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P, 공개서한 "CEO선정 개입" 촉구
이사회 독립성·내부후보 전문성 지적
KT&G, 백복인 연임포기·외부후보 받아
"국민연금 개입 가능성 낮아"

KT&G 사옥 전경. 사진.KT&G
KT&G 사옥 전경. 사진.KT&G

[데일리임팩트 박민석 기자 ] 행동주의펀드 플래시라이트캐피탈(FCP)가 국민연금에 내부 출신 KT&G 대표이사 선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 할 것을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대표이사가 연임을 포기하고, 외부 후보 추천까지 받은 KT&G에 개입할 명분이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FCP는  KT&G의 대표 선임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보냈다.

국민연금은 KT&G의 단일 주주로는 IBK기업은행(6.93%)에 이은 2대 주주로 지난해 9월 말 기준 6.31%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현재 KT&G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는 지난해 12월부터 대표이사 후보를 선정 중이며, 최근 2차 숏리스트를 확정해 사내 2명(방경만 전 KT&G 수석 부사장, 허철호 현 KGC인삼공사 사장), 사외 2명(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 이석주 전 AK홀딩스)을 선정하고 현재 최종 후보 선정 과정에 있다. KT&G는 이번 주 중 최종 후보 1인을 발표 할 전망이다.

FCP에 따르면, 국민연금에 전달한 서한에는 KT&G 이사회의 문제점과 사장 후보자 중 2명의 내부 출신 후보자에 대한 반대 견해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FCP는 서한에서 현재 KT&G가 독립성, 전문성 등에 문제를 갖고 있어 이번 대표 선임에 문제를 제기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FCP는 "최근 사외이사의 외유성 해외 출장 의혹, 1조5000억 규모의 미국 정부 장기예치금 논란 등 부정적인 뉴스들로 인해 이사회의 전문성이나 독립성이 없다고 볼수 있다"며 “독립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그대로 사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내부 후보인 방경만 전 KT&G 수석 부사장과 허철호 현 KGC인삼공사 사장의 전문성에도 의문을 던졌다. FCP는 "방 수석부사장이 이사회 사내이사로 들어간 지난 2021년부터 3년간 영업이익이 30% 떨어졌으며 허 사장 역시 KGC인삼공사 부임 1년만에 영업이익이 40%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FCP는 "국민연금이 과거 KT와 포스코 대표이사 후보 선정 때와 같이 KT&G도 동일한 원칙으로 후보 선정 과정에 나서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KT&G측에 비공개 대화로 이사 후보 재선정 요구나 최종 후보자 선정 후 정기주주총회에서 반대 표를 행사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연금은 2022년 말 구현모 KT 대표의 연임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에는 포스코홀딩스의 대표 선임 초기부터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직접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며 구두로  개입하기도 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주주서한 수취 여부는 공개 할 수 없다"며 "주주총회 시즌에 공개서한은 빈번하게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KT&G, KT와 달리 공개 후보 모집 등 투명·공정성 지켜.."국민연금 개입 명분 없어" 

다만 FCP의 요구대로 국민연금이 KT&G 대표이사 후보 선임 절차에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국민연금이 대표이사 후보 추천에 목소리를 냈던 KT와 포스코의 경우, 전 대표이사의 셀프연임 시도나 외부로부터 후보를 받지 않아 발생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2년 오너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에 주주권 행사를 강화하고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은 CEO 선임 과정에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후 지난해 최대주주로 있는 KT에 대표이사 선임 과정에서 구현모 전 대표의 '셀프연임'과 '외부 후보'를 받지 않았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당시 국민연금은 KT이사회가 연임에 도전한 구현모 전 대표를 단독 후보로 올리자 보도자료를 통해 외부 공모 절차가 없었던 '셀프연임'이라 지적하며 경선 과정에서 공정성 의문을 제기한바 있다.

반면 KT&G는 KT와 달리 이미 백복인 대표이사가 연임을 포기했고, 올해 최초로 대표이사 후보 추천 과정에서 공개 모집 방식을 도입해 외부 후보를 받았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KT&G 대표이사 선정 과정에 개입할 명분이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KT&G가 대표이사 후보 선정을 시작한 이후 국민연금은 단 한 번도 공개적으로 대표이사 후보 선임 절차에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

학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KT&G는 이미 KT와 포스코 사례를 보고 셀프 연임·외부 후보 추천 등 문제 될 부분을 사전에 없앴다"며 "이번 주 선정될 최종 후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가능성은 있으나, 지금 당장 국민연금이 KT&G 대표이사 후보 선정 절차를 두고는 큰 개입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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