투데이.

수수료 인하, 단말기 보급 필수 전제조건

예정대로 정식 도입이 이뤄진다면 연말부터 백화점·대형마트 등 대형유통점, 일부 편의점 등 제한적인 사용처에서 우선 사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통기업들을 중심으로 NFC 호환 단말기 보급이 이뤄지고 있어서다.

다만 '삼성페이'처럼 다양한 곳에서 자유롭게 이용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대의 여전히 높은 수수료 부담과 NFC 단말기 보급 문제가 걸림돌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한국은 NFC 단말기 보급률이 1% 정도로 낮은 국가에 속한다. 단말기 가격 역시 약 20만원 선에 이르기 때문에 소상공인들에게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도 전국적인 NFC 결제망 구축엔 약 30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완전한 안착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카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드 결제 단말기 위탁 관리업체인 대형 밴(VAN)사 6곳 및 카드단말기 제조사와 계약을 맺고 애플페이 서비스에 필요한 NFC 단말기 제조 및 시스템 개발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드 업계 관계자는 "현대카드의 투자가 빛을 볼지 의문"이라며 "간편결제 시장에 MST 기반 결제가 뿌리를 내렸린 상황에서 상당 기간은 실물 카드와 MST 기반 간편결제, QR결제, NFC 결제가 공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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