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쯤이면 혼자서 얼굴을 붉히곤 하는 일이 있다. 60여 년 전 필자가 한 거짓말 때문이다. 새 학년을 앞두고 마주치는 어르신들마다 묻는 얘기가 있었는데, “너는 반에서 몇 등 하냐?” “전교에서는?” 그럴 때마다 그분들의 기대감을 채워주기 위해 등수를 앞으로 옮기는 거짓말을 했다.등수에 대한 희망, ‘세계에서 몇 등 하는데?’로 시작하는 등수에 대한 국민의 기대에 앞으로 밀어 올리고 싶은 유혹이 일어날 법하다. 가끔 들여다보는 OECD통계에서도 얼굴이 붉어지곤 하는데, 각종 통계에서 드러나는 우리나라의 등수 때문이다.필자의 관심
남자는 가을을 탄다고 그런다. 그래서인지 이맘때쯤이면 괜스레 쓸쓸해진다. 이브 몽탕(Yves Montand)의 ‘고엽(Les feuilles mortes)’이라는 노래가 가슴을 파고들고, 번안가요인 차중락의 ‘낙엽 따라 가버린 사랑’을 흥얼거리게 된다. 거리에 뒹구는 낙엽을 보고 있으려니 더욱 스산하다. 낙엽이 많아지면 이제 가을이 떠나가고 있고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늦가을의 체념이라 하겠다. 많은 문필가가 낙엽을 주제로 글을 쓰고 노래를 했다. 낙엽을 밟는 소리, 태우는 소리, 타는 냄새까지도 소재가 되었다.나무는 겨울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