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총 200조원 이상 공급
1조5000억원 충당금엔 '재정 부담 없다' 강조
사외이사 거수기 비판에 대해선 '문제없다' 선 그어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김병주 기자
김성태 기업은행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김병주 기자

[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취임 100일을 맞이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오는 2025년까지 총 자산 500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또 향후 3년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200조원 이상의 자금을 공급하고 1조원의 금리를 감면하는 ‘통합 금리감면 패키지‘를 시행하겠다며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지원 강화도 약속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총 200조원 이상 공급

김성태 기업은행장은 1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2025년까지 총자산 500조원을 넘어서는 기업은행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우선 김 행장은 “지난 1월 3일 취임 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 등 금융시장 불안요인 확산에 따른 위기대응과 함께 고금리, 고환율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 대표분들을 직접 찾아가 경영 애로사항과 고민들을 듣고 이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도 힘쓰는 등 분주한 100일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사에서 말씀드린 ‘IBK를 보다 가치 있는 금융을 실현하는 은행으로 만들어 가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튼튼한 은행, 반듯한 금융, 활기찬 조직이라는 세 가지 전략 방향을 수립하고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후 김 행장은 이러한 세 가지 전략의 실현을 위한 방안도 직접 설명했다. 

그는 “튼튼한 은행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방향은 크게 두 가지로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시장선도를 통한 마중물 역할을 충실하는 것과 자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라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시장을 선도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중소기업을 튼튼하게 해 은행도 건실해진다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듯한 금융을 실현하기 위해 빈틈없는 금융소비자보호 및 내부통제와 기업시민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또 활기찬 조직을 만들기 위해 직원이 소신을 갖고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내실있는 인사, 조직혁신 추진도 강조했다. 김 행장은 “신(新) 인사혁신 TF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간 지속된 경기침체로 기초체력이 저하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도 공개했다. 

김 행장은 “새로운 비전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총 200조원 이상의 자금을 차질없이 공급하겠다“며 “총 1조원의 금리를 감면하는 통합 금리감면 패키지를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도 줄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창업기업을 중심으로 총 2조5000억원 이상의 모험자본을 공급해 성장금융경로를 완성하기 위한 시드뱅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끝으로 “이를 차질없이 추진하면 기업은행은 2025년까지 총자산 500조원을 넘어서는 은행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업은행은 정부, 정책금융기관들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민간 주도의 역동적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마중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태 기업은행 은행장(왼쪽에서 다섯번째)이 1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앞서 임원들과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김병주 기자
김성태 기업은행장(왼쪽에서 아홉번째)이 11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 앞서 임원들과 참석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김병주 기자

◆1조5000억원 충당금 적립...재정 부담 없다

특히, 김 행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기업은행이 당면한 여러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특히 국책 은행으로서 정부의 정책 기조에 발 맞추는 본연의 역할을 강조하며 최근 정부와 금융 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는 시중 은행들의 초조함과는 다소 결이 다른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행장은 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자금 투입 등 각종 지원을 확대하는 이유에 대해 “경제가 어려울수록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 부담이 증가하기 때문에 대출을 늘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까지 1조5000억원 가량의 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해놨다. 소상공인 저금리 대출과 같은 경우 지금까지 8조원 가량을 지원했는데 재정에서 상당 부분 건전성을 커버하고 있어 부담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기업은행은) 우려할 만한 사항은 없다“며 “지난주 자회사들에 대한 순방을 마쳤는데 투자증권과 캐피탈에서도 PF와 관련한 부분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김 행장이 취임과 함께 선언한 벤처 자회사 설립 여부를 두고는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시기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벤처 자회사의 필요성에 대해 (정부도) 공감하고 있다“며 “정부와 협의를 통해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스몰 라이선스 확대, 챌린저 뱅크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특화된 기업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기업은행은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국책은행으로서의 중소기업금융 시장 안정을 위해 집중할 계획“이라며 “다만 향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애로 해소를 위해 필요한 분야가 있다면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성태 행장은 금융권의 사외이사들이 이른바 ‘거수기‘라는 비판에 직면한 것에 대해서도 소신을 밝혔다.

김 행장은 “IBK이사회는 모든 사외이사들이 안건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충분히 논의해 의결하고 있다“며 “시중은행과 달리 이사회를 통한 사외이사 견제 기능 이외 금융위원회, 국회, 감사원 등 외부기관으로부터 다양한 관리·감독을 받는 특수성이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지난 1월 취임한 김성태 행장은 당시 3년 만의 내부 출신 인사 발탁이라는 점에서 직원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기업은행 내에서 전략 전문가로 통하는 김 행장은 1989년 기업은행에 입행해 소비자보호그룹장(부행장)과 경영전략그룹장(부행장), 전무이사(수석부행장) 등을 거쳐 기업은행장에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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