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비 및 환율 상승 등 대외여건 불투명

대한항공 흑자도 일시현상, LCC는 꿈도 못 꿔

여객수요 회복 빠르고 인력난 심해 변수 가능성도

승객들이 공항에서 입출국 수속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승객들이 공항에서 입출국 수속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오수진 기자] 오랜 코로나19 침묵을 깨고 하늘길이 열렸으나 항공업계 신규채용은 여전히 어려울 전망이다.

유류비 상승 등 대외적 불안요인이 여전한 데다, 거리두기 규제가 있었던 지난 2년여간 쌓인 손실 해소도 벅찬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국적항공사는 화물선 호조세에 힘입어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유류비 타격에 휴직인원 복귀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여객선 위주인 저비용항공사(LCC)는 이마저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9일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 실시간 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국제선·국내선 여행객 수는 총 378만4000명이다. 이는 3월 대비 31.2% 늘어난 수치다.

특히 국제선 여행객은 3월 41만4000명에서 지난달 55.4% 급증했다. 국내선은 3월 246만9000명에서 27.1% 늘었다.

이는 지난달을 기점으로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항공사들이 코로나19에 따른 백신 접종 입국자 격리 및 기내 거리두기 등의 규제를 일제히 풀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항공사들의 올해 채용 소식은 전혀 들리지 않는다.

항공사 고정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유류비와 인건비 불안 때문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항공유 가격은 배럴당 174.3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021년 대비 149.4% 늘어난 수치다.

유가가 10% 오르면 영업이익률은 3%포인트 하락하는 구조이기에 항공업계에서는 유가만 예의주시 중이다.

인건비 지출도 선뜻 나서지 못하는 형국이다. 항공업계 맏형 대한항공은 1분기 매출액에서 전년 동기보다 60% 많은 2조8052억원, 영업이익은 533% 급증한 7884억원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대한항공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아직 항공사가 100% 정상화가 된 것은 아니기에 채용에 나설지 말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라며 “현재 전체 인력의 50% 이상이 순환휴직 중인데 이 인력들도 모두 복귀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항공사들은 지난 2년간 항공기를 띄우지 못해 발생된 피해는 인건비 지출을 줄이면서 상쇄시켜왔다. 여객선이 막 부활한 시점인 만큼 당장 신규인력을 뽑기에는 적기가 아니라는 것.

777-200ER기. 사진. 진에어
777-200ER기. 사진. 진에어

항공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대한항공이 호실적을 냈다고는 하나, 글로벌 물류대란으로 인해 화물선 단가가 높아진 데 따른 일시적 현상이고 규제 완화는 겨우 지난달부터 시작된 상황으로 1분기 실적에 반영되지도 않았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유가에 환율까지 상승하는 상황에서 신규채용으로 인건비 지출을 늘리는 것은 항공사 입장에서는 도박과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국적항공사가 이 모양인 만큼 LCC는 말할 것도 없다. LCC는 연내 적자 탈출도 힘겨운 상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티웨이항공은 1분기 매출 570억원, 영업손실 50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진에어는 매출 812억원, 영업손실 401억원을, 제주항공은 매출 1003억원, 692억원의 영업손실이 추정됐다.

이에 LCC는 신규채용보다는 점진적으로 늘어날 여객 수요에 대비해 수익성 개선부터 집중하겠단 방침이다.

동남아나 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 확대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진에어는 이달 초 7개 국제선 노선을 운항하며 노선을 증편했다. 제주항공은 이달부터 인천~괌 노선을 주 2회에서 주 4회로 증편했고 티웨이항공은 이달 말 대구발 베트남 다낭과 태국 방콕노선 재운항에 나선다.

에어부산도 이달 말부터 부산발 일본 후쿠오카 노선을 시작으로 오는 6월 말 베트남 다낭, 7월 중순 필리핀 세부 노선 운항을 재개할 계획이다.

항공기 운행 모습. 사진. 이미지투데이
항공기 운행 모습. 사진. 이미지투데이

항공업계가 외부변수에 민감한 만큼 여객 수요 회복세에 따라 항공업계 연내 채용 가능성이 열려 있기는 하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여행규제가 완화되면서 항공수요 회복에 탄력이 붙었다고 밝혔다.

IATA는 “올해 항공수요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61% 상승하는 등 꾸준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공급량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67%, 평균 탑승률은 최소 75%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객수요가 아니라더라도 내부 사정에 의한 휴직자 복귀 및 신규채용이 이뤄질 수도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6개 상장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의 직원 수는 3만4874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말 3만7230명보다 6.3% 줄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사 직원은 데일리임팩트에 “몇 년 째 신입이 들어오질 있으니 막내 생활이 너무 힘들뿐더러 인원도 심각하게 적다”라며 “이제는 공채를 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복수의 대형 항공사 관계자도 “사측은 아직도 어떻게든 인력을 줄이려하고 남은 사람들 업무 강도만 높아지고 있다”라며 “할 일은 많은데 기존 고객 서비스 체계까지 바라니 어쩌라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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